




2024년 문학고을 문예지 하반기 신인 문학상 공모
등단 당선 심사평
(제61회 1차 공모)
고윤선 시인의
감각적인 비유와 상상력의 칼날
고윤선 시인의 는 축축하고 오래된 냄새가 난다. 이 시의 시적 대상이 되는 매개체들은 반쯤 걸친 창문, 쌓아 놓은 이불 더미, 반지하 그리고 바퀴벌레다. “어머니가 떼려 했던 바퀴벌레는 내 등에 터져 붙어 있다”처럼 죽음을 관통하는 허무주의가 짙게 표현된다. 인간의 감각과 인지를 벗어난 현실이 부정당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동시에 고윤선 시인의 에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독특한 시선의 날개를 보여준다. “쌓아 놓은 이불 더미 위에서 얇은 책을 날개 삼아 나 한번 동생 한번 뛰어내린다” 그리고 “얇은 공책으로 바퀴의 날개를 달아준다” 죽은 바퀴벌레의 날개를 달아 주며 동시에 삶을 투영시킨다. “납작한 바퀴는 쌓아놓은 이불 더미 위에서 단칸방 밖으로 날고”에서의 짙은 허무와 시도는 고윤선 시인의 감각적인 비유로 표현된다.
에서 보여주는 시선도 시인만의 감각이 두드러진다. “칼이 뽑히지 않아, 꼬박 나흘을 울었다”로 표현한 화자는 5일째가 되는 날 눈물샘이 마를 때 혈액을 한 방울도 묻히지 않고 칼을 새것으로 뽑는다. “칼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았지만 칼은 나에게 날 찌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한다”의 답은 바로 다음 연으로 이어지며 그 상상력이 놀랍다. “남이 찔리면 아프기 때문이라는”의 답을 하는 시선은 칼에 심어진 화자의 또 다른 자아이며 또 다른 이야기다. 칼의 시선으로 이야기되지만, 자신을 찌를 수밖에 없는 화자는 “네가 썰어버린 내 살점은 나에게도 버려질 고깃덩어리였다”와 같이 담담하게 고백한다. 고윤선 시인은 거친 파도 같은 야생의 상상력과 비유를 가지고 있다. 고윤선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권주원 시인의
치열한 관찰력에서 끌어올린 심상
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나는 어디 가느다란 선 끝에 버티고 있나”이다. 가느다란 선의 경계는 위태로워 보이면서도 넘어가지 않는 화자의 의지다. “내가 바다 속에 삼켜지길 바다가 나를 헤집고 갈 거라는 기대 곧 편안해질 거라는 속삭임”이자 “어쩌면 이 고요가 외침이 아닐까 핏대 높여 살려달라 외치는가 두려워 나를 부여잡고 있는가”의 심상이 경계의 선 끝에 버티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표현하며 경계에서 세상과 세상의 갈등과 한계를 끈기있게 관찰해 낸다. “아주 어린 날처럼 행복하고 싶다”의 염원을 드러내며 결국 시인은 그 일렁임 속에서 아슬아슬한 경계의 답을 찾을 것이다.
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인 Naver Ending Story처럼 연속성의 포인트를 잡아 봄의 이야기를 건넨다. “엄마가 이 나이에 말씀하셨지 함께 걷던 동네 길에서 이 봄의 연초록이 너어무 예쁘지 않냐며”와 같이 추억의 매개체가 되는 봄의 기억은 벚꽃 찬란한 장식들이 하얗게 공중을 메우던 이 길에서 이어진다. “봄이 아쉬운 걸까 엄마가 아쉬운 걸까”처럼 화자의 심상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봄의 시작과 끝은 영원히 없으며 하얀 길에서 반복되며 생성될 뿐이다. 시인의 치열한 관찰력과 심상을 찾아내 표현하는 능력이 돋보였던 작품들이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신은주 시인의
현실을 관통하는 상념의 가닥을 뽑아내는 예리함
신은주 시인의 은 풍자와 비판의 점철이다. “닭발 나무가 피었습니다 도시가 그린 나무입니다”처럼 사임당 꽃, 석모란 꽃과 대조된 도시가 그린 닭발 나무를 그려낸다. 가로수의 이야기를 하며 가감 없이 시대를 나무로 비유해 비판하는 은 도시화의 상징과 도로의 화룡점정으로 비유된 가로수가 과한 전정(剪定)으로 닭발이 된 과정을 서술한다. 또한 석 모란처럼 고운 가로수가 석 모란이 아닌 돌모란이 되어 가는 과정을 풍자한다. “육지의 도로란 닭발 나무입니다 사람이 만든 돌 모란입니다 돌 모란 꽃은 피고 싶지 않습니다”로 표현되는 시인의 관찰력이 예리하다.
에서 나타나는 시적 대상인 해파리의 독특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혼자 있는 그에게 밥을 주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상념이 가만히 해진다”로 표현된 해파리는 멍으로 비움으로 파리함으로 생이 시작된다고 화자는 말한다. 정리가 없는 생사의 시대에 화자는 “내가 그를 잊고 잊은 시간 상어를 아니 상여를 백색의 삼베옷을 기웃이 기우면서 너울로 기운다”로 전환을 맞는 이 시는 신은주 시인의 특별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해파리라는 시적 대상을 생의 시작과 끝을 서술하고 다시 생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조영예 시인의
일상을 조명하는 담담한 시선이 주는 감동
조영예 시인의 은 예고 없는 여름비로 시작한다. “밀가루에 누룩을 넣고 기다리면 커다랗게 부풀어지는 반죽”의 풍미를 후각적 심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갑자기 걸려 온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옆집 아들의 이야기를 나열하며 시인의 반전이 시작된다. 화자는 맨발 걷기를 한다. “보드란 황토길을 걷는 꼬부라진 발가락”을 내놓고 걷고 또 걸으며 다리에 쥐가 나도 두 발이 황토색으로 물들여질 때까지 걷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비가 지나고 무더위에 지쳐도 강바람은 불고 미끄러지듯 춤을 추는 발을 조명한다. 특별함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환기하며 나열하는 시인의 문장들이 더 특별함을 준다.
의 시적 대상은 홍어다. “영산포 홍어 거리를 가면 홍어들이 날아다닌다”의 상상력으로 시작되는 에는 많은 사람의 모습을 처럼 하나하나 조명하고 있다. 고양이들, 어머니의 장바구니 캐리어, 아버지들의 지팡이, 예쁜 아가씨들 모두 여러 방식으로 영산포의 홍어를 맞이하고 즐긴다. “세대가 갈수록 영산강 물줄기는 약해지고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진 지 오래다”로 세월을 맞이하지만 의 홍어는 늘 변함이 없으며 이 시에서는 오랜 시간을 지켜 온 하나의 상징물로 완성된다. 일상의 변함없고 꿋꿋함을 환하지 않은 조명으로 환기하는 시인의 시각이 감동을 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정명진 시인의
대조와 아포리즘을 통해 드러낸 시인의 희망
영원히 어두운 줄 알았던 방에 햇살 한 줄기가 들어온다. 대조되는 이미지들이 주는 문학적인 환기가 특징인 은 가장 어두운 곳에서의 희망을 노래한다. “어둠을 뚫고 들어온 햇살은 과거를 태우고 햇살을 허락한 작은 구멍은 길이 된다” 논픽션이 가지고 있는 기록적이고 사실적인 문학적 특성을 비유를 통해 감성적으로 표현한 정명진 시인은 “비 온 뒤 하늘은 언제나 맑다”라고 표현한다. “흐린 하늘에 실망하지 말아라 이내 맑은 하늘이 나를 반길 테니 힘든 시간에 포기하지 말아라 이내 행복한 시간이 나를 반길 테니”처럼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해 낸 대구를 통한 강조가 특히 인상적이다.
에서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낸다. “날아오르기까지 걸린 시간도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랐는지도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단 한 가지 네가 노력했던 날갯짓이다”처럼 시에서 표현되는 아포리즘은 명확하다. 섬세하고 치밀한 경험을 통해 노력을 잊지 말고 기죽지 말라는 화자의 말이 강한 어조로 표현되는 은 처절한 노력은 가치 없는 행동이 아님을 강조한다. 정명진 시인의 희망과 노력에 대한 오랜 사유는 시의 중요한 주제와 주춧돌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홍재 시인의
개인적 상징의 정수와 깊은 묘사력
이홍재 시인의 는 진눈깨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중에 시인이 독창적으로 창조해 낸 개인적 상징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이미지를 자신의 경험이나 상상력으로 창조해 낸 는 서정성을 통해 드러낸다. “장가 못 간 막내아들 노모의 힘겨운 아침 준비 소심한 놈 맘 상할까 한숨도 감추는데 눈치 없이 새어 나오는 서로에게 아픈 소리”는 “근심 어린 하늘 눈 내리려나 고개 드니 빗방울 떨어진다 숨기지 못하고 녹아내리는 아픔”을 진눈깨비를 비유하며 유사성을 표현함이 탁월하다.
에서도 이홍재 시인의 서정성의 흐름은 대단히 훌륭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감정들을 입체적인 사물에 대입하여 묘사한다. “노인정 앞마당에 줄지어 선 유모차 아가들 좋아하는 자가용이 지팡이를 대신하는 어르신들 필수품 되었네”같은 표현들은 이홍재 시인만의 개성적 문장이다. “집으로 향한 발걸음 무거움 더해지고 바퀴 하나 고장인가 집에 가기 싫은 듯 자꾸 한쪽으로 기우는”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사물의 모양으로 묘사하여 그리움을 드러내는 탁월한 묘사력이 시인의 잠재력이다. 이홍재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일두 시인의
독특한 사유의 전개와 냉정한 산책자의 시선
이일두 시인의 는 “여명이 조금씩 생명의 힘으로 밤새 맴돌고 있는 머리를 깨우면서 세상을 열 때”로 시작한다. 세상과 처음 만나는 생명력과 바닷가 해송, 구름, 버스 등 시적 대상들에 머무르는 화자의 시선이 나열되며 하루 일과의 끝으로 다가간다. “시작도 하지 못한 나의 일과는 마지막 기도가 되어 간절함으로 더해 갈 때 (생략) 가로등 불빛에 기대여 그림자조차 피로해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반짝이기 위해선”처럼 화자는 하루를 걷는다. 이일두 시인의 는 긴 호흡을 가지고 시어에 함축적 의미를 하나하나 담아 사유를 전개한다.
에서도 이일두 시인은 시대가 창조한 환경과 공간의 산책자로서의 시선이 발현된다. 그러나 에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강한 생명력을 이야기하며 생생한 시어들이 등장한다. “태풍의 파도는 밤바다를 하얗게 일으키며 살아나는 생명체 개수를 늘려가고 (생략) 바다가 뒤집어져야 고기가 잡힌다고 염원의 말들로 살아난 시선이 머문 곳에서 (생략) 그것이 신호였다”처럼 이일두 시인만의 긴 호흡과 사유 전개 방식이 개성적으로 표현된다. 냉정하게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의 산책자처럼 시인은 자신의 사유를 일상에 몰입시켜 생생함을 드러낸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동일 시인의
따뜻한 서정성이 흐르는 아름다움
이동일 시인의 는 “매몰찬 겨울 바람을 등지고 흙담 아래 볕을 쬐던 아이”를 조명한다. 서글품보다는 보고픔으로 흙담을 사연으로 쌓아 올린다. 이는 마치 자유 간접화법처럼 대상의 생각이나 말이 화자(서술자)의 말과 이중적 목소리를 내는 특별한 구성과 닮았다. 시의 시적 대상들은 아이의 생각과 말이지만 화자의 말과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뉘 집 피어오른 연기 안개처럼 마음 감쌀 때 늘어난 흰머리만큼 괜시리 투정 부리네”처럼 는 그리움이 가득한 서정성과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은 이동일 시인의 따뜻한 서정성이 묻어난 작품이다. “해져 속을 내비치는 애착 이불이 테두리를 두른 듯한 꿰맨 자국이 늘어나는 시간만큼 애달파 간다”의 비유는 공감적이고 섬세하게 독자들의 감정을 공략한다. “보내야 함에도 매번 되 무는 이윤 버릴까 덮는 게 아닌 두른 듯 딸아이의 잠버릇 때문이려나”에 머무르는 따뜻한 시선에 서정이 흐르고 또한 인간의 보편적 진실들에 기반을 둔 감정들이기에 더욱 깊은 공감을 일으킨다. 이동일 시인이 감정을 다루는 시선은 아름답고 공감적이다. 이동일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김 민정 작가의
인간에게는 성숙한 내면을 가진 참사람이 되고자 하는 바른 욕구가 있다. 문장들에서 사유의 확장이 보인다. 내적 욕망에의 욕구를 바르게 분출하는 작가의 시선이 있다.
화자의 는 거울을 보며 예전하고는 다른 자신의 모습에서 바르게 ‘늙음’에 관한 자아 성찰의 글이라 할 수 있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의 얼굴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관한 하나의 이력이 담긴 것이 또한 얼굴이라 했다. 그 누군들 세월을 빗껴갈 수는 없으므로 크고 작은 노력들을 기울인다. 화장품이 발달하고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이 성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 들어도 고고한 사람들이 있다. 화자가 말하듯이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외모도 중요하지만 숭고한 내면을 가꿀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함에는 바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젊고 아름답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세월이 지나며 풍화를 겪은 얼굴들은 제각각의 개성으로 빛을 발한다. 그간 살아왔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
나이를 곱게 들었다는 표현들을 하는데 삶을 잘 살아온 이에게 보이는 유함과 편안함이라 하겠다. 나이 들어감에 대한 소재를 적절하게 잘 표현한 화자의 매끈한 구성이 돋보인다.
자아성찰에 관한 글은 독자들에게 견고함으로 비치기가 쉽다.
화자의 글은 그러한 형식에서 벗어나 개방적이고 편안한 글로 전환을 하였다. 작가의 유연한 사고의 확장과 탁월한 구성에 의함이라 하겠다.
좋은 작가로의 성장을 기대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작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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