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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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하반기 계간지 등단 신인문학상 수상 심사평 제 75회 1차 <엘리트 문학의 산실 / 등단의 길잡이>

  • 관리자 (adm39k)
  • 2025-06-24 1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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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하반기 계간지 등단 신인문학상 수상
심사평 제 75회 1차

<엘리트 문학의 산실 / 등단의 길잡이>


<시 부문>

강선희 시인의 <투명한 감정의 무게> <목선> 

감각화와 깊은 사유 

강선희 시인의 <투명한 감정의 무게>는 모더니즘적 불안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감정의 침잠과 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현대시로, 감정을 ‘투명하다’는 시어로 표현하면서도 ‘바닥으로 가라앉는다’는 물리적 이미지와 결합시켜 복합적인 정서를 형성한다. 이는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의 정서라기보다 형체는 없지만 무게는 존재하는 감정에 대한 고찰로 볼 수 있다. 시인은 ‘유리잔 속 맑고 무거운 녹말’과 같은 비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감정의 존재감을 시각화한다. 시인은 독자로 하여금 구체적 사물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하며, 강선희 시인의 깊은 사유의 세계를 보여준다. 

<목선>은 삶의 고통과 구조되지 못하는 존재의 슬픔을 ‘가라앉는 배’라는 강렬한 상징을 통해 표현한다. 비극적이고 침묵적인 정조가 전편에 걸쳐 이어진다. 시는 시작부터 ‘바닥으로 가라앉는 배’라는 이미지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당기며, 이후 ‘노를 저어도 물 위로 차오르지 못한다’는 절망적인 현실을 덧붙인다. 이는 단순한 우울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무기력함과 구조되지 못하는 삶의 고립감을 나타낸다. 감정의 거친 파도 속에서도 끝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를 형상화한 시인의 <목선>은 실존적 고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김현경 시인의 <외로움> <세월> 

섬세한 감각과 탁월한 묘사 

김현경 시인의 <외로움>은 보기에는 화려한 삶과 자연 속에도 어둠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 섬세한 감각으로 포착한 시다. 시인은 ‘오색빛으로 치장한 화단’을 통해 겉으로는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세상을 묘사하지만, 그 내부에는 잡초와 어둠, 비어 있음이라는 존재론적 공백이 숨어있다고 말한다. 꽃과 꽃 사이, 꽃과 잎 사이, 잡풀 사이에 ‘비어 있는 듯 자리한 어둠’이라는 구절은 시적 화자의 예민한 감정 감지력과 동시에 존재론적 인식을 드러낸다. 시인은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 존재가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외로움을 성찰적으로 탁월한 묘사를 보여준다. 

<세월>은 각 연령대가 가지는 이상적인 덕목을 언급하며, 현실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고백하듯 풀어낸다. 이 시는 자기반성과 시간의 비가역성에 있다. 특히 시인은 회한과 자조를 담은 진술형이 주를 이루며, 반복적인 구조를 통해 리듬감과 함께 누적되는 실패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놓아 버렸어’, ‘잃어버렸어’, ‘먹혀 버렸어’와 같은 동사는 모든 시기에서 주체가 스스로의 삶을 통제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허비했음을 상징한다. 시인은 이러한 반복을 통해 시의 리듬감을 주는 동시에, 운명의 반전 없는 직선적 흐름을 강조하며 비극성을 더한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김분자 시인의 <멍들은 숙명> <흙 발자국> 

예리한 관찰력과 상징화 

김분자 시인의 <멍들은 숙명>은 오랜 관계 속에서 감정의 타협과 상처를 ‘일상적 사물’과 ‘음식’의 이미지로 풀어낸 시다. 연애의 낭만에서 결혼의 현실로 이행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비유와 상징이 중심이 되는 상징주의적 요소가 강하며, 사물의 감각적 이미지(커피, 백반, 선인장, 파인애플)를 통해 내면 감정을 전달한다. 이러한 점에서 김혜순 시인, 최승자 시인의 계보와도 연결되며, 현대적 여성 서사의 중요한 정서를 담고 있다. 이 시는 감정을 고발하거나 폭로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느리게 드러나는 상처와 사랑의 양면성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끌어올린 점에서 미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흙 발자국>은 이른 새벽 ‘때묻고 낡은 운동화’로 시작하여 반복적이고 지친 현실의 발걸음을 보여주며, 시인은 의식적으로 감정을 배제하면서도 현실의 무게가 은근하게 배어 나오는 시적 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흙 발자국’은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한 존재가 자신의 시간과 감정을 남기는 방식이며, 바로 이 점에서 시의 마지막은 은근한 감동을 자아낸다. 시인의 상징화가 특히 돋보이는 <흙 발자국>은 시인의 예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감각화한 시어들이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제성령 시인의 <카푸네> <뿌리에게> 

본질의 형상화와 성찰 

제성령 시인의 <카푸네>는 무대 위 배우들이 인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연극이라는 은유를 통해 인생을 되돌아보는 구조로 짜여 있다. ‘카푸네(Cafuné)’는 포르투갈어로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시인은 감정의 상징으로 택하며 사랑과 위로의 본질을 형상화한다. “사랑이란 인생의 고난을 빗겨주는 일이다”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회피가 아닌 고난의 동반자로 보여준다.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란 고통의 시간을 함께 건너는 깊은 연대이자 침묵 속의 수용이다. 또한 제성령 시인은 사랑과 인생, 무대와 현실을 교차시켜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성찰을 섬세한 은유로 풀어냈다. 

<뿌리에게>는 존재의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회고적이자 성찰적인 시다. 시의 도입부는 “뿌리는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경로”라는 선언적 문장으로 시작되며, 인간 정체성의 근원을 ‘뿌리’라는 자연적 메타포를 통해 탐색한다. 시 전체는 자아와 공동체, 가족과 신앙, 기도와 실천을 다루며 전개된다. 특히 시인의 정서적으로 차분하면서도 강한 호소력을 지닌 문장이 눈에 띄며, 언어와 상징, 종교와 심리학을 아우르는 존재론적 사유를 시적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소령 시인의 <여행선> <나무> 

철학적 사유와 상징 

이소령 시인의 <여행선>은 인생을 거대한 배, 즉 ‘여행선’에 비유하며 인간의 삶을 항해로 그린 작품이다. 시인은 인생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단순한 이동이 아닌 정신적 여정과 내면의 항해로 승화시켜 그려낸다. 특히 인류 전체가 함께 타고 있는 ‘애달픈 배’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공간이며, 과거의 기억과 감정, 추억들로 인해 ‘무거워진’ 존재로 묘사된다. 삶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자 의미임을 시인은 강조한다. “기억하십시오. 여행선은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이를 잘 드러낸다. 또한 시인은 삶에는 ‘방향만 존재할 뿐’이라는 말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와 성숙한 자세를 보여준다. 

<나무>의 시작은 “그네를 타며 생각했어”라는 말로, 일상의 경험 속 깨달음을 전제로 한다. 이는 철학이 반드시 학문적 깊이나 지식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관찰 속에서도 삶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나무는 오지 않고 오게 하네”와 같은 표현은 역설적 구조를 통해 나무의 능동성과 수동성의 경계를 허무는 표현도 눈에 띈다. 이소령 시인은 자연과 존재, 연결과 책임, 침묵과 운동의 역설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섬세하게 끌어낸 작품이다. 또한 이 시는‘그네를 타며 거꾸로 본 세상’에서 진리를 발견해 낸 순수성과 철학이 공존하는 시적 미학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재근 시인의 <아기새의 울음> <누에고치의 꿈> 

상징적 서정시 

이재근 시인의 <아기새의 울음>은 짧은 이야기 구조 속에 생명과 모성애, 인간의 연민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극적인 서사 구조를 띠지만,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절제된 묘사를 통해 감정을 차분하게 전달한다. 특히 “아기도 울고 / 엄마도 울고”라는 구절은 생명 간의 감정 교류와 공감을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하며, 짧은 문장 안에 깊은 울림을 담아낸다. 이재근 시인은 자연 서정시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잘 계승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도움을 주면서도 간섭하지 않는 섬세한 태도를 보이는 ‘길손’의 “살며시 풀 속에 숨겼네”라는 행동은 위태로운 생명을 지키려는 조용한 윤리적 선택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이상적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는 포인트였다. 

<누에고치의 꿈>은 변화, 고통, 꿈, 희망이라는 주제를 누에의 생애를 통해 형상화한 상징적 서정시이다. 시인은 누에가 비단실을 뽑아내는 행위, 스스로를 고치 속에 가두는 과정을 인간 존재의 내면적 변화 과정으로 확장 시킨다. 자연 서정시와 상징시, 성장 서사의 요소를 결합한 구성이 돋보이며, 단순한 누에의 생태가 아닌, 인간 실존의 여정을 고치 속에서 찾아낸 시인의 시적 통찰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누에고치의 꿈>은 단지 곤충의 성장 서사가 아니라, 자기 존재를 극복한 이후 도달하는 자유와 희망의 은유다. 인간 역시 깊은 내면의 고통을 거쳐야만 참된 자아로 도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수홍 시인의 <그리움 소리> <쪼다> 

점층적 배열의 구조와 언어유희 

 이수홍 시인의 <그리움 소리>는 소리의 반복과 점층적 배열을 통해 부재의 존재, 곧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청각적 이미지로 압축해 낸 감성적인 시이다. 시의 구조는 ‘탁. 탁’이라는 반복적인 음향으로 구성되며, 각 소리는 일상의 단면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이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축적과 과거 회상의 흐름을 상징한다. 이 시는 언어 최소화와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부재의 정서를 극도로 압축한 작품이다. 특히 ‘소리’라는 감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존재(엄마)를 오히려 더 또렷하게 떠올리게 만드는 방식이 탁월하다. 형태상으로 단순하지만, 정서적으로는 깊은 파장을 남긴다. 시인은 말보다 ‘탁’이라는 소리를 통해 오히려 더 깊은 의미를 창출하고 있으며, 그 점에서 현대 서정시의 미니멀리즘적 미학을 대표하는 시라고 볼 수 있다. 

<쪼다>는 제목부터 파격적이며 다의적인 시어를 활용하고 있다. ‘쪼다’는 일상어로는 멍청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시 안에서는 비둘기의 생리적 행위인 ‘쪼기’와 동음이의적 중의성을 지니며, 동시에 사회비판적 시각을 암시한다. 시는 전반적으로 풍자와 반성, 실존적 성찰을 짧은 형식에 담아내는 탁월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비둘기’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배열된다. “쪼아먹는 / 쪼아대는 / 좇아가는 / 쫓아가는”이라는 유사한 어미의 반복은 행위와 존재의 혼란,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시인은 주제를 강하게 강조한다. 이 시는 날카로운 언어유희와 구조적 설계를 통해 풍자와 실존적 메시지를 동시에 안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단어의 중의성과 유사 음운 구조를 활용한 구성은 현대시의 언어 실험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유다람 시인의 <별똥별은 네 쪽으로 떨어졌다>
<너 없는 밤은 길어졌지만> 

정교한 서정성과 감수성 

유다람 시인의 <별똥별은 네 쪽으로 떨어졌다>는 멀리 떨어진 누군가에게 전하는 마음을 밤하늘과 별, 그리고 빛의 상징을 활용하여 그려낸다. 시의 화자는 숲속,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물리적으로 떨어진 누군가(너)를 향한 시선을 고정한다. 시의 구조는 정적인 관찰에서 시작하여 감정의 고조, 그리고 별똥별의 등장과 함께 환상적 전환을 거친 뒤 서정적 정화로 마무리된다. “너라는 신기루”라는 표현은 시 전체를 감싸는 핵심적 상징이며, 그 존재는 분명히 ‘없어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채 기억과 감정의 층위 속에 머무르는 환영이다. 시인은 별똥별이라는 자연의 한순간과 감정의 영속성을 교차시켜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의 형태를 시적으로 구현한다. 

<너 없는 밤은 길어졌지만>은 밤이라는 시간성 속에 스며든 감정의 귀환과 자각, 그리고 그리움이 고요하게 침투해 오는 감성적 시간의 풍경을 담아낸 시이다. 이 작품은 밤, 달빛, 라디오, 창가, 동화 등 매우 서정적인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정의 파동을 느리게, 천천히, 정제된 언어로 담아낸 점이 특징이다. 유다람 시인 특유의 서정이 묻어 있는 이 시는 전체적으로 속삭이듯 조용하지만, 감정적으로 매우 정교하게 다듬어진 구조를 띤다. 절제된 감정과 절묘한 리듬, 몽환적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독자는 ‘너 없는 밤’이라는 설정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시인은  밤의 서정성과 상실의 내면화를 통해 현대적 감수성을 지닌 고요한 회상을 보여준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임상훈 시인의 <그 노포> <길을 끄는 삶> 

감정의 깊은 서정과 시적 진정성 

임상훈 시인의 <그 노포>는 는 오래된 가게, 곧 시간의 흔적이 깊이 배인 공간을 시적 대상화하여, 존재의 노화와 사람의 초상을 겹쳐 그리는 상징적 시다. 시의 첫 구절인 “손이 닿기도 전에 구부러지는 / 문 손잡이”는 독자에게 즉각적으로 낡고 연약한 감각을 전달하며, 문은 단지 가게의 물리적 경계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감정의 통로가 된다. 노포는 단순히 문을 연 가게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우려내며 천천히 사라져가는 주체이며, 그런 의미에서 시 전체가 은유적 자서전처럼 읽힌다. 공간의 묘사를 통해 인간을 말하는 이 작품은 감정의 농도가 깊고, 상징의 결이 탁월한 현대 서정시의 품격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길을 끄는 삶>은 시적 대상이 매우 분명하다. 리어카를 끄는 사람, 그는 단지 폐지를 모으는 노동자가 아니라, 한 생애 전체를 등짐처럼 실은 인간 존재의 표상이다. 이 시는 서사와 묘사 사이를 섬세하게 오가는 구조를 취하며, 극적 감정 없이도 현실의 비극과 위엄을 동시에 표현한다. 특히 이 시는 사회적 약자를 비극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들의 노동과 생을 통해 시적 존엄을 부여하는 수작이다. 감정은 절제되었지만, 문장은 강렬하며, 시적 진정성과 공감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시인은 현대시가 감당해야 할 윤리적 시선과 미학적 품질을 보여준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규활 시인의 <메밀꽃 기행> <씨> 

시적 여정과 시인의 서정 

이규활 시인의 <메밀꽃 기행>은 단순한 여행의 묘사를 넘어, 기억과 문학,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섞인 한 편의 시적 여정이다. 특히 메밀밭, 묵사발, 막걸리, 달빛, 여울목, 돌멩이의 이미지들은 전부 한국의 향토적 정서, 더 구체적으로는 잊힌 시골의 과거를 불러오는 노스탤지어의 장치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단지 한 여행자의 풍경 묘사가 아니라, 문학과 현실, 기억과 현재의 겹침을 시적으로 조율한 복합적 구조의 시적 구성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독창적인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는 <메밀꽃 기행>에서 시인의 깊은 창의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씨>에서 시인은 흙에 심은 씨앗을 매개로, 부모와 자식, 그리고 자립이라는 민감한 정서적 주제를 다룬다. 시의 출발점은 화분, 베란다라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곧 생명과 시간, 걱정과 사랑이 교차하는 상징적 장소로 확장된다. 이 시는 정서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깊은 감정의 층위를 담고 있는 성찰시다. 또한 씨앗이라는 은유를 통해 시인은 “물을 주자 나무에서 뚝뚝 떨어지는 아들 얼굴”로 시인 특유의 서정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동시 부문>

정애옥 시인의 <네게 하는 말> <소꿉놀이> 

 동시의 본질과 미학 

 정애옥 시인의 <네게 하는 말>은 감정적으로 따뜻하면서도 어린이의 언어 속에 삶의 태도와 감정의 전환을 제안하는 동시다. 이 시는 일상 속 풍경인 ‘빨래 널기’라는 행위를 통해, 마음의 습기와 눅눅함을 털어내려는 의지를 정서적으로 표현한다. 덩달아 콧노래를 부르자”, “눅눅한 마음을 / 바스락 바스락”이라는 표현은 마음 상태를 청각적으로 표현한 감각적 장치가 눈에 띄며, 시의 분위기를 더욱 경쾌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감정의 상태를 소리와 움직임으로 묘사하며, 말놀이처럼 운율감을 살린 언어 활용이 돋보인다. 이것은 동시가 노래처럼 읽히고 쉽게 입에 붙도록 구성되어야 한다는 동시의 본질을 잘 따르고 있다. 소소한 일상적 실천을 통해 감정의 전환을 보여주는 이 동시는 시인의 긍정적 사고와 따뜻한 감성을 보여준다. 

<소꿉놀이>는 놀이를 통해 시인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기보다 어린 후배에게 / 엄마라는 소리가 술술 나온다”는 장면을 끄집어낸다. 이 시는 직접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지 않고, 오히려 반복된 단어로 내면의 비명을 은근하게 배치한다. “엄마”라는 단어는 시 안에서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애착, 상처, 부재, 바람, 그리움 등 감정의 총체적 집합체로 기능하며, 이 시의 정서를 지배한다. 아이의 감정을 직접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방식, 즉 보여주기식 서술(showing)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즉, 그 안에 깊은 감정이 들어 있는 정애옥 시인만의 감성적 동시로서의 미학을 완성하고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디카시 부문>

이규활 시인 <탐욕> <버려진 양심>

<탐욕>

이슬이 맺힌 거미줄 위의 물방울을 ‘다이아몬드’로 환유하면서, 자연 속 찰나의 순간을 탐욕이라는 주제로 전환시킨다. 물방울의 아름다움, 순간성, 그리고 덧없음을 두루주머니에 비유한 장치는 매우 신선하다. 구름이 ‘어슬렁거리며’ 흘려 놓은 보석이란 표현도 상상력을 자극하며 생동감을 부여한다.
‘구멍 난 두루주머니’는 잃어버림, 흘림 혹은 무심한 증여의 상징으로 읽히고, 이는 곧 ‘탐욕’이라는 제목과 맞닿는다. 자연이 베푼 순간적 선물 앞에서 “하나만 몰래 주워 갈까”라는 내밀한 욕망의 고백은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공감과 미소를 자아낸다. 이 마지막 행이 주는 유머와 자조,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은유가 이 디카시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시각 이미지의 순간성과 언어의 은유성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디카시라고 생각한다. 짧은 시 속에 상상력, 감성, 철학적 질문까지 압축한 점에서 디카시의 미덕을 잘 구현하였으며 유머와 절제, 상징의 균형이 탁월하다.


<버려진 양심>

일상 속 사소한 풍경에서 시적인 이미지를 끌어올린 감각이 인상적이다. 도로 위에 갈라진 페인트 조각을 단순한 노후 흔적으로 보지 않고,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 헤매는 존재’로 형상화한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이는 곧 ‘양심’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며 작품의 제목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표현은 버려진 존재의 시선에서 서술되고 있으며 이는 시적 화자의 감정 이입을 통한 전환적 시각을 보여준다. ‘양심’이 길거리에 버려진 것처럼 묘사됨으로써, 독자는 인간성의 실종과 도덕적 회복의 필요성을 자연스레 연상하게 된다.
두 번째 행 “제발 무사히 돌아오길”은 단순한 감상의 문장을 넘어, 상실된 양심 혹은 인간관계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호소로 읽힌다. 짧은 문장 속에 윤리적 긴장과 인간적 절박함이 절묘하게 담겨 있다. 감정이 압축되어 있으며, 과도한 설명 없이 여운을 남긴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내면의 해석을 유도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규활 시인의 <탐욕>과 <버려진 양심>은
이미지와 언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으로 일상의 순간에서 인간 내면을 통찰하며
디카시의 본질인 감성의 응축을 실현했다. <탐욕>은 유쾌한 역설로 욕망을 조명하고
<버려진 양심>은 윤리적 울림으로 여운을 남긴다. 둘 다 완성도와 주제 의식이 뛰어난 작품이며 등단작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앞으로 깊고 넓은 작품세계를 펼치길 기대하고 응원하며 더욱 정진하여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박정아 작가의 <별이의 임신> 

 
반려견의 임신 과정을 통해 ‘생명의 신비와 감정의 교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글 

단순한 일상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감정적이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반려동물도 가족이며 그 생명 또한 경이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강아지의 배를 만지며 생명의 탄생을 신기하게 여기는 단순한 관심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감정 이입이 깊어지며 탄생에 대한 경외로 발전하게 된다.  
예전에는 무서워 만지지 못했던 친척의 배와 대비되며 지금은 별이의 뱃속 생명과 교감할 수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심리적 변화와 성숙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별이와의 교감 배에 귀를 대는 장면 등은 작가의 진심이 담긴 일화로 독자에게 따뜻함과 몰입감을 주며 감정의 진솔함을 느끼게 한다.  
세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임신한 개의 행동 과일을 숨기는 모습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 물소리 등은 정밀한 감각의 묘사라 볼 수 있다. 똥개와 비싼 개를 비교하며 인간의 인위적 선택을 은근히 비판하는 일상 속 철학과 사색을 담고 있다.  
이 글은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준 글이라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 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설 부문> 

정태준 소설가의 「몽돌들」

정태준 작가의 소설 「몽돌들」 은 삶의 의미를 잃고 죽음을 갈망하는 '나'(서명원)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나'는 온라인에서 '죽기 좋은 곳'을 검색하다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한 남자와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데. 남자는 약을 먹고 죽지만, '나'는 살아남는다.
남자의 집에서 허기를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남자의 백팩을 메고 '몽돌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죽기 좋은 곳'과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의 차이를 깨닫는다. 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사장 나성태를 만나 그의 삶의 철학을 듣고, 또 다른 투숙객 오재이를 만나며 그녀의 깊은 상처와 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재이와의 짧은 교감 속에서 '나'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느낀다.
그러나 곧 경찰이 '나'의 유서를 발견하고 그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는 자신이 이미 '죽은 사람'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나성태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을 마시며 다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재이와의 대화 중 나성태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고 '나'를 묶어 폭행하며 모욕을 준다.
결국 '나'는 몽돌해수욕장으로 돌아와 죽은 아들 영민이가 알려주었던 몽돌의 의미를 떠올린다. 몽돌은 파도를 막아주는 존재이며, 파도에 부딪혀 닳아 없어지지만 바다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나'는 죽은 남자의 백팩에 모난 몽돌들을 담아 바다로 걸어 들어간다.
바다 깊이 들어가던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남자가 나타나 '나'를 부르며 자신이 살아있고 '나'를 신고했다고 외친다. '나'는 이 모든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계속 바다 깊이 나아간다. 마지막 순간, '나'는 백팩에서 몽돌들을 놓아 몸이 떠오르지만, 가장 큰 몽돌 하나를 안고 더 깊이 가라앉으며 아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정태준 작가의 소설 '몽돌들'은 깊은 상실감과 존재론적 질문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으로 보여진다. 죽음을 향한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 현실과 꿈,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소설의 핵심은 '몽돌'이라는 상징을 통해 드러나는 삶의 의미이다. 주인공이 마지막 순간 몽돌을 안고 바다로 들어가는 장면은 죽음을 통한 해방을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를 보여주는 듯하다.
'죽기 좋은 곳'과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의 대비는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한 서사 방식을 취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러한 서사적 장치는 주인공의 정신적 혼미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소설의 주제 의식을 더욱 강화한다고 볼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는 인물의 내면 풍경과 주변 환경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몰입도를 높인다.

<총평>
정태준 작가의 소설 '몽돌들'은 상실과 고통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탐구한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몽돌이라는 독특한 상징과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와 희미한 희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인간 존재의 무게를 짧은 시간 속에서 정제된 문체로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높은 문학적 성취를 보인다.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좋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소설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이는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소설의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있다. 이 작품은 삶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색적인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훌륭한 소설가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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