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심사평

당선작&심사평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등단 당선 신인문학상 수상 심사평 제76회 2차 공모 <엘리트 문학의 산실 / 등단의 길잡이>

  • 관리자 (adm39k)
  • 2025-08-10 17:19:00
  • hit1382
  • vote8
  • 118.235.73.154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등단 당선 신인문학상
수상 심사평 제76회 2차 공모
<엘리트 문학의 산실 / 등단의 길잡이>


<시 부문>

김민희 시인의 <고뇌> <방파제>

시의 내면성 극대화와 밀도 있는 표현

김민희 시인의 <고뇌>는‘고뇌’라는 중심 정서를 중심축으로 삼아 존재의 불안과 내면의 혼란을 자연 이미지와 결합하여 표현한 서정시다. ‘무더위에 그을린 그해 여름밤’이라는 시적 배경은 정서적 체감 온도를 높이며 시적 정서를 고취한다. 김민희 시인의 <고뇌>는 고뇌를 단순한 슬픔이나 갈등이 아닌 존재와 기억, 자아의 무게를 감당하는 실존적 감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시적 화자는 시간과 공간, 자연과 육체, 감각과 기억의 층위 속에서 고뇌를 유기적으로 배치하며, 그 속에서 침잠하거나 몰락하는 자아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김민희 시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은유적이며, 상징의 사용과 절제된 표현을 통해 시의 내면성과 정제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상징주의와 모더니즘을 혼합한 현대 서정시의 전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

<방파제>의 시적 화자를 감정의 해일 속에서 ‘아픔’이 곧 방파제가 되었다고 진술함으로써 시인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네 아픔의 비례는 / 결국, / 나를 떠밀어 내더이다’의‘비례’라는 단어는 단순한 수치적 개념이 아니라 고통과 감정의 역학적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타자의 아픔이 클수록 자신이 더 멀어지고 배제된다는 역설적 소외의 구조를 드러낸다. 이 시는 감정의 격랑과 그것을 억제하거나 수용하는 구조, 그리고 타자와의 감정적 거리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소외를 밀도 있게 표현하고 있다. 자연물인 ‘방파제’, ‘빗물’, ‘파도’, ‘둑’은 단순한 묘사 대상이 아니라 감정의 은유적 매개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시적 자아의 내면 풍경이 풍부하게 드러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노수훈 시인의 <지휘관> <의정부 부대찌개 집>

시인의 예리한 관찰력과 몰입감

노수훈 시인의 <지휘관>은 ‘등대’를 ‘지휘관’에 비유하며, 단순한 기능적 구조물 이상의 존재로 승화시킨다. 노수훈 시인은 등대를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라, ‘쉼 없이 외치는’ 주체로 묘사함으로써 등대에 내재한 능동성과 사명감을 강조한다. 이는 시 전체의 중심적인 상징 체계로 작동한다. 이 시는 기능적, 물리적인 구조물로서의 등대보다는 존재론적, 감정적인 주체로서의 등대를 제시한다. 인간 존재가 짊어진 숙명적 역할과 그 이면의 고독을 시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으로 고전적 상징주의와 현대적 실존주의 정서가 절묘하게 결합한 시라 할 수 있다. 또한 노수훈 시인의 도치의 문장 구조, 어조 등은 시적 리듬을 형성하고 주제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독자의 정서를 강하게 자극한다.

<의정부 부대찌개 집>은 여름날의 의정부 골목 안 오래된 식당을 배경으로 소시민적 삶의 풍경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포착되고 있다. 구체적인 장소와 음식(부대찌개)을 통해 공간적 사실성과 향토적 정서를 부여하지만, 그 안에 서린 정서와 사회적 맥락은 매우 복합적이다. 특히 시에서의 장면들에서는 손님 한 명 한 명의 모습과 행동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묘사력이 시의 주제를 강화한다. 조용히 밥을 먹고 가는 손님, 단골의 넋두리, 시시덕거리는 대화 등은 모두 시인의 관찰력이 살아 있는 구체적 서술로서, 식당이라는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이에 따라 독자는 단지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노수훈 시인의 예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현실성이 어우러져 서정성과 사실성이 함께 살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박종욱 시인의 <춘정(春情)> <꽃샘추위>

철학적 사유와 고전적 문체

박종욱 시인의 <춘정(春情)>은 고전적 정조와 현대적 감성을 유연하게 엮어낸 시로, 봄이라는 계절적 배경 속에서 독서와 유혹, 이성과 감성 사이의 갈등을 그려낸 작품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춘정(春情)'은 봄날의 기운에 따라 생겨나는 감정적 동요를 의미하며, 박종욱 시인의 <춘정(春情)>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가 가진 이성과 충동 사이의 갈등, 그리고 그 갈등 속에서의 선택과 수용을 유쾌하면서도 철학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박종욱 시인의 문체는 한자어와 고사적 어감을 간직한 표현(‘상우’, ‘한자 숲’)이 작품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현대적 구어와 섞이며 이질감보다 융합의 미학을 이룬다. 이는 독자가 고전의 격조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봄날 나들이를 고민하는 오늘의 사람’과 쉽게 동일시하도록 만든다.

 <꽃샘추위>는 계절의 이변적 현상을 중심 소재로 삼아, 자연 현상 속에 내포된 감정과 도덕, 그리고 모성의 상징적 깊이를 담아낸 작품이다. 제목 속 ‘꽃샘추위’는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찾아오는 늦추위를 뜻하며, 이 자연 현상은 시 전체에서 복합적인 감정과 윤리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또 왔다고? / 당연지사 / 암 그래야지!”라는 표현은 시적 자아가 꽃샘추위를 마주하는 시적 태도를 통해 주제를 강화한다. 박종욱 시인은“지나침이 좋을 리가 없지만 / 지나침이 나쁠 것도 없다면”이라는 구절을 통해 유교적 중용의 가치를 반문하면서, 절제와 감정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시인의 태도를 드러낸다. 이는 이 시가 단순히 자연의 리듬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과 도덕성, 처신의 방식을 숙고하는 철학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꽃샘추위>는 꽃샘추위라는 계절 현상을 바탕으로 자연의 이치를 해석하고,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은유적으로 풀어낸 훌륭한 작품이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 <계단 아래에서>

 상징성과 미학적 절제미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은 낯선 공간과 감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탐색하고, 결국에는 ‘살아야 한다’라는 생의 의지를 회복하는 시적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의 제목부터 '이방인'이라는 단어는 자기 세계의 중심에서 밀려나 타자화된 자아의 처지를 암시하며, 이는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적 정조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현대인의 고립된 감정 상태를 함축한다. 특히“낯선 공기를 마주한 그날 밤”은 시간적 배경과 함께 불편한 감정의 출발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안아주던 손길은 멀어져가니”라는 상실과 단절의 정서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서사가 흥미롭다. 이처럼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은 존재의 낯섦과 고립, 그 속에서 시작되는 자아의 회복을 섬세한 감각과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또한 서동근 시인은 구조적으로 정적 상태에서 동적 상태로 이동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문법적 긴장과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시적 리듬과 정서를 깊이 있게 형상화한다.

 <계단 아래에서>는 ‘계단’이라는 구체적 공간을 중심으로 자아의 내면 갈등과 선택의 과정을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낸 시이다. 계단이라는 장소를 통해 단순한 공간적 움직임을 넘어서 삶에서의 회귀 불가능성, 혹은 상실의 두려움을 암시한다. 또한 “괴성”, “눈물”, “취함” 등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연쇄 반응을 통해 시적 화자의 자아를 형상화하는 부분이 매우 탁월하다. 시적 화자의“오늘은 / 내려가지 않는다”라는 선언은 작지만 강력한 의지이며, 타성과 감정의 하강에 저항하는 자아의 결심으로 시인은 주제를 강조한다. 서동근 시인은 구조적으로는 반복적 움직임을 통한 심리의 변화를 묘사하면서 이를 통해 상징성과 미학적 절제미를 살린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송길섭 <기다림> <그늘을 벗어나>

감정 서사의 깊은 진실성

송길섭 시인의 <기다림>은 부재의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존재감과 기억을 따뜻하게 환기하는 시다. 시는 짧고 간결한 행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안에 담긴 정서적 깊이는 매우 짙다. 한 사람의 기다림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삶의 정서 구조 자체가 되어 있는 모습을 시적으로 그려낸다. 송길섭 시인의 기다림은 어떤 대상이든 삶의 자리로 돌아와 줄 것이라는 신념에 가깝다. 언어는 단순하지만, 그 구조는 마치 '일상의 기도'처럼 반복적이고 정제되어 있다. 겉으로는 조용한 일상 묘사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깊은 애도, 그리움, 그리고 여운이 녹아 있어 독자에게 잔잔하면서도 강한 감정의 반향을 남긴다. 이 시는 누군가의 빈자리를 인식하면서도 그 부재를 따뜻하게 품고 기다리는 인간적 태도를 그려낸 작품이며,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흐리며 독자 역시 기다림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늘을 벗어나>는 관계의 실패와 성장 과정을 매우 섬세하게 담아낸 시로, 감정의 복잡한 결을 진술하면서도 끝내 화자가 자신을 되찾고 새로운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의 서사로 마무리되는 작품이다. 이 시는 특히 관계의 본질과 감정의 역학, 그리고 자기 회복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갈등이란 누가 틀렸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대목은 화자의 감정적 성숙과 인간관계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으며, 이 시의 정서적 정점을 형성한다. “나는 이제 / 네 그늘을 벗어나 / 나를 품는 햇살 속으로 걸어간다”라는 구절은 이별의 아픔이 더 이상 고통의 원천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과 자립의 계기가 되었음을 의미하여 주제를 강조한다. 송길섭 시인은‘그늘’과 ‘햇살’의 대비를 통해 시어를 상징적으로 작용시켜 이 시가 단순한 슬픔의 기록이 아니라 내면의 해방과 새로운 출발의 이야기임을 강하게 전달한다. 감정의 흐름을 매우 정제된 시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으며, 감정 서사의 밀도와 정직함에서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유광식 <목련꽃이, 지기 전에> <정상을 향하여>

기억의 시학과 존재에 대한 사유

유광식 시인의 <목련꽃이, 지기 전에>는 계절과 기억, 그리고 기다림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목련꽃을 매개로 한 애도의 서정시이자 기억의 시학을 구현하고 있다. 시인은 과거에 잃어버린 혹은 떠나간 ‘당신’을 떠올리며, 그리움의 정조를 절제된 언어로 풀어낸다. “목련꽃이 필 때면 / 만날 줄 알았는데”라는 구절은 자연의 순환성과 인간의 기대가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목련은 매년 피어나지만, ‘당신’은 돌아오지 않는다. 여기서 자연은 여전히 반복되지만, 인간의 시간은 멈춰 있다는 시인의 역설적 시간 구조가 드러난다. 이는 시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적 시간과 실재 시간의 어긋남을 보여주는 핵심 문장이다. 또한 “목련꽃이 지기 전에……”는 열린 결말로 남겨져 있으며, 기다림의 유예 상태를 지속시키는 동시에 목련이라는 상징이 가진 한시성과 아름다움이 극대화된다. 이 시는 유광식 시인의 기억, 기다림, 자연, 그리고 초월의 주제가 서로 긴밀하게 엮이며, 그리움의 깊이를 감각적 언어로 그려낸 뛰어난 서정시라 할 수 있다.

<정상을 향하여>는 인간 삶의 여정을 등반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로 치환한 목표 중심의 내면 서사시다. 시는 간결한 문장 구조와 직설적 어조를 통해 독자의 감정을 이입시키며, ‘산’이라는 공간을 삶의 비유로 삼아 개인의 노력을 서사화한다. 특히“나를 반기던 새들도 / 보이지 않는다”라는 구절은 외부 세계의 응원과 격려가 사라지는 시점을 묘사하며, 이는 인간이 가장 외롭고 힘겨운 순간, 스스로만을 의지해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정상이 눈앞에 있지만 결국 “허우적거리며 / 또 한 해가 지나간다”라는 마무리는 삶의 목표가 늘 도달 직전에 멀어지며 순환된다는 실존적 무력감을 잘 보여준다. 시인은 단지 성공에 대한 찬양이나 포기 없는 도전을 묘사하지 않는다. 시인은 오히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깊어지는 외로움과 피로, 그리고 끝내 도달하지 못한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보여주며, 반복적 노력과 무한 지연의 구조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임정숙 시인의 <가을의 눈물> <내 시는 어디에>

존재의 본질에 대한 시선과 증명

임정숙 시인의 <가을의 눈물>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배경으로 시인이 느끼는 고통과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는 실존적 서정시다. 이 시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언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인의 고뇌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무게를 가을의 정서와 결합해 풀어낸다. “가을이 아파 눈물 흘릴 때”는 가을이라는 자연 자체가 감정을 가지는 존재로 형상화되며, 이는 자연과 자아의 동일화라는 전통적인 시적 수법을 따른다. 또한“지구 변방의 작은 도시”는 시인의 현실적 공간이자 그런데도 ‘영원을 시작하는 장소’로 기능하는 아이러니한 배경이다. 시는 이처럼 미시적 공간 속의 거대 감정, 즉 일상의 협소한 틈에서 보편적 아픔을 길어 올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임정숙 시인의 <가을의 눈물>은 정서적 깊이와 철학적 명료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수작이다. 이처럼 언어에 대한 성찰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동시에 풀어낸, 내면의 밀도가 높은 작품이다.

<내 시는 어디에>는 잊힌 자아와 그 내면에 잠재된 예술적 열망을 소재로 시 창작의 의미와 존재의 시간성을 성찰하는 은유적 자아 서사시이다. 시는 고요하고 단정한 문장 속에 깊은 고백의 리듬을 담고 있으며, 마치 자신의 언어를 되찾는 과정처럼 진행된다. 이 시는 단순히 상실이나 침묵의 고백이 아니다. 화자는 외면적으로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아 속에도 창조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존재했음을 드러낸다. 억눌림 속에서 고요하게 지속된 감정은 결국 창조적 기운으로 승화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보내버린 어제 / 내 시는 여기서 / 오늘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네”라는 시어를 통해 시적 자아는 과거의 자기 자신을 ‘내 시’로 재정의하며, 그 시가 지금 이 자리에서 ‘오늘’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고 선언한다. 이는 시의 창작이 단순히 언어의 결과물이 아니라 존재의 회복과 정체성의 발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인은 내용과 형식이 정제된 슬픔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며 시 창작이란 상처를 꿰매는 의식이며, 존재를 증명하는 작업임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애리 시인의 <쪼개기> <플라스틱 거울이 다가와>

실험성과 사유성의 극대화

이애리 시인의 <쪼개기>는 시간과 감정, 그리고 인식의 단위를 ‘쪼개기’라는 물리적 행위에 비유하여 내면 심리의 분석 과정을 형상화한다. <쪼개기>는‘분리’, ‘잘라서 계산’, ‘낱알’, ‘씨앗의 속과 껍질’ 등 세분화와 분석을 상징하는 어휘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파편화된 리듬감을 생성한다. 특히 ‘눈물’을 주제로 하면서도 그것을 단일 감정의 표출이 아닌, 분석·계산·정산의 과정으로 환원시키는 태도는 감정의 해체와 재구성을 동시에 수행한다. 여기서 ‘온전한 눈물’은 단순한 감정적 완결이 아니라, 조각난 진실과 거짓을 꿰맞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리얼리즘적 감정보다 개념적 완결을 지향한다. 이애리 시인은 감정을 해체하고 그 파편을 다시 조합하여 의미를 재구축하는 ‘해체 후 재구성’의 시학을 드러낸다. 이처럼 시인은 내면 감정을 정서적 서사로 전개하는 대신, 분석과 파편화라는 방법론을 통해 감정의 구조를 재조립하는 실험적 작품을 보여준다.

<플라스틱 거울이 다가와>는 ‘거울’을 모티프로 하여 욕망, 자기 분열, 반복되는 내적 순환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특히 ‘거울과 나’, ‘덜어낸 육신’과 ‘살점’처럼 자아와 그 일부가 분리·대립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이는 포스트모던적 자기 해체와 시뮬라크르 개념을 강하게 내포한다. 또한 욕망은 제거하려 해도 ‘다시 와 붙을까봐’라는 불안과 함께 끊임없이 재귀하며, 이는 반복강박(psychoanalytic repetition compulsion)과 연결된다. 시인은‘무한한 반복이 의식처럼’ 걷는 거울 길, 그 끝에 남는 것은 ‘플라스틱’이라는 인공물뿐이라고 한다. 이때 플라스틱은 영속성과 인공성을 동시에 품은 현대 문명의 부산물로서, 진짜를 대체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는 시뮬라크르적 존재이다. 시인은 자기와 욕망의 관계를 시뮬레이션적 공간에서 재현하면서 끝없는 순환 속에서 본질이 사라지고 인공적 껍질만 남는 현대적 인간 조건을 보여준다. 시인은 이로써 독자는 시적 화자가 거울 속에서 경험하는 현기증과 동일한 어지러움을 체험하게 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윤용선 시인의 <가을에 만나자> <거목>

시간과 성숙을 기다리는 내향적 서정과 존재의 실현

윤용선 시인의 <가을에 만나자>는 계절 변화를 통한 시간의 은유 속에 관계의 성숙과 재회를 약속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형식적으로는 3연 구성이며, 각 연은 계절적 이미지와 심리 상태를 병치하여 의미를 확장한다. 이 시는 낭만주의적 감정의 격정을 배제하고 상징주의적 시간·계절 이미지 속에서 기다림의 미학을 구현한다. 특히 ‘가을’은 완성된 결실과 성숙의 계절로서 화자는 성급한 재회 대신 완결된 감정의 시기를 택한다. 이는 단순한 연인의 재회 약속을 넘어 인간관계에서 성숙과 인내가 지니는 가치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로써 윤용선 시인은 서정시의 전형적 요소(자연·계절·정서)를 보유하면서도, 절제와 시간의 철학을 함께 제시하며 주제를 강화한다.

<거목>은 ‘거목’이라는 중심 은유를 통해 개인의 성장, 극복, 사회적 역할을 그려낸다. <거목>은 서사적 전개를 띠는 자유시로 과거(탄생·연약함)와 현재(성장·다짐)를 두 축으로 나눈다. 1연에서는 ‘차가운 대지의 심장을 찢고’라는 강렬한 의인법과 역설적 이미지로 출발하공 있다. 또한 ‘송곳처럼 태어났다’라는 표현처럼  탄생의 날카로움과 불안정을 시각화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이처럼 윤용선 시인은 리얼리즘적 토대 위에 서정성과 상징성이 결합한 형태를 보여준다. 리얼리즘은 성장 과정의 구체적 고난(비바람, 부러질까 두려움)을 묘사하는 데서 드러나며, 상징성은 ‘거목’이라는 은유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이상적 모습을 압축한다. 또한 시인의 자기 선언 강도와 반복적 상상은 근대 서사시의 자기 형성 모티프와 맞닿아 있다. 윤용선 시인은 고난을 극복하고 사회적 역할로 나아가는 외향적 서사에 무게를 두는 시선을 보여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조용현 시인의 <한 걸음 전의 아침> <구들장>

구체적 사물과 생활 장면에 녹아든 서정

조용현 시인의 <한 걸음 전의 아침>은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뒤 도래하는 새벽의 전조를 서정적으로 포착한다. 각 연은 계절·자연의 구체적 이미지(‘서리 어린 침묵’, ‘앙상한 가지’, ‘눈발’)와 시간적 전환의 추상적 개념(‘예고’, ‘빛’, ‘희망’)을 교차시켜 의미의 층위를 확장한다. 이미지 사용 면에서 겨울과 봄의 경계는 단순한 계절 전환이 아니라, 고통 이후의 회복을 은유한다. ‘가장 매서운 바람을 맞은 자리’에 ‘가장 먼저 빛이 내려앉는다’라는 역설은 상처받은 곳이야말로 빛과 희망이 가장 먼저 스며드는 공간임을 시적으로 선언한다. 이는 고난을 통한 내적 성숙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현대적 언어로 재현한 예라 할 수 있다. 조용현 시인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직접 제시하면서도 감상적이거나 선언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조용한 자연의 이미지 속에서 서서히 드러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의 온도를 천천히 높이게 한다.

<구들장>은 이 시는 한국 전통 난방 구조물인 ‘구들장’을 중심 은유로 삼아 인간관계 속의 온정과 상호 의존을 형상화한다. 특히 장면 묘사와 의도적 반복 구조가 결합되어 있는 부분이 탁월하다. 특히 이 시는 민속적 소재를 현대 감각으로 재구성한 생활 서정을 그리는 부분이 탁월하다. 특히 ‘불목’, ‘아랫목’, ‘아궁이’ 등 전통적 사물 어휘가 서정적 은유의 매개로 작동하며, 공간적·감각적 경험을 정서의 중심축에 놓는다. 이 시에서 구들장은 단순한 난방 시설이 아니라 서로의 차가움을 막아주는 존재, 곁을 지키는 관계의 은유를 보여준다. <구들장>은 관계의 온도를 전통 주거문화의 감각적 요소에 담아낸 시로 조용현 시인은 독자에게는 따뜻한 촉각적 경험과 함께 누군가로부터 받는 온기의 소중함을 새삼 상기시킨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최인규 시인의 <부활> <모정(茅亭)>

감각적 묘사를 통한 생동감

최인규 시인의 <부활>은 장면 전환이 이어지는 연속적 묘사 구조를 취하며, 각 행은 자연의 변화(봄바람, 새순, 잔설)와 인간의 행위(어깨춤, 농무) 사이를 오가며 ‘부활’의 다층적 의미를 구성하는 작품이다. 또한 ‘망둑어’, ‘다락 논배미’, ‘보리피리’ 등 토속적 사물 어휘가 현실성을 강화한다. 이미지 전개 면에서 특히 초입의 봄기운은 감각적 묘사(시각·청각)를 통해 생동감을 강조한다. 특히 ‘풍악’과 ‘오색 상모’가 하늘 가득 도는 장관으로 귀결되는 묘사력은 최인규 시인의 저력을 보여준다. 최인규 시인의 「부활」은 전통 민속과 현대 감각이 조화된 서정시로 토속적 현실성과 시적 상상력이 결합할 때 얼마나 강렬한 장면 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며, 이를 통해 시인은 독자에게 부활의 의미를 감각적·정서적으로 깊이 각인시킨다.

<모정(茅亭)>은 고향의 공간인 모정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의 대비,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기억의 변화를 그려낸 작품이다. 시는 현재의 ‘새로 지은 모정’에 누운 한 사내의 시선을 따라 과거의 모정에서 경험했던 놀이와 교류와 같은 삶의 장면을 차례로 회상하는 구조를 취한다. ‘구멍 뚫린 마룻바닥’, ‘고누, 장기판’, ‘아이들의 땟국이 절은 들보’와 같은 구체적 사물 어휘는 토속성과 현실감을 부여하며, 독자가 사라진 생활 풍경을 시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최인규 시인의 <모정>은 향토적 생활 서정을 바탕으로 화자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과거의 생활 감각과 놀이 문화,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느끼는 정서를 동시에 담아냄으로써, 시인은 독자에게 ‘공간이 품은 기억’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동시 부문>

현은경 시인의 <음표 낚시> <자동차 와이퍼>

놀이적 상상력이 잘 구현된 형식과 정서적 울림

현은경 시인의 <음표 낚시>는 음악과 낚시라는 전혀 다른 영역을 기발하게 결합하여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은유와 소리를 활용한 작품이다. 반복적인 의성어·의태어(‘쿵작쿵작’, ‘차르르’)가 사용되어 경쾌한 리듬을 형성하며, 이는 실제 음악의 박동과 물결의 흔들림을 동시에 연상시킨다. ‘오선지 그물’이라는 첫 구절은 악보를 바다처 음표를 물고기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시각적 비유로 독자에게 순간적으로 환상적인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감정의 고조와 완화가 음악의 장단처럼 시 전체에 흐르며 아이들이 생활 속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정서적 효과를 보여준다. 현은경 시인은 동시의 특징인 감각의 혼합(시각·청각·촉각)과 놀이적 상상력이 잘 구현된 형식을 통해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적 감수성을 보여준다.

<자동차 와이퍼>는 시적 대상인 ‘자동차 와이퍼’를 의인화하여 비 오는 날의 작은 무대를 따뜻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앞 유리 위 무용수’라는 첫 구절은 와이퍼의 기능을 단순히 설명하는 대신 춤추는 존재로 변모시켜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준다. 형식적으로는 의성어·의태어(‘칙칙칙 착착착’)를 반복하여 리듬감을 만들고 와이퍼의 규칙적인 움직임을 시청각적으로 재현한다. 특히 ‘엄마의 손길 같아요’라는 비유는 시의 정서를 완성하는 핵심 문장이다. 비를 닦아 시야를 열어주는 와이퍼의 동작을 아이를 보살피고 길을 열어주는 엄마의 손길에 빗댐으로써 사물과 사람, 기능과 감정이 하나로 연결된다. 현은경 시인은 이러한 결말을 통해 어린이 시에서 중요한 ‘정서적 울림’을 만들어 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생활 속 사물에 숨어 있는 사랑의 형태를 발견하게 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배병규 작가의 <혼자 피는 꽃>

한 여성의 고단한 인생 여정과 그것을 관통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내밀한 결을 매우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

화자의 <혼자 피는 꽃>은 단순히 어머니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서 한 세대의 여성들이 감내했던 억압과 헌신의 역사를 담고 있다. 특히 시집살이, 남편의 외도, 경제적 독립없이 살아야 했던 시대 배경이 짙게 배어 있어 개인적이면서도 집단적인 여성 서사로 읽혀진다.
“짝사랑은 혼자 하는 거다”라는 어머니의 말은 관계 속 상호성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는 비극적이지만 숭고한 고백이다. 이는 자기희생적 사랑이자 조건 없는 헌신의 본질을 보여주는 문장으로 수필의 정서를 압축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문단의 “아직 돌아오지 않은 나비 한 마리를 기다리는 꽃”이라는 묘사는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매우 시적으로 요약한다. 동시에 어머니의 현재 상태와 죽음 이후의 재회를 운유하는 철학적이고 시적인 마무리는 곧 기다림의 이미지와 죽음의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이 글의 장점은 강한 서사력과 몰입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야기는 연대기적 구성으로 자연스럽게 몰입을 이끌어낸다.

인물의 성격이 뚜렷하고 생생함이 그려져 있는데 어머니는 단순히 희생적인 여성이 아니라 삶을 능동적으로 감내하고 감정을 억제하며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강인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 글은 누군가의 짝사랑이 결국 세상을 감싼 온기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의 증언을 잘 풀어낸 글이라 볼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기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황영심 작가의 <쑥 캐던 시절>

쑥이라는 식물에 얽힌 자연, 가족, 유년 시절, 그리고 어머니의 삶을 섬세하게 엮은 추억 회상형 글이다.

화자의 <쑥 캐던 시절>은 쑥에서 출발해 생애와 죽음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자아 성찰로 확장되는 구조가 감정적으로 깊이가 있다.
쑥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기억과 정체성 탐색이 주를 이루는데 쑥은 이 글에서 단순한 식물이 아닌 가족과 과거 특히 어머니를 상징하는 기호이다.

쑥을 캐던 어린 시절 쑥 무더기가 있던 어머니의 장례식 날 쑥떡을 준비한 제사상 등의 장면을 통해 쑥은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상징적 매개체로 기능한다.
어머니에 대한 회고와 존경이 각인되어 있는데 거칠고 질긴 쑥에 “엄마의 질긴 삶”이 투영되어 있다. “강한 뿌리를 땅속에 박고 다시 살아나는” 쑥을 보며 엄마의 생존력과 헌신을 되새긴다. “다정다감할 여유도 없이 거칠게 살아야 했던 그때의 엄마”라는 표현은 후대의 자식으로서의 사유와 감사로 이어진다.

과거를 회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의 나와 내 삶에 대한 물음으로 나아가면서 자기 성찰로 마무리 되는 글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이인원 작가의 <내 마음의 길>

이 글은 해파랑길이라는 실제의 길을 배경으로 걷기의 철학과 자기 성찰, 치유의 경험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산책이라는 평범한 행위를 통해 삶의 본질, 감정의 해방, 의식과 무의식의 순례를 통찰하는 깊이 있는 글로 산문에 시적 감수성을 더한 에세이라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해파랑 길은 단지 물리적인 걷는 길이 아니라 정신적 순례의 공간, 즉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내면의 통로이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기도처럼’ ‘명상처럼’ 혼란을 정돈하고 기억을 정제하는 치유의 도구로 자리한다. “걷는 것은 시간을 천천히 되돌려 쓰는 일”이라는 문장은 과거를 재조명하고 잊힌 기억을 복원하며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는 자아 회복의 은유이기도 하다.
단순한 여행기나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고, 존재론적 성찰과 심리적 해방을 깊이 있게 다룬다. 문장은 시적 이미지와 명상적 호흡을 잘 활용하여 감성과 사유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통찰에 기인한 내용의 확장이 논리적이면서 감성적으로 자연스럽다.

해삼, 멍게, 고깃배, 백사장, 바닷바람, 해변의 곡선 등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시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며 독자의 몰입을 유도한다.
“바람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고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들어와 내 눈과 마주한다” 같은 문장은 시적인 섬세함을 보여준다. 문장력과 철학적 통찰이 뛰어나다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유정민 작가의 <엄마 본능>

이 글은 단순한 육아 이야기나 직장 맘의 고백을 넘어 삶이 본질을 탐색하고 자기 존재에 대한 진정한 질문을 던지는 성숙한 글이다.

화자의 <엄마 본능>은 워킹맘인 화자가 자신의 경력과 삶 그리고 모성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국 “엄마로서의 자리”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회고하는 감성 에세이이다.
글의 구조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서서히 독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모성 본능과 진정한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화자는 사회에서 일 잘하는 여성, 자기 계발에 힘쓰는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애써왔지만 아이가 그려준 그림 한 장을 통해 자신이 아이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모성이 선택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의 방향성임을 강조하며 삶의 진정한 자리로 인도하는 데 있어 이 본능을 따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길임을 말한다.

일을 그만두게 되고 아이와 함께하기로 한 결단은 단지 직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깊은 소리에 귀 기울인 치유의 시작이었다.
이 글은 감정선이 섬세하게 살아 있음이 느껴지는데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디테일과 리듬감 있는 문장이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엄마로 산다는 것의 가치와 무게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정직하게 기록한 우수한 글이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 받는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설 부문>

김주하 소설가의「유리벽」

김주하 작가의 소설 『유리벽』은 세심한 시선으로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선과 사회적 구조 속 보이지 않는 위계,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과 체념을 조망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어느 전라도 도시의 초등학교. ‘나’는 초등학교 교사로, 담임을 맡은 반의 두 여자아이 현과 영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현은 기와집에 사는, 외향적이고 발랄한 아이이고, 영은 아파트에 사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이다. 겉으로 보기엔 성격도 배경도 다른 두 아이지만, 사실 그들은 같은 아버지를 둔 이복 자매다. 아버지는 두 가정을 오가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가난했던 자신의 성장기와 대비해 두 아이의 아버지를 비교하며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점차 두 가정의 내막을 관찰자로서, 또 도덕적 판단자로서 들여다본다. 각 아이의 도시락 반찬과 옷, 행동 등을 통해 두 가정의 미묘한 갈등과 경쟁, 그리고 아이들의 감정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읽어내려 한다.
가정방문을 통해 먼저 방문한 영이의 집은 조용하고 정갈 하지만 말수가 적고 거리감이 있다. 첩의 집이라고 추정되지만 확신할 수 없다. 이어 방문한 현이의 집은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이며, 현의 어머니는 여유롭고 당당하다.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두 여자의 대조적인 태도는 ‘나’에게 또 다른 의문과 판단을 낳게 한다.
이야기는 다시 나의 아버지로 확장된다. 치매로 요양병원에 누워 있는 아버지를 돌보며, '나'는 자신이 교사가 된 것이 아버지의 꿈이자 자부심이었다는 점을 되새기지만, 교사의 현실은 선물과 경쟁, 감정의 소비로 가득 차 있다. 현의 어머니가 영이 어머니의 병을 언급하며 ‘현이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라는 말로 끝내자, 주인공의 감정은 다시 혼란에 빠진다.
결국 이 소설은, 선명하지 않은 유리벽 처럼 경계와 관계, 윤리와 감정 사이의 흐릿하지만 존재하는 선들을 드러내며 끝을 맺는다.

김주하 작가의 소설 『유리벽』은 주제 의식과 미장센이 뛰어난 작품이다. '투명하지만 단단한 경계'라는 상징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며 두 아이와 그 어머니들, 그리고 주인공 '나'와 아버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의 벽은, 사회 구조 속 보이지 않는 차별과 위선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1988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서울올림픽"이라는 들뜬 분위기 아래 가려진 지방의 정서, 가난, 윤리의 흔들림은 인상 깊다.

또한 이 소설은 관찰자 시점의 절제와 미묘한 감정선 묘사가 뛰어난데 '나'는 사건의 중심에 있지 않지만, 관찰자이자 해석자, 때로는 판단자로서 독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 사이에 숨어 있는 긴장감과 기만을 포착하는 작가의 감각이 섬세하다고 느껴진다.

특히, 이 소설은 언어의 균형과 서사의 완성도 면에서 관찰이 치밀하며, 언어가 낭비 없이 구성되어 있다.라고 보여 진다. 정서의 농밀함과 문학적 품위를 동시에 유지하면서도, 현실의 쓴맛을 잊지 않는데 마지막 부분 아버지의 병실 장면에서는 자기 고백적 서술과 사회 구조적 고찰이 맞물리며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구성은 매우 완성도가 높지만, 약간은 길게 늘어진 인상도 있으며. 후반부의 아버지 이야기와 초반의 두 아이 이야기는 어딘가 이질적인 결로 분리되어 보일 가능성이 있어, 독자에 따라 중심축이 분산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감정과 윤리의 흐름으로 본다면 그 연결은 충분히 의미 있게 해석될 수 있겠다.

김주하 작가의 신인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더욱 정진하여 대한민국의 소설을 빛내줄 위대한 작가로 성장해 주시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영희 소설가의「솔잎이란 이름에 대하여」

「솔잎이란 이름에 대하여」는 입양, 모녀의 사랑, 정체성, 용서라는 깊은 주제를 담은 감정의 서사로, 한 인간이 '이름'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주인공 이솔잎이 군복무 중인 연인 동이의 첫 휴가 소식을 받고 서울역으로 마중을 나가던 중, 뜻밖에도 어머니의 대장암 수술 소식을 병원에서 통보받는다. 급히 병원으로 향한 솔잎은 수술을 마친 어머니와 재회하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암 수술 사실을 숨긴 이유, 그리고 그간 말하지 못했던 한 가지 비밀을 듣게 된다.
그 비밀은 솔잎이 입양된 아이였다는 것. 어릴 적 생모 서솔잎이 돌도 안 된 아이를 두고 사라졌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어머니는 솔잎을 자신의 아이로 입양해 키우게 된다. 딸의 이름을 ‘솔잎’으로 지은 이유도, 그 생모를 기억하고 대신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제 진실을 마주한 솔잎은 오래전 중학교 시절 생모를 찾아왔던 낯선 남자에게 받은 사진을 불태우며, 내면의 상처와 과거를 보내기로 한다. 법당에서 동이와 함께 사진을 재로 만들어 묻는 장면은 과거와의 이별이자 현재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상징적 행위로 그려지고 있다. 마지막엔 솔잎이 엄마에게 "나는 영원히 엄마 껌딱지야"라고 고백하며, 혈연을 넘어선 모녀의 유대를 다시금 확인하는 것으로 소설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극적인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되, 지나치게 드라마틱 하거나 작위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인물들의 감정선이 시간과 상황을 따라 자연스럽게 깊어지며, 중반 이후 ‘비밀 고백’에서부터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 감정의 밀도가 뛰어나다.
특히, 초반부의 일상 장면(지하철, 전화, 병원 도착)이 후반부의 감정 폭발을 위한 정서적 바탕을 탄탄히 깔아주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소설은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모성애의 위대함을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주인공 솔잎의 이름이 친엄마에게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을 넘어, 한 아이를 향한 두 엄마의 사랑과 삶의 연결성을 상징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상처의 치유와 수용, 그리고 관계를 통한 성장의 메시지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인상 깊은 것은, 솔잎이 친엄마의 사진을 태우는 행위로 과거와의 단절이 아닌 아픔을 끌어안고 정리하며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진다. 이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존재와 현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소설 전체를 감싸는 따뜻한 메시지를 응축하여 전달한다. 라고 보여진다. 동이의 묵묵한 존재감 또한 솔잎의 치유 과정에 큰 힘이 되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총 평

「솔잎이란 이름에 대하여」 는 인간 본연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관계의 복잡미묘함을 진솔하게 그려낸 좋은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비록 비극적인 서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결국은 따뜻한 치유와 희망으로 나아가는 모녀의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며, 문학적 가치와 감동을 겸비한 뛰어난 작품이라 사료 된다. 굳이 이렇다할 흠을 찾아 볼 수 없으리 만큼 전반적인 이야기 전개의 유려함과 구성이 탄탄해 보인다.

이영희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출발을 축하드리며 우리시대의 현실과 미래를 조명하는 뛰어난 작가로서 큰 희망이 되어 주시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

문학고을출판사

대표 조진희

경기 부천시 오정구 성곡로16번길 7 (여월동, 베르네) 901호

고객센터 02-540-3837

사업자등록번호 332-93-01382


[서울사무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217-47 2층 204호

전화 02-540-3837

팩스 02-6455-8964


문학고을 회장 조현민

휴대폰 010-7193-3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