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신인문학상 수상
등단 당선작 심사평 < 제 77회 1차>
<엘리트 문학의 산실 / 시인 등단의 길잡이>
<시 부문>
박미순 시인의 <나비> <여주여(驪州汝) 난 오늘도>
자연과 공간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을 상징화
박미순 시인의 <나비>는 자연과 인간의 내면적 정서를 교직하여 서정적 화법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나비가 사알짝 맘에 올라앉았다"라는 구절은 감각적 이미지의 섬세한 제시에 기반하며, 이는 단순한 심상 묘사가 아니라 화자의 심리적 동요를 은유적으로 표상하는 장치이다. "붉은 실"과 ‘나비’와 같은 모티프를 바탕으로 한 은유가 매우 아름답게 표현된 이 작품은 낭만주의적 정조와 상징주의적 기법의 결합을 보여준다. 또한 "그저 즐거웁다"라는 표현은 의도적 고어체 사용으로 현재의 정서 속에 과거의 언어 감각을 병치시켜 시간적 깊이를 더한다. 박미순 시인의 <나비>는 주체의 내면 심상과 자연 이미지의 병렬을 통해 운명적 좌절과 희망의 연속적 진동을 시각화한 수작이다.
<여주여(驪州汝) 난 오늘도>는 "여주여 / 난 오늘도 / 아름다운 널 닮아가고 있었음을"이라는 반복적 호명과 고백의 구조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낭만주의적 향토 서정의 요소가 강하게 배어 있으며, 동시에 상징주의적 심상화가 공간적 배경 속에서 발생한다. 특히 "남한강 깊은 물결 / 귀히 품은 그 마음"은 인간의 내적 감정과 강의 유영하는 흐름을 동일화시킨 전형적 낭만적 수사이다. 또한 "묵묵히 흘러가는 숨소리"라는 의인화적 표현은 공간적 풍경을 심리적 내면의 반영물로 치환한다. 시의 형식적으로는 반복적 구조와 점층적 전개가 두드러지는 구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는 부분도 매력적이다. 박미순 시인은 이렇게 전통적 향토 서정시의 맥락을 계승하면서도 반복과 호명 구조를 통해 현대적 리듬을 부여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숙희 시인의 <새벽은 낮은 음역대에서 깨진다> <빗길>
감각적 표현과 자연과의 교감과 성찰
이숙희 시인의 <새벽은 낮은 음역대에서 깨진다>는 새벽의 소리를 음악적 은유와 대비를 통해 풀어내는 일종의 음악적 서정시라 할 수 있다. 시적 화자는 일상의 파편적 청각 경험을 악보적 기호와 연주법으로 전환하면서, 세계를 음악으로 번역하는 독특한 시각을 드러낸다. “접시가 심벌즈 음으로 깨지기 시작하자”라는 구절에서 보듯 평범한 소음을 교향악적 장면으로 치환하는 방식은 상징주의의 기법을 계승한다. 특히 문학사적으로는 낭만주의 음악 정신과 모더니즘 시학의 결합을 떠올리게 한다. “데칼코마니 창문은 라흐마니노프처럼 부드럽다”라는 문장은 음악적 인용을 통해 일상의 사물을 예술적 차원으로 격상시키는 동시에 전위적 이미지 전환으로 독자의 감각을 자극한다. 더 나아가 이숙희 시인은 새벽의 풍경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적 상징성을 매개로 인간 존재의 불안과 긴장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빗길>은 자연 현상인 ‘비’를 화자의 생애와 결부시키며, 자연 서정과 인생 성찰이 교직된 전통적 서정시의 계보를 따른다. 시의 전개는 빗물의 순환과 화자의 삶의 여정을 병치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비도 우왕좌왕 흘러가다 마침내는 / 제 갈 길 찾아 바다로 간다"를 통해 빗물의 종착점은 곧 인간 삶의 의미 회복 혹은 궁극적 귀의의 은유를 보여준다. 또한 "억수장마에서도 끝없이 / 내 생을 둘러매고 갈 마음이면 길은 찾는다"라는 시어는 삶의 의지를 강조하는 낭만주의적 서정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화자의 성찰적 음성을 산문적 리듬으로 형성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또한 "포롱 포롱 포로롱"과 같은 의성어적 반복은 무거운 사유 속에 리듬과 유희성을 부여하여 시의 긴장과 이완을 조율한다. 특히 마지막의 “이젠 마른 발로 빗길도 거뜬해 갈 수 있겠다”라는 시어는 시의 완결감을 형성하며, 삶의 극복 의지를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시인은 인간이 삶의 폭우 속에서도 끊임없이 흐름을 선택하고 끝내는 바다와 같은 목적지에 다다른다는 긍정적 철학을 구현한다. 또한 그 서정적 울림은 단순한 자연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인간 실존의 길 찾기와 회복의 담론으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윤승희 시인의 <성장> <틈>
내면의 의지와 균열 탐구
윤승희 시인의 <성장>은 개인의 내적 불안을 극복하고 자기 초월을 향해 나아가려는 정신적 성장 서사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대의 주춤대는 두려움”은 좌절의 감각을 지시하는 동시에 그것이 곧 비상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낭만주의적 자기 극복의 서사와 동시에 현대적 자기 계발적 담론의 문학적 변주라 할 수 있다. 특히 시어들은 격문적이고 선동적인 문체를 지닌다. 이러한 수사적 방식은 고전적 서정시의 내적 독백과 달리 청중을 향한 직접적 발화라는 점에서 현대 산문시적 경향과도 맞닿는다. 윤승희 시인은“그대의 적은 오직 자신뿐이다”라는 시어는 반복적 압축의 극대치로 주제적 핵심을 직설적으로 봉합한다. 또한 시인은 자기 극복의 의지와 실존적 투쟁의 긴장을 다루며, 고전적 교훈시에 현대적 어휘를 넣어 뛰어난 창의성을 보여준다.
<틈>은 자연 현상인 ‘물’과 ‘바다’를 은유로 삼아 미세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파장으로 확장되는지를 탐구한 작품이다. 시는“아주 작은 틈새로 / 새어 들어 온 물이 / 겉잡을 수 없는 파도가 된다”는 미시적 현상이 거시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전환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작은 균열에도 틈이 생기듯 / 시작은 얕지만 / 파장의 끝은 소용돌이 친다”라는 시어를 통해 점층적 리듬을 보여주고 미시적 사건이 확대되는 동학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또한 시인의 “그대의 바다는 고요한가”라는 수사의문문은 독자에게 직접적인 성찰을 요구하며, “유일한 심지가 된다”라는 선언적 어조를 통해 문제 해결의 희망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윤승희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정인수 시인의 <붓> <환희>
다층적 은유와 확장
정인수 시인의 <붓>은 ‘붓’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시 전체가 붓의 창조적 힘과 그에 얽힌 인간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구조를 가진 작품이다. “팔 걷은 그대 손엔 아무것도 없지만 / 날 숨 한번 내려 쉬니 / 천지간 못 이룰 게 없어”라는 대목은 행위(붓을 드는 제스처)를 존재론적 창조의 선언으로 고양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정체성“마술사”, “연인”, “자유인”, “방랑자”는 단일한 주체를 다층적 은유로 확장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병렬 구조는 화자가 붓(혹은 예술가)을 단순한 도구적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 경험 전체를 창조하고 치유하며 자유롭게 유영하게 하는 예술적 절대자로 상정함을 보여준다. 정인수 시인은 예술, 더 나아가 창조적 주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붓>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의 영원한 방랑을 긍정하는 낭만적 서정을 구현한다.
<환희>는 구체적 공간인 형산강 둘레길을 배경으로 하여 일상적 체험을 환희의 정점으로 고양하는 작품이다. 이 시는“새벽녘 형산강 둘레길을 걷습니다”라는 산문적 진술로 시작하여 “금계국”, “나팔꽃”, “물안개” 등 구체적 이미지들이 겹겹이 배치되며 서정적 울림을 확장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의문형 “내 생애 이토록 아름다운 길 걸어본 적 있었던가?”라는 독백 형식을 통해 동시에 독자에게 체험의 공유를 요구한다. 이는 전통 서정시의 관조를 넘어 화자의 감각적 환희를 공동체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장치이다. 또한 후반부의 오카리나 연주 묘사는 음악과 풍경, 인간의 교감을 삼중적으로 결합시켜 시의 감각적 스펙트럼을 완성한다. 이렇게 정인수 시인은 수사적 질문과 결론적 단언을 교차하여 화자의 경험을 삶 전체의 긍정으로 뛰어나게 귀결하고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전강배 시인의 <흔들려도 괜찮아> <그러므로 남는다>
실존적 위로의 시학과 시간의 지속성
전강배 시인의 <흔들려도 괜찮아>는 불안정한 존재의 흔들림을 긍정으로 전환하는 치유적 정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람이 분다 / 바람이 불어온다”라는 반복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삶 속 외부의 흔들림과 내적 동요를 환유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흔들려도 괜찮아 / 휘청여도 괜찮아”라는 후반부의 반복적 선언은 시 전체의 주제의식 즉 불안정 속에서도 자기 수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봉합한다. 특히 전강배 시인의 시어의 전개는 감각적 이미지와 심리적 내면의 교차를 뛰어나게 포착한다. 또한 “흠뻑 맞아도 괜찮아”, “흔들려도 괜찮아”와 같은 긍정적 수미상관 구조는 독자에게 안정적 울림을 제공한다. 시인은 <흔들려도 괜찮아>를 통해 불완전성과 불안정성을 삶의 본질적 조건으로 수용하며 그 속에서 성숙을 모색하는 위로의 서정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남는다>는 과거의 기억과 추억을 돌담과 눈의 이미지에 중첩하며 기억의 지속성과 침묵의 힘을 드러낸다. “소북 소북 눈같이 많은 추억을 쌓아 놓았지”라는 구절은 자연 현상과 정서적 기억이 겹겹이 포개지는 방식을 보여준다. 눈은 사라짐과 쌓임의 이중적 속성을 지니는데, 시인은 이를 통해 추억이 사라지면서도 동시에 남는 역설을 드러낸다. 특히 “수줍은 돌담은 아무 말 없지만 / 나는 안다”라는 대목은 무언의 사물을 매개로 한 감정의 투사이며, 상징주의적 서정의 기법을 보여준다. 돌담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과거의 목소리를 머금고 있는 ‘기억의 매개체’로 기능한다. 또한 시인의 “똑, 똑, 떨어질 것만 같은”과 같은 소리 이미지의 사용은 정적 풍경 속에서 내적 울림을 가시화한다. 전강배 시인은 기억과 추억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고 무언의 사물 속에 잠복하여 여전히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억의 지속성을 아름다운 서정으로 보여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김지연 작가의 <엄마의 원피스>
이 글은 엄마와의 기억을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풀어낸 회상적 산문이다.
화자의 <엄마의 원피스>는 개인적 애도의 기록이자 가족사를 품은 에세이로서 감정의 진정성과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 할 수 있다.
문장 호흡을 정제하고 이미지의 중심축을 줄이면 훨씬 강력한 문학적 울림을 가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글 속 “옷”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기억, 사랑, 세대 간 전승을 모두 품은 상징으로서 독자에게 오래도록 남을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옷의 상징성을 따뜻한 기억을 품은 ‘기억의 그릇’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엄마의 두 얼굴에 대한 표현은 “솜사탕처럼 녹을 것 같은 연약함”과 “아버지보다 12년을 더 산 강인함”이 대비되어 엄마의 모순된 존재감(연약함 속의 강인함)을 드러낸다.
엄마가 떠난 뒤에도 화자는 옷을 매개로 엄마와 계속 ‘대화’를 이어가며 죽음 이후의 대화를 시도한다. 이는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 또한 딸에게 옷을 물려주고 싶다는 다짐을 삶의 순환과 애도의 승화를 통해 보여준다.
이글의 정체성과 기억의 전승은 후세까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풍선처럼 쭈글쭈글한 피부, 솜사탕 같은 엄마, 서걱서걱 어는 자리끼, 등등 시각. 촉각. 미각을 모두 자극하는 디테일한 묘사의 이미지가 생생하다는 장점이 있다.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지 않고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듯 솔직하게 서술해 독자에게 진한 공감을 주는 감정의 진정성 있는 표현이 백미라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자리매김하며 사랑받을 수 있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권성선 작가의 <내 자식만큼은>
이 글은 부모의 마음과 자식의 성장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바다라는 극적인 배경에 담아낸 자전적 산문이다.
화자의 <내 자식만큼은> 개인적 체험이 보편적 울림으로 확장되는 좋은 에세이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불안, 안도, 미안함, 사랑이라는 복합적 감정을 바다라는 상징적 배경에 잘 녹여냈다.
부모의 근원적 두려움 특히 자식이 세상에 나아가 부딪히려는 순간, 부모는 본능적으로 그 길을 막고 싶어하는 것을 표현했다. 바다의 상징성을 통해 자유, 성장, 험난한 현실을 모두 아우르는 복합적 상징으로 나타낸다. 동시에 아름다움과 위험이라는 양면성을 통해 자식을 세상으로 내보내야 하는 부모의 복잡한 심리를 잘 투영한다.
아이가 배를 타려는 선택의 원인이 가정 형편이라는 점에서 화자는 자기 탓을 하게 된다.
그것은 자식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글의 진정성 있는 서술은 사실적인 상황이 글의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부모가 느끼는 두려움과 안도감이 솔직하게 드러나 독자의 감정 이입을 강하게 이끈다 볼 수 있다.
군데 군데 강렬한 문장들이 보이는데 이를테면 “세상에 부딪히러 가는 작은 어른” “바다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삼킬지도 모르는 존재” 이런 문장들이 압축적이면서도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자리매김하는 훌륭한 작가로 대성하고 성장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양경희 작가의 <단풍잎>
이글은 단풍과 찰밥을 연결해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그린 산문이다.
화자의 <단풍잎>은 상징의 힘, 감정의 진정성, 구조적 완결성이 돋보이며 단풍과 팥 없는 찰밥이라는 강렬한 은유를 통해 어머니의 기억 상실과 노쇠를 그려낸 뛰어난 산문이다.
단풍의 상징성이란 뜨겁게 불타는 생애와 그 끝의 소멸을 나타낸다. 어머니의 삶과 기억의 퇴색 과정을 그대로 투영한다. 찰밥과 팥의 상징성이란 어머니의 정성, 사랑, 환대, 그리고 치열한 삶의 열정을 뜻한다. “팥의 단맛은 당도가 올라간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문장은 음식과 사랑을 겹쳐 보여주는 핵심 표현이다. 그러나 “팥이 빠진 찰밥”은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 생의 붉은 에너지를 상실해가는 모습과 겹쳐진다.
“지금 어머니의 나무에는 몇 장의 단풍잎이 있을까”라는 질문은 곧 남아 있는 기억의 조각을 헤아려 보는 절절한 물음이다. 곧 기억 상실의 은유인 것이다.
단풍이 저물 듯, 어머니의 생도 저물고 있음을 직시한다. 자식은 그 과정을 바라보며 안타까움과 무력감을 동시에 느낀다.
풍부한 이미지와 비유가 돋보이며 구성의 밀도가 섬세하며 감정의 진정성 이를테면 화자의 체험과 감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진솔하게 드러나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커다란 장점이 있는 글이라 볼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작가로 자리매김하며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이태윤 작가의 <분필가루 속의 꿈>
이 글은 개인적인 회상에서 출발해 보편적 인생 성찰로 나아가는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자의 <분필가루 속의 꿈>은 분필이라는 도구를 통해 교육, 글쓰기, 삶의 가치를 연결하는 점이 강렬하고 감각적 디테일 덕분에 생생함을 주는 작품이다.
개인적 추억과 집단적 기억의 교차를 통해 한 개인의 추억을 넘어 한 세대가 공유한 교육 경험을 소환하다. 이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 교육의 ‘정서적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분필의 상징성은 단순한 필기도구가 아니라 삶, 배움, 가르침의 은유로 작동한다. 글쓰기와 기록의 의미에 대해서도 강조하는데 어린 시절 분필로 흉내 내던 ‘글씨 쓰기’ 경험이 곧 현재의 ‘글쓰기’로 이어진다는 점을 표현한다. 글쓰기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기 성찰, 기억의 재현, 존재의 증명이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결국 글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아이가 글로써 가르치고 남기는 사람으로 성숙해가는 성장담이다.
소리, 촉감, 시각, 공간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독자가 당시의 교실로 들어간 듯 몰입할 수 있는 감적적 디테일이 있다.
분필이라는 매개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글 전체를 관통하며 회상, 성찰, 메시지를 연결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개인사와 보편성의 접목을 통하여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울림을 준다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임정숙 작가의 <김치의 고향>
이 글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라 고향, 어머니, 정체성, 세월에 대한 복합적인 향수와 철학을 담고 있는 글이다.
화자의 <김치의 고향>은 김치는 곧 정체성과 향수의 상징이며 김치를 담그는 행위는 단순한 음식 준비가 아니라 고향과 조국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을 불러오는 매개체로 표현된다.
“열무김치 본질의 분수를 나타내지 못한 채..”하는 표현은 단지 요리 실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국에서 정체성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과 겹쳐진다.
결국 ‘김치의 맛’은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맛’ ‘인생의 질감’과 닮아있다는 철학적 의미를 내포한다 할 수 있다.
김치라는 소재 하나로 고향, 어머니, 시간, 정체성, 노년의 철학까지 확장해 나가는 점이 감동적이라 하겠다. 개인적이면서도 정서적인 깊이의 보편적인 울림을 준다. “내가 담가놓은 김치맛과 같은 날들...”은 음식과 인생을 연결하는 비유적 표현 곧 은유가 탁월하다 할 수 있다.
어머니가 손으로 버무려 우물에 넣던 장면은 독자에게 선명한 시각적. 감각적 이미지를 주며 그 시대의 생활을 잘 담아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보편적인 공감대 형성에 탁월한 엄마의 음식을 그리워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정성을 가졌다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우뚝 서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엄현서 작가의 <건망증>
이 글은 일상의 소소한 실수와 나이듦을 유머로 승화시킨 생활 에세이라고 볼 수 있다.
화자의 <건망증>은 건망증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즐겁게 살아가자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정서를 잘 전달하고 있다.
개인적 체험에서 출발하는 건망증이라는 작은 불편함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점차 나이듦과 기억력 저하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독자와 친밀감을 형성한다 할 수 있다.
유머와 자기 풍자의 결합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자조적이지만 무겁지 않게 풀어내 독자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불평에서 끝나지 않고 운동과 와인 같은 연구 결과를 끌어와 희망적인 마무리를 시도한다. 나이듦을 두려움보다는 “생활의 또 다른 풍경”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돋보인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경험들이라 독자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공감성이 있다. 유머러스한 서술들이 돋보이는데 “폭스바겐 커피” “부부 테크닉”같은 사례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데 진지한 주제를 가볍게 풀어낸 균형감이 좋다고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자리매김하는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디카시 부문>
김다령 시인 <망향가> <자화상>
<망향가>
사진의 화면 중앙의 묵직한 암석을 통해 단순한 풍경을 넘어 시간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바다와 수평선이 넓게 펼쳐진 배경 위에 쌓인 돌덩이의 거친 질감과 하늘의 잔잔한 빛이 대비를 이루며,‘오래된 기억’과 ‘지금의 고요’를 동시에 읽게 한다.
첫 행 “300년을 헤맸어요”는 과장의 표현 같으면서도 곧바로 정서적 진실성을 획득해 독자의 귀를 사로잡고, 짧은 네 행으로 이루어진 시는 방황·고단·그리움·귀향의 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사진의 물성과 시적 고백이 서로를 증폭시키며 작품 전체에 응집된 울림을 만든다. 언어는 평이하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깊이를 더한다. 직설적 어조가 정서의 무게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독자는 이미지와 언어 사이의 빈칸을 스스로 채우게 된다.
특히 직설적이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어조가 작품 전체의 울림을 오래 지속하게 하고, 결말의 “이젠 돌아가고 싶어요”는 절절한 바람으로 가슴에 남는다.
이 작품은 강한 이미지 발견과 응집된 언어로 망향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포착한다. 사진이 제공한 시간성과 문장의 간결한 고백이 서로를 보완하여, 짧은 분량으로도 깊은 정서적 울림을 남기는 완성도 높은 디카시다.
<자화상>
이 작품은 어둠 속에서 한 송이 봉오리를 부분조명으로 끌어내는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짙은 검정 배경 위에 선명한 초록의 줄기와 오렌지빛 봉오리가 떠오르듯 놓여, 강한 명암 대비가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만든다. 사진의 구성은 봉오리를 중심으로 주변의 싹과 잎을 균형 있게 배치해 아직 열리지 않은 가능성과 성숙을 암시한다.
시적 언술은 그 이미지에 곧장 응답하듯 짧고 단정한 문장으로 ‘대기’와 ‘도약’의 정서를 압축한다. “곧 터질거예요 / 화려하게 피어날 거예요”라는 반복적 종결은 자기 고백이자 다짐으로 들리며, 사진이 제시한 순간성에 언어적 확신을 부여한다. 제목 '자화상'은 시·사진·주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장면을 단순한 식물 풍경이 아니라 자기의 초상으로 읽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이미지와 언어가 서로를 증폭시키며 긴장감 있는 여운을 남기는 응집력 높은 디카시다.
김다령 시인의 「망향가」는 무게 있는 풍경과 단호한 고백으로 망향의 서사를 압축해 전달하고, 사진과 시적 언술이 서로를 강력하게 끌림이 있고
「자화상」은 어둠 속 봉오리를 극적으로 부각해 가능성과 자기 선언을 담아내는 응집력이 돋보인다. 디카시인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더욱 폭넓은 주제와 시선을 담아내는 디카시인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김근혜 시인 <가면> <자화상>
<가면>
가면을 클로즈업해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불안정한 경계를 시각화한다. 붉은 입술의 색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인위적 미소와 그 이면의 쇠락한 질감이 극명하게 대비되며, 흐림은 오히려 얼굴의 정체와 실체를 흐리게 만드는 사회적 가면의 성격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첫 행의 “나를 쓴다”라는 능동적인 선언으로 시작해 점차 일상과 내면의 슬픔을 연결시키며, 마지막 4행과 5행에서는 가면 아래 숨겨진 미소와 벗겨지지 않는 슬픔을 단정적으로 드러낸다.
이미지가 제시한 불확실성과 문장이 드러내는 고백이 서로를 잘 보완하여 ‘연기하는 자아’에 대한 응집된 정서를 만든다. 다만 사진의 흐릿함은 오히려 작품의 미학적 장치로서 불확실함을 잔여로 남기고, 그 잔여 위에서 독자들이 각자의 사연을 투영하도록 만든다. 모호함이 곧 해석의 여지이자 공감의 통로가 되어, 보는 이마다 다른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다만 그 모호성이 지나치게 열려 있을 경우 해석이 산만해질 수 있으니, 빛의 방향이나 붉은 입술처럼 이미지 안의 작은 단서들을 시가 한 어절로 더 연결해 주면 다양한 해석이 하나의 정서로 결집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시각적 발견과 언어적 고백이 긴밀히 맞물려 가면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디카시다.
<겹겹의 나>
사진이 유리의 반사와 투과를 동시에 활용해 한 장면 안에 여러 층위의 ‘나’를 겹쳐 보이게 만든다. 전경의 촬영자와 유리에 비친 행인의 모습, 바닥의 그림자와 발자국까지 서로 다른 평면들이 얽히며 ‘복수의 자아’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인물의 자세와 카메라 렌즈, 주변 풍경이 자연스럽게 교차하면서 관찰자-피관찰자 관계가 즉시 체감되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시적 문장은 사진이 드러낸 중첩성을 곧장 언어로 이어받아 간결하게 응축한다. “유리에 비친 나 / 그 안에 또 다른 나”로 시작해 존재의 다층성과 타자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자아를 차근히 진술한다. 마지막 구절에서 “타인의 눈에 비쳐 / 완성되는 나라는 존재”라는 관념적 전개는 사진의 시각적 발견과 잘 호흡하며, 짧은 문장 안에 성찰적 여지를 남긴다.
일상적 장면을 포착하여 철학적 질문으로 연결하는 발상이 실험적이면서도 접근성이 좋아 공감대를 넓힌다.
김근혜 시인의 <가면>은 사진의 흐릿한 클로즈업과 선명한 붉은 입술이 인위적 미소와 그 이면의 슬픔을 강하게 대비시킨다. ‘나를 쓴다’는 능동적 선언에서 가면 아래 숨은 고단함을 응축해 이미지와 잘 결합된 응집력 있는 디카시다.
<겹겹의 나>는 반사와 겹침이라는 시각적 장치를 통해 ‘자아의 다중성’을 능숙하게 포착했고, 문장은 그 발견을 간결하게 응답하여 응집력 있는 디카시를 완성했다.
디카시인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더욱 폭넓은 주제와 시선을 담아내는 디카시인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임혜경 시인의 <소망2> <여걸 할매>
<소망2>
사진 속 길게 드리운 빛과 그림자는 시간의 무게와 남은 생의 쓸쓸함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덧붙여진 언술은 단순한 바람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보편적 소망을 담아낸다. ‘면회’라는 현실적 상황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은 곧 삶의 마지막 자리에서 누구나 품게 되는 본능적 갈망이다.
이 작품은 사진의 정서와 시어의 함축이 긴밀하게 맞물리며, 짧은 언술 속에 노년의 쓸쓸함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소망을 응축했다 특히 ‘살던 집’이라는 구체적 장소성을 통해 그리움의 정조를 선명히 드러낸다.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노인의 목소리를 곧장 듣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하며, 사진과 문장 결합해 시간·공간·정서가 삼위일체로 형상화된다.
<여걸 할매>
사진 속 인물은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현실을 보여주지만, 본문은 단순한 생활고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자존과 기개를 강조한다. "손 벌려 구걸치 않으리"라는 마지막 행은 고단한 삶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인간 존엄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사진이 드러내는 현실의 무게와 언어가 드러내는 의지가 긴장과 조화를 이루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제목의 ‘여걸’이라는 명명은 단순히 ‘할머니’가 아니라 당당히 삶을 살아내는 존재로 재해석함으로써, 고단한 삶을 존엄으로 승화시킨다.
또한 "나를 위해"와 "남을 위해"라는 대비적 구절은 개인의 생존과 타인을 위한 헌신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보여주며, 인물의 내면적 숭고함을 부각한다. 제목 ‘여걸’은 이러한 태도를 압축한 명명으로, 사진 속 인물에게 새로운 의미와 상징적 가치를 부여한다.
임혜경 시인의 <소망2> <여걸 할매>는 모두 노년의 삶과 인간 존엄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소망2>은 노년의 쓸쓸함과 마지막 소망을 담담하게 응시하는 시선을 보여주었고, <여걸 할매>는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두 작품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인간 존재의 존엄을 강조하며 울림을 준다. 사진은 사실적 기록을 넘어선 상징적 장면으로, 문장은 삶의 존엄을 증언하는 목소리로 변환되었다. 이는 디카시가 지닌 사회적 역할과 미학적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하게 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 속에서 감동과 깊이 있는 디카시인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심사위원 합평
황연덕 시인의 <구인 광고> <비목>
<구인 광고>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탐구한 작품이다. 바닷가 풍경 속 검은 고양이는 현실적인 구체성을 지니면서도, “너와 나 한 끗 차이에 가상현실 꿈꾼다”라는 시구를 통해 경계적 존재로 변모한다.
‘한 끗 차이’라는 일상적 표현은 사소해 보이지만 결정적 의미를 지니며, 그 간극이 곧 관계의 거리이자 현실과 가상을 나누는 선으로 확장된다. 특히 “가상현실 꿈꾼다”는 언술은 디지털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면서도, 사진의 자연 풍경을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나 현대적 상상력의 장으로 확장시킨다.
제목 '구인 광고'는 다소 낯설지만, 독자의 해석을 자극하는 중요한 장치다. ‘구인’이라는 현실적 용어와 ‘가상현실’이라는 상상적 영역의 충돌은, 부재한 ‘너’를 찾는 광고이자, 관계의 결핍을 메우려는 몸짓으로 읽힌다. 현대적 감수성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이고 있다.
<비목>
황금빛 들판과 나무들이 이루는 풍경을 배경으로, 그리움과 상실의 정서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커다란 그리움 하나 둘 서 있네”라는 첫 구절은 사진 속 나무들을 단순한 자연의 대상이 아닌, 기억과 추억의 표상으로 전환시킨다.
“가물거리는 기억의 한 조각들”은 흐릿해지는 기억의 속성을 감각적으로 환기하며, “마지막 상실감을 머문 자리에 새긴다”라는 결구는 잃어버림조차 흔적으로 남기려는 시적 태도를 보여준다. 이처럼 작품은 풍경을 정서의 언어로 바꾸는 디카시적 전환을 탁월하게 구현하고 있다. 개인적 기억과 상실의 차원으로 의미를 확장한다.
‘마지막 상실감’이라는 표현이 다소 직접적으로 드러나 여운의 여백을 줄이는 아쉬움이 있으나, 이는 작품의 진솔한 진정성으로 보완된다. 전반적으로 <비목>은 풍경과 정서를 긴밀히 결합시킨 디카시로서, 응축된 언어와 사진의 회화적 장면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앞으로의 창작에서도 그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황연덕 시인의 <구인 광고> <비목>은 모두 사진과 언어의 긴밀한 결합을 통해 디카시의 본령을 충실히 보여주었다. <구인 광고>는 현대적 상상력과 낯설게 하기의 전략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탐색했고, <비목>은 회화적 풍경 속에 그리움과 상실을 새겨 넣어 전통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처럼 두 작품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디카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하며, 응축된 언어와 깊은 정서를 보여주었다. 등단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창작에서 더욱 다채로운 미학적 성취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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