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등단 당선 신인문학상 수상 심사평 제78회 2차 공모
<엘리트 문학의 산실/ 등단의 길잡이>
<시 부문>
김소희 시인의 <다 익은 이름> <이름의 무게>
현대적 존재론적 서정
김소희 시인의 <다 익은 이름>은 낙엽이라는 상징을 통해 존재와 생태적 순환, 그리고 자연의 운명을 중층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나는 낙엽이었다」는 생명력이 다한 존재의 고백처럼 읽히지만, 곧바로 “낙엽은 잔해가 아니었다”라는 역설적 진술을 통해 낙엽이 단순한 소멸물이 아니라 생태적 기억과 흔적을 지닌 하나의 울림임을 강조한다. 특히 이 작품은 김소희 시인의 생태적 차원의 순환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매우 새로웠다. 또한「나도 낙엽이었다」에서 낙엽은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같은 나무, 같은 이름” 아래 살아온 공동체적 운명을 보여주는 부분이 신선하다. 시인은 낙엽이라는 자연적 상징을 빌려 죽음과 생명의 순환과 경고라는 구조적 흐름을 형성한다. 또한 시인의 비유와 은유적 묘사(“햇살의 결”, “빗방울의 흉터”, “흙의 맥박”)가 눈에 띄며, 개인적 존재론에서 집단적 생태론까지 확장되는 사유가 깊다.
<이름의 무게>는 이름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어가는 존재론적 계보를 형상화한다. 「등 뒤로 엎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울음으로 세상을 밀어 연 처음의 문”이자, 존재의 흔적이다. 「엎힌 이름을 업은 사람」에서는 주체가 전환된다. 이번에는 이름을 업고 살아가는 삶이 드러난다. “먼저 젖는 사람”, “숟가락을 내려놓고도 먼저 배부른 사람” 등은 헌신적 사랑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다. 끝내 “잊혀지고도 남아 있는 묵은 향”으로 존재가 정리되는 부분이 감각적이어서 특히 인상적이다. 시는 전반적으로 병렬적 나열을 많이 활용한다. 이는 성장의 단계와 의미를 축적한다. 또한 구체적 서술적 이미지가 반복되어 구체성 속에 보편적 감정을 환기한다. 시인은 단순한 서정에 머무르지 않고, “끝끝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묵은 향”이라는 구절처럼 시간의 심연과 존재의 지속성을 탐구한다. 이는 현대적 존재론적 서정시의 특징을 보여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권미나 시인의 <숨결> <실언>
시의 응축미와 기호학
권미나 시인의 <숨결>은 응축된 언어로 아픔과 치유, 고통과 위로의 정서를 담아낸다. 시인은 "응어리를 품은 너의 날개 짓"에서 날개는 자유와 상승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응어리’와 함께 묘사되는 역설적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러나 곧 "바람"과 "햇살"이 표현되며 바람과 햇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자연의 치유적 기운으로 의인화된다. 이처럼 고통과 위로가 교차하는 구조는 낭만주의적 서정 전통을 계승하면서 개인적 상처를 자연과 결부해 극복하려는 현대적 정조를 보여준다. 형식적으로는 간결한 3연 구조가 고통 → 흔적 → 위로라는 흐름을 형성하며, 명료한 이미지와 짧은 행간이 시의 응축미를 강화한다. 전체적으로 권미나 시인이 표현한 내적 응어리를 자연의 호흡으로 승화시키는 서정이 매우 인상적이다.
<실언>은 언어의 힘과 그 이중성을 탐구한다. 시적 화자는 "생각 없이 지은 말", "웃으며 한 말", "헤픈 말", "담아낼 수 없는 말" 등, 다양한 유형의 말을 제시하면서, 언어가 남기는 파장을 분석한다. 이는 단순히 소통의 실패를 넘어 말이 인간 관계와 기억 속에 어떻게 각인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잔잔한 강을 일렁이게 하고", "허공에 쓴 웃음", "허탈한 구멍", "아린 흉터"와 같은 구체적 비유는 보이지 않는 말의 결과를 감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언어가 실체 없는 기호이면서도, 인간 내면에 실질적 흔적을 남기는 힘을 지닌다는 점을 부각한다. 이는 바르트적 기호학이나 현대 언어 철학적 맥락에서도 읽힐 수 있는 지점이다. 형식적으로는 나열과 병렬 구조를 통해 ‘말’의 다양한 층위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점층적으로 무게를 더해 마지막에 "아린 흉터"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박복선 시인의 <장봉도 욕쟁이 할머니> <붉은 씨앗>
해학적 표현과 날카로운 시선
박복선 시인의 <장봉도 욕쟁이 할머니>는 장봉도 갯벌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화자는 욕쟁이 할머니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삶의 고단함과 회복, 그리고 인간적 활력을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욕설은 보통 부정적 언어로 인식되지만, 여기서는 생존의 언어이자 삶의 투쟁에서 얻어진 긍정적 힘의 기표로 변모한다. 시적 화자는 식당 풍경을 다큐멘터리적 서술로 제시한다. 찢어진 달력, 외국 손님들의 흔적, 산낙지의 꿈틀거림 등은 모두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할머니는 단순히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장이 아니라, 남편과 딸을 잃은 비극적 삶을 감내하며 그 고통을 욕설이라는 역설적 언어로 전환한다. 그녀의 욕설은 "맷집 좋은 욕설", "안도감으로 포장된 욕설"이라는 표현처럼 세상과 맞서는 방어기제이자 존재의 힘이다. 종결부에서 욕설이 "장대비처럼 바다를 씻어낸다"는 구절은 욕설이 결국 정화와 회복의 은유로 승화됨을 보여준다. 박복선 시인의 해학적 표현과 시선이 매우 날카롭다.
<붉은 씨앗>은 도덕과 양심의 붕괴 과정을 ‘붉은 씨앗’이라는 상징으로 형상화한다. 어린아이가 꽃을 꺾는 단순한 행위는 곧 ‘죄의 싹’으로 전환되고, "들키지 않으면 괜찮다"는 첫 주문이 사회적 양심의 마비를 촉발하는 기점이 된다. "붉은빛"과 "발자국"의 이미지는 양심과 죄의 과정을 이중적으로 드러낸다. 원래는 경고와 제동의 신호였던 붉은빛이 삼켜지고, 멈춰야 할 자리에서 오히려 힘껏 나아가는 발자국으로 변모한다는 대목은 도덕적 경계가 무너지는 일상적 양상을 선명하게 표현한다. 이 시의 힘은 점층적 전개에 있다. 사소한 일탈(꽃을 꺾는 행위) → 양심의 마비 → 위반(건널목, 신호) → 끝내 양심의 붕괴(불빛의 소멸)라는 흐름은 개인적 경험에서 사회적 보편으로 확장된다. 마지막 연의 질문인 "보이지 않는 붉은 불이 꺼진 것인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는 도덕성 자체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 회의를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교훈을 넘어 박복선 시인은 인간 내면과 사회 구조의 본질적 결핍을 성찰하게 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정석원 시인의 <미련 한 자락 가을 앞에 두고> <들꽃 바람에 흔들릴 때>
신선한 시적 발상과 비교법적 전환
정석원 시인의 <미련 한 자락 가을 앞에 두고>는 계절의 순환을 통한 이별과 기다림의 정서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여름과 가을이라는 두 계절의 교차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 관계의 이별과 재회의 은유로 변환된다. "문고리를 잡고 선 여름"이라는 의인화는 시적 발상을 신선하게 드러내며, 떠남의 순간에 남아 있는 미련과 애틋함을 선명하게 표현한다. 구조적으로 이 시는 순환적 시간관에 기반한다. 떠남과 아쉬움 → 기다림과 인내 → 재회의 확신이라는 단계적 흐름은 동양적 순환관(봄·여름·가을·겨울의 반복)과 서정적 인간 경험을 결합한다. 특히 "열매를 맺고 / 인고의 뿌리를 내려 / 새싹을 틔워 놓으면"이라는 시어를 통해 정석원 시인은 인내와 성숙을 강조하며, 계절의 변화 속에 인간의 삶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들꽃, 바람에 흔들릴 때>는 들꽃을 매개로 하여 인간 존재의 조건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들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때로는 꺾이고 짓이겨지지만 결코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의 삶이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존재를 지속한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적 화자는 들꽃과 인간 삶을 직접적으로 병치한다. "우리네 삶도 그러 하지요"라는 구절은 비교법적 전환을 통해 상징과 현실을 긴밀히 연결한다. 기쁨과 슬픔, 눈물과 견딤을 나열하는 과정은 삶의 보편적 양상을 요약하는 동시에, 들꽃의 단순한 존재 방식이 인간적 성찰로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들꽃은 단순한 자연물로서가 아니라, 묻지 않고 피어나는 생명력의 상징으로 제시되며, 그 자체로 삶의 정의를 구성한다. 정석원 시인은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견뎌온 인생의 이름입니다"는 직접적 서술을 통해 독자에게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시적진술에 있어 자연과 삶에 대한 통찰 향토적 감성과 서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주선용 시인의 <하얀 눈을 가진 고등어> <산불>
풍자와 문제의식에 대한 사유
주선용 시인의 <하얀 눈을 가진 고등어>는 도시의 폭염과 사회적 무관심을 소재로 삼아 생선 장수와 팔리지 못한 고등어를 통해 고단한 삶과 생존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버스는 잠깐 멈춰 서지만 타고 내리는 손님 없이”라는 구절에서 출발하는 정경이 멈춘 듯 숨이 막히는 묘사를 통해 시인은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특히 고등어의 "푸르던 눈"이 결국 "눈물 가득 희다"로 변하는 장면은 더위라는 상징에 눌린 서늘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이 시는 단순히 서정적 감정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환경, 그리고 소외된 삶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담고 있다. 이렇게 주선용 시인의 현대 도시의 무정함과 시스템적 무관심을 풍자하는 비유는 리얼리즘적 문제의식과 결을 같이 한다.
<산불>은 자연 파괴와 회복의 상상력을
종교적·신화적 시선으로 풀어낸다. 시적 화자는 마치 창조주의 시선을 빌려 "옷자락에 강과 산을 그려놓고" “다시 붓을 든다”라고 표현한다. 또한 “불의 입김에 쫓겨 달아나는 사람들”과 같은 묘사는 산불의 비극적 참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주지만, 이후 “먼저 먹구름부터 뿌려 넣는다 / 불에 탄 세상이 한꺼번에 초록 못으로 솟아오른다”라는 부분은 현실적 절망을 넘어서는 상상적 복원의 힘을 드러낸다. 여기서 주선용 시인은 자연의 파괴와 재생을 동시에 아우르는 변증법적 시각을 보여준다. 시인이 보여주는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보여주는 부분이 매우 창의적이고 새롭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정하나 시인의 <시는 나에게> <암중모색>
시적 사유와 세계의 감각적 확장
정하나 시인의 <시는 나에게>는 시와 화자의 관계를 일종의 생명적·운명적 동행으로 그려낸 서정적 고백시라 할 수 있다. 시적 화자는 “오백년을 더 산다고 / 너를 다시 만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며, 시를 단순한 예술 형식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과 닿아 있는 궁극적 타자로 상정한다. "모자람을 채워주는 속살은 너"라는 표현은 시가 인간 존재의 결핍을 메우는 궁극의 위안임을 함축한다. 또한 이 시는 시간의 심연을 가로지르는 서정적 성찰로 확장되며, 존재의 시간을 관통하는 필연적 결합임을 강조한다. 특히 정화옥 시인이“나는 너의 분신 하나가 되리”라는 구절에서 드러나듯 시는 화자에게 타자가 아니라 존재론적 동일체로 귀착된다. 이는 시를 단순한 미적 산물이 아닌 삶의 또 다른 자아로 격상시키는 선언이다.
<암중모색>은 사계절의 이미지를 빌려 존재와 시의 본질적 관계를 탐색하는 시적 사유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목이 암시하듯, ‘암중모색’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행위이며, 이 작품은 시가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탐문을 계절적 순환 속에 배치하고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봄의 들판에 / 시가 내려 앉을까”라는 첫 연을 통해 외부 자연 속에서 탐색하는 시선으로 세계를 확장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곧 “황혼이 물든 창가에 / 그림자 비칠거린다고”라는 표현으로 시는 자연의 외적 풍경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흔들림 속에서 형상화되는 미묘한 감각임도 드러낸다. 이후 사계절의 흐름은 곧 존재의 국면들을 은유한다. 이는 시의 탐색이 단순히 자연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인간 실존의 국면을 투영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시인은 상징주의적 탐구와 실존적 서정의 시선을 보여주며, 시의 본질을 계절과 자연의 상징에 의탁한다. 동시에 인간 실존의 불가해한 여정을 병치하는 방식은 단순한 감각의 나열을 넘어서는 철학적 서정시의 경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한일석 시인의 <둥근 시간> <모과 빛 얼굴>
사물을 통한 존재의 형상화
한일석 시인의 <둥근 시간>은 파도와 몽돌(모오리돌)의 형상을 통해, 인간 삶이 겪는 상실과 수용의 과정을 비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처음 “누구에게도 생채기를 주지도 않았습니다”라는 시어는 화자가 이미 세상과 마찰하기를 멈추고, 파도에 몸을 맡긴 존재임을 선언한다. 이는 저항에서 수용으로, 각짐에서 둥글어짐으로 옮겨온 삶의 태도이다. “나도 한땐 / 암초와 같은 바위였습니다”라는 구절은 과거의 강인함과 현재의 유순함을 대조적으로 드러낸다. “온몸 그대로 깎인 둥근 시간 / 세상을 그대로 받아 안습니다”는 상처와 원망조차 부드럽게 포용하는 경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한일 석 시인의 서정과 형이상적 성찰시의 결합으로 읽힌다. 개인의 삶이 자연의 상징(몽돌, 파도, 비파소리)과 연결되면서, 구체적 경험이 보편적 성찰로 확장된다. 자연의 소리와 삶의 상처가 일체화되는 대목은 이 시의 묘미다.
<모과 빛 얼굴>은 개인적 경험을 모과의 형상에 빗대어, 애도의 정서와 기억의 지속성을 노래한다. “어느 해 노란 태양이 영글었습니다”라는 서두는 한 해의 풍성한 수확과 기쁨을 암시하지만, 곧 이어지는 “알토랑 같은 아이 / 뭍 사람에게도 참사랑 향을 / 은은히 나누고 떠났습니다”라는 비극적 상황을 고백하며 시는 반전을 보여준다. 즉 모과가 가진 다면적 속성은 존재를 은유적으로 재해석하며, 죽음 이후에도 남겨진 가치를 노래한다. “올해도 마당 한 편에 그윽이 열린 추억”은 생명은 소멸했지만, 기억은 계속해서 결실을 맺는다는 기억의 재생산을 보여준다. 이는 죽음을 끝이 아닌 지속적 추억과 사랑의 순환으로 이해하는 태도이다. 역시 여기서도 시인은 사물(모과)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상징주의적 기법과 현실 서정을 보여준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김종순 작가의 <천덕꾸러기 딸의 고백>
이 글은 단순한 개인 회고가 아니라 세대적, 사회적 맥락을 담은 삶의 고백문이라고 볼 수 있다.
화자의 <천덕꾸러기 딸의 고백>은 개인의 생애사적 기록으로 1960년대 농촌 사회의 가족 구조와 성별 차별, 특히 아들 선호 사상 속에서 태어난 셋째 딸의 운명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개인의 서러운 이야기를 넘어 당시 사회적 배경과 가부장적 문화가 어떻게 한 여성의 삶을 규정했는지를 드러낸다. 어머니는 딸을 원치 않았지만 끝내 돌보지 않을 수도 없었던 복잡한 감정의 주체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모성은 성스러운 헌신만이 아니라 억압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역할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큰 언니의 희생과 헌신은 딸들의 고통을 공유하고 떠안는 여성 연대의 형상을 상징한다. 아들을 위한 희생이 여성들끼리의 돌봄으로 전가되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효녀로 불리지만 그 안에 내면화된 억울함. 서러움 등이 쌓여 있음을 고백한다. 전통적 가치인 효와 개인의 행복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며 부모에게 너무 잘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세대 전승된 희생을 끊으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글의 장점으로는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묘사에 있다. 사회가 미화하는 효녀상을 거부하고 내면 깊은 서러움과 모순을 솔직히 드러냈다 할 수 있다. 세대 담론을 담은 개인 서사가 독자가 공감하고 사회적 구조적 문제를 성찰할 수 있게 만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조호진 작가의 <월선을 만나러 가자>
이 글은 문학기행기로서 감각적 묘사와 진정성 있는 감정을 담은 매우 성공적인 글이다.
화자의 <월선을 만나러 가자>는 작품 속 인물이 독자의 실제 삶으로 스며들어 허구가 현실의 감정, 행동을 움직이게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을 읽는 행위가 곧 삶을 사는 방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소설 속 인물의 죽음을 기리는 삼일장과 추도의 시간은 독자가 작품에 바치는 의례로 읽힌다. 독서를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한 인물과 작가에게 바치는 경의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계절의 변화 젊은이들의 활기, 사찰의 고즈넉함, 소설 속 인물들의 세월 등 시간의 층위가 겹쳐져 문학이 시간과 인간을 잇는 매개 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끝부분의 작가로부터 듣는 듯한 격려는 독서의 수동성을 넘어 창작으로의 초대까지 확장된다.
감각적으로 형장감 있는 묘사 이를테면 해돋이, 휴게소 풍경, 분홍 매화와 홍매화의 묘사 등이 매우 생생해 독자를 현장으로 데려간다 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정서의 부분은 ‘월선을 위해 삼일장을 치른다’는 발상 자체가 독서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며 감정의 설득력이 크다 하겠다. 평범한 여행을 통해 소설과 자신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점이 매력적이다.
작품과 등장인물에 대한 경의가 글 전체에 흐르며 독자에게도 그 존중이 전해지는 것은 소설에 대한 애정과 예의가 있다 하겠다.
먼저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탁승호 작가의 <가을에 마음의 고향을 그리며>
이글은 자연의 감각적 이미지가 사회적 성찰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읽는 이에게 정서적 울림을 주는 글이다.
화자의 <가을에 마음의 고향을 그리며>는 자연을 매개로 한 내면 회복의 서사인 동시에 향수와 존재론적 성찰의 결합이 개인적 향수(고향의 기억)에서 출발해 이백의 시로 확장되며 삶.죽음.나그네의 실존적 문제로 나아간다.
개인적 성찰에서 사회적 비판으로의 확장이 되는데 개인의 내면 상실을 사회적 불신의 원인으로 연결시켜, 내적 치유가 사회적 치유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제시한다.
‘빨리 빨리’ 문화에 대한 반성, ‘천천히, 겸허히’ 살아가자는 생활 태도의 전환을 권유하고 이는 속도와 태도의 전환을 촉구한다 할 수 있다.
매미.귀뚜라미.해.달등 시각.청각 이미지가 풍부해 독자를 쉽게 현장으로 이끄는데 이는 감각 묘사의 장점이다. 정서적으로 개인적 향수와 사유가 진솔하게 전달되어 설득력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개인의 내면 문제를 사회문제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글을 의미 있게 만든다. 독서. 명상. 여행을 제안하며 독자 행동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기는 것은 좋은 시도이다.
먼저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설 부문>
문용대 소설가의「황혼의 불꽃」
문용대 작가의 소설 '황혼의 불꽃'은 황혼기에 접어든 남녀, 마영두와 서종숙의 늦은 사랑과 비극적인 이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 있고 이채롭다.
글 속 주인공 영두는 한 산악 모임에서 맑고 단정한 종숙에게 첫눈에 반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한다.
종숙이 혼자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연락이 끊기기도 하지만, 영두의 진심 어린 요청으로 두 사람은 식사를 함께하며 교감을 시작하게 된다.
소설의 핵심은 종숙의 과거이다. 그녀는 남편의 외도로 얼룩진 30여 년의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 끝에 이혼했으며, 현재는 문학을 공부하고 손녀를 키우며 살고 있다. 그녀의 외로움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이 아닌, 현생을 넘어 영원까지 이어질 ‘영혼의 동반자'에 대한 깊은 갈망에서 비롯된다.
유부남인 영두와 종숙은 3년여 동안 세상의 시선을 피해 열정적인 밀회를 이어간다.
그들은 젊은 연인처럼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문화생활과 여행을 통해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 그러나 종숙은 영두의 생일 편지를 쓰던 중, 자신이 전 남편의 외도로 고통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유부남인 영두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양심상 허락될 수 없는 일'이며 '모순의 덫'임을 깨닫고 종숙은 영두의 행복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영두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괴로워하며, 종숙에게 답장이 없자 "무시하는 거냐?"는 격한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종숙은 이에 "진정한 사랑은 깨끗이 떠나보내는 것"이라 답하며, 이별이 자신에게도 큰 고통이고 영두를 최고로 사랑했음을 고백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단하며, 함께 썼던 마음의 편지를 불태워 하늘로 보낸다.
영두는 능소화가 필 때마다 종숙을 떠올리며 놓아주는 사랑의 의미를 깨닫지만, 여전히 그녀를 그리워하는 '잔불'을 가슴에 품는다. 종숙은 이별의 아픔을 딛고, 영원한 동반자를 찾겠다는 숭고한 염원을 품은 채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가는 것으로 소설이 마무리 되고 있다.
【총 평】
문용대 작가는 소설 '황혼의 불꽃'에서 노년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황혼기의 사랑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은 고독과 희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직품으로 독자에게 따뜻한 감동과 윤리적 사유를 동시에 제공하는 우수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특히, 도덕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사랑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그것이 가져오는 죄책감을 솔직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이며 종교적 신념과 욕망의 충돌 등 무겁고 복잡한 주제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 종숙이 추구하는 '영원한 동반자'라는 개념은 단순한 연애소설을 넘어 영혼의 구원과 내세까지 이어지는 사랑이라는 형이상학적 차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삼 년여의 시간을 구체적 에피소드 없이 요약만으로 처리한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데 마치 독자가 두 사람의 사랑을 충분히 공감하기 전에 이별로 넘어가는 느낌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주제의 선명성과 독창성 그리고 인물 심리의 탁월한 묘사 등 소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는 나름 매우 잘 쓰여진 완성도 높은 수준의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문용대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첫 출발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 소설의 커다란 이정표를 남기는 훌륭한 작가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