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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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문학고을 계간지 상반기 신인문학상 수상 등단 당선자 심사평 제79회 2차 공모 <엘리트 문학의 산실/ 등단의 길잡이>

  • 관리자 (adm39k)
  • 2025-11-1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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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문학고을 계간지 상반기 신인문학상 수상
등단 당선자 심사평 제79회 2차 공모
<엘리트 문학의 산실/ 등단의 길잡이>

(응모 기간 25년 10/1부터 ~26년 3/31까지)


<시 부문>

고용석 시인의 <비 게인 아침> <9월 아침을 맞이하며>

낭만적 세계관과 미학적 환결성

고용석 시인의 <비 게인 아침>은 자연 현상을 의인화하여 인간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서정시로, 감정의 흐름과 자연의 변화를 조화롭게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시의 화자는 ‘흐린이’, ‘맑음이’, ‘가을이’ 등의 자연 요소를 인간처럼 표현하면서, 자신의 내면적 감정을 자연 속에서 발견하고 해소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의 정서를 자연에 투영하여 표현하는 낭만주의적 경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고용석 시인은 감성적 체험을 중심으로 시적 세계를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일체감을 드러낸다. 특히 시 속에서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화자의 감정을 반영하는 주체로 등장하는 부분이 독특한 해석이었고 이는 자연의 변화가 곧 인간의 내면 변화와 동일한 궤적을 따라간다는 낭만적 세계관을 동시에 보여준다.

<9월 아침을 맞이하며>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여운과 내면의 평온을 담아낸 서정시이다. 고용석 시인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인격화하여 독자에게 인사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자연의 변화와 인간의 감정이 서로 맞닿는 시적 공간을 창조하였다. 시 전체는 단순한 계절 묘사를 넘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회상과 정화, 그리고 새 출발의 의지를 부드럽게 표현한다. “안녕하십니까? 가을이 인사 드립니다.”라는 시어를 통해 시인은 감정의 교류를 형상화한 대표적인 의인법을 보여준다. 이는 시적 자아가 자연을 단순히 관조하는 존재를 넘어, 자연과 교감하며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는 낭만적 태도를 보여준다. 일상적 언어와 서정적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며, 자연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미묘한 떨림을 따뜻하게 담아내는 이 작품은 삶의 일상성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낭만주의 서정시의 미학적 완결성을 완벽하게 따른다. 시인의 절제된 감정 속에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서정적 깊이가 느껴지는 시어의 힘은 대단하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노문성 시인의 <지천명> <감각의 예술 Ⅱ — 고통의 빛>

예술, 철학적 사유와 성찰

노문성 시인의 <지천명>은 인생의 의미와 시간의 흐름을 성찰하는 철학적 서정시이다. 제목 ‘지천명(知天命)’은 공자의 논어에서 유래한 말로,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안다”는 뜻을 지닌다. 시는 그 말의 의미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삶의 열정이 식은 뒤 찾아오는 평온과 깨달음의 순간을 조용하고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다. 노문성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병치하면서, 젊음의 불이 꺼진 자리에 남은 ‘고요’와 ‘감사’를 통해 인간의 성숙을 표현한다.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담담한 자각의 태도와 핵심적 상징어의 표현, 그리고 간결하고 함축적인 자유시의 구조를 지니며, 각 연의 길이와 리듬이 안정감을 준다. 감정의 과잉 없이 절제된 어휘와 부드러운 리듬은 중년 화자의 내면의 성숙함을 잘 드러낸다. ‘지천명’의 해석이 독자들의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다.

<감각의 예술 Ⅱ — 고통의 빛>은 예술가의 창조와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의미를 시의 형식으로 담은 철학적 서정시이다. 시적 화자는 ‘화가’, ‘조향사’, ‘요리사’, ‘가수’, 그리고 ‘시인’이라는 다섯 예술적 직업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면서, 각자의 예술 행위가 지닌 감각적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고통을 대조적으로 드러낸다. 이 시는 감각 기관(눈, 코, 입, 귀, 마음)을 중심으로 한 상징 체계를 통해 예술 창조의 본질과 각 예술가가 겪는 고통은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창조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을 제시하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다. “그리고 나는— / 마음을 적시게 하는 시인으로, / 내 고통을 글로 태워 / 누군가의 마음을 밝히고 싶다.”에서 화자는 시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드러낸다. 여기서 ‘태운다’와 ‘밝힌다’는 동사는 서로 대조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은 언어의 절제, 이미지의 명료함, 그리고 사유의 깊이가 조화를 이루며,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예술 철학적 사유로 확장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주성영 시인의 <가을 손님> <고향 향수>

정서의 표현력과 서정미

주성영 시인의 <가을 손님>은 가을의 정취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그리움의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낸 서정시로,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감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가을을 단순한 계절적 배경이 아닌, ‘그리움의 매개자’로서의 의인화된 존재로 형상화한다. 특히 “오늘도 그대를 향해 / 조용히 마음을 펼쳐본다.”라는 감정의 귀결이자 시적 중심 서정을 통해 화자는 그리움의 대상(그대)에게 마음을 열어 보이며, 내면의 정서를 자연 속에 투영한다. 또한 주성영 시인의 표현력이 매우 눈에 띈다. ‘손끝의 추억’이라는 표현은 시적 감정이 단순한 회상이 아닌, 촉각적이고 생생한 감정의 되살아나는 승화된 표현으로 감정의 깊이로 전이된다. 주성영 시인의 <가을 손님>은 계절의 변화와 감정의 파동이 서로 교직된 낭만적 정서의 시로 평가할 수 있다. 문체는 간결하고 어조는 잔잔하며, 한국적 정서의 서정미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고향 향수>는 고향’과 ‘그리움’의 정서를 중심으로 한 회귀의 서정시이다. 시적 화자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고향을 다시 찾은 이로 설정되어 있으며, 자연과 사람, 추억이 어우러진 정경 속에서 기억의 따스함과 이별의 쓸쓸함을 함께 그려낸다. 이 시의 언어는 전통적인 운율과 감각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며, 종결어미 ‘-네’, ‘-하네’의 반복이 토속적이고 정겨운 어조를 형성한다. 이는 시의 주제인 ‘향수’와 잘 어울리며, 읽는 이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시의 정조는 향수와 시간의 흐름으로 깊어진다. ‘부모 손길’과 ‘산천’의 대비는 변하지 않은 자연과 이미 떠나버린 세월의 간극을 보여주며, ‘그리움만 고이 쌓이네’는 시 전체의 중심 감정인 정서적 누적과 회한을 응축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회고의 시가 아니라, 시인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변화와 상실의 삶 속에서도 마음의 고향은 여전히 존재하며, 그 따스한 기억이 인간 존재의 위로로 작용한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유범진 시인의 <민들레> <낙엽>

내면의 형상화와 시간의 미학

유범진 시인의 <민들레>는 한 송이 민들레를 통해 존재의 조건과 의지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이다. 화자는 “조건을 말하지 말자”라는 첫 행에서 이미 중심 명제를 제시한다. 이 문장은 시 전반의 정조를 압축하며, 삶의 불리한 조건을 초월하려는 결연한 태도를 함축한다. 이어지는 “양지바른 옥토에서 자라고 싶었다 / 낡은 공장 벌어진 콘크리트 바닥 틈새”라는 대조적 이미지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드러내며, 민들레의 처지를 인간의 삶에 투사시킨다. 이 시의 핵심 정서는 존재의 강인함과 의지의 형상화이다. 특히 “용광로 속에서도 피어날 불의 심장 / 꺼지지 않을 강철의 피 같은”이라는 대목은 감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비유로, 의지의 불멸성과 내적 열정의 순수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시인은 민들레를 통해 존재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스스로의 빛을 피워내는 의지적 생의 찬가를 부르며, 현대적 실존 감각과 전통적 생명 서정이 결합됨을 보여준다.

<낙엽>은 가을의 낙엽을 매개로 떠남의 미학과 시간의 수용을 섬세하게 그려낸 서정시다. 낙엽은 단순히 계절의 부산물이 아니라, “보내야 할 때를 아는 세월과 /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세월”이라는 구절에서 보듯, 삶의 순환과 성숙을 상징하는 존재로 제시된다. 형상화의 측면에서 “쓸쓸함으로 몸져누운 뜨락 위로 / 뒹구는 추억과 / 타올라 붉은 니르바나가”라는 장면은 시적 완결성을 보여준다. 낙엽이 떨어진 뜨락 위의 ‘추억’과 ‘붉은 니르바나’는 죽음과 해탈, 소멸과 구원의 중첩된 상징이다. 이시는 단순히 계절의 시가 아니라, 삶의 순환 속에서 ‘놓음’을 배워가는 인간의 내면적 성찰을 그린 작품이다. 시인은 떠남을 통한 구원, 상실을 통한 성숙이라는 역설적 깨달음을 통해, 독자에게 조용한 철학적 위로를 건넨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영래 시인의 <석산의 외로움> <봄이 오는 순간>

자연의 메타포와 묘사의 힘

이영래 시인의 <석산의 외로움>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석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기다림의 정서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힘껏 쭉 올려보지만 끝내 혼자이다.”에서 그 노력은 절망으로 귀결되며 시의 핵심 정서를 응축한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의 석산이 곧 화자의 내면적 존재로 겹쳐지는 시점이다. 이영래 시인은 “기다림에 지쳐 영혼마저 마르고 나면 / 차디찬 찬바람에 초록이 오른다 / 이루지 못 하는 아픈 사랑에 / 초록잎은 나날이 짙어만 간다.”는 시적 역설의 정점을 보여주며 주제를 부각한다. 보통 찬바람과 초록은 생명력과 시듦의 대조이지만, 시인은 이를 결합하여 상실 속에서도 짙어지는 감정의 깊이를 표현한다. 이 초록은 희망뿐 아니라 사랑의 불가능성을 내면화한 채 더욱 농밀해진 그리움의 색채로 읽힌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피할 수 없는 고독의 구조를 자연의 메타포를 표현한다. 절제된 언어,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 감정의 내면화를 통해, 시인은 외로움이 단순한 결핍이 아닌 하나의 숙명적 아름다움임을 보여준다.

<봄이 오는 순간>은 계절의 전환기, 겨울에서 봄으로 옮겨가는 찰나의 순간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재생을 섬세하게 포착한 서정시이다. 시적 화자는 관조적인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변화의 과정 속에서 고요한 조화와 부활의 기운을 발견한다. 시인이 보는 봄의 도래는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라, 자연과 존재가 하나 되는 순간의 조화로 표현된다. 이 결합은 생명 순환의 철학적 수용을 함축하며, 시적 화자의 내면이 자연과 일체화되는 경지로 확장된다. 형식적으로는 행의 길이가 비교적 일정하고, 구체적 묘사가 시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운율보다는 서술적 리듬과 시각적 정서의 흐름이 중심이 되어, 독자로 하여금 실제로 그 계절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이영래 시인은 자연의 세밀한 움직임 속에서 생명의 회복과 조화를 읽어내는 관조적 서정을 통해 화려한 감정 표현 대신 고요함과 절제 속에서 자연의 순환과 존재의 조화로움을 발견하며, 그것을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담담하게 그려낸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이학봉 시인의 <가을 향기> <소솔 바람의 길목에서>

사유의 시학

이학봉 시인의 <가을 향기>는 감각적 이미지와 내면적 사색이 교차하는 서정시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다. 시적 화자는 “코끝을 훔치고”라는 후각적 표현으로 가을의 실체를 감각적으로 체험하며, “달아나는 바람”과 “옅은 분홍빛 낙엽”은 시각적 이미지로 덧없음과 유한성을 환기한다. 이러한 감각의 전이는 단순한 계절 묘사를 넘어, 삶의 유한성과 정서적 내면 풍경의 공명을 담보한다. “청명한 푸른 하늘”과 “공허한 내 마음”의 병치 또한 주목된다. 또한 “이름 모를 꽃”은 생명과 존재의 은유로 기능한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피어난 꽃은 생의 의지이자 허무 속에서도 피어나는 존재론적 완결성을 상징한다. 이는 T. S. 엘리엇의 The Waste Land에서 황폐 속의 ‘희망의 단초’를 찾는 구조나,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의 자연 신비주의와도 상응한다. 이렇게 이학봉 시인은 자연의 감각적 형상을 매개로 존재의 허무와 초월의 조화를 노래하고 있다.

<소솔 바람의 길목에서>는 인생의 윤리적·철학적 성찰을 담은 사색시로, 인간의 실존을 길과 선택의 은유로 형상화한다. 여기서 시인은 단순한 교훈을 넘어, 선택이라는 행위의 실존적 무게를 강조한다. “선택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른다”라는 문장은 알베르 카뮈나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어조와 닮았다. 즉 인간은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를 짊어지는 존재로서 의미를 획득한다. “소슬바람이 스치는 길목”은 자연의 미세한 감각을 통해 삶의 무상함을 드러내면서도, 그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화자의 모습에서 인간적 존엄과 자기 긍정의 미학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가 처한 실존적 상황 속에서, 이성과 양심, 경험과 책임을 통합하는 윤리적 미학을 탐색한다. 현대인의 내면에 여전히 유효한 ‘사유의 시학’을 보여준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우아름 시인의 <터널> <자아>

공간적 은유와 그 형상화

우아름 시인의 <터널>은 고립과 내면적 회복의 여정을 ‘터널’이라는 공간적 은유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고요한 적막, 끝없는 어둠”으로 시작되는 첫 연은 단순한 시각적 묘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 감정적 단절의 메타포로 작동함을 드러낸다. 이는 20세기 모더니즘 시인들, 예컨대 T. S. 엘리엇의 The Hollow Men에서 느껴지는 소외의 정서와도 상응한다. 또한 이 시의 정점은 “저 멀리 보이는 밝은 점 하나”에 있다. 이 미세한 빛은 단순한 희망의 상징이 아니라, 내면의 자아가 마지막으로 붙드는 ‘존재의 잔불’이다. 화자는 “아직 숨 쉬는 나를 이끌며”라는 구절로 터널을 통과하려는 의지를 표명하며, 극복하는 인간(Übermensch)적 태도를 연상시킨다. 우아름 시인은 터널이라는 공간적 상징어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시적 어휘력이 매우 훌륭하다. 〈터널〉은 어둠 속에서 자기 존재의 근원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실존적 시련과 구원의 여정을 담은 현대 서정시로 평가할 수 있다.

<자아>는 동물원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무대로 하여, 정체성과 타자 인식, 그리고 존재의 다층성을 탐구하는 철학적 우화시다. 표면적으로는 아이의 시선으로 카멜레온을 관찰하는 단순한 상황이지만, 시의 내면 구조는 복잡한 인식의 변증법으로 짜여 있다. 역시 이 시에서도 공간을 상징화하는 시인만의 구조가 눈에 띈다. 카멜레온의 색 변화는 외부 자극에 대한 생존적 반응이지만, 시인은 그것을 ‘정체성의 유동성’으로 해석한다. 즉, 카멜레온은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곧 인간 존재의 자아 또한 외적 환경에 따라 표출 방식만 달라질 뿐, 근원적 본질은 지속된다는 철학적 은유이다. 이렇게 상대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든 존재의 표현을 포용하려는 탈이분법적 자아관을 제시하는 시인의 철학이 담겨진 이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타자와 공존하는 현대적 인간상을 상징한다. 〈자아〉는 어린이의 언어를 빌린 채, 존재와 타자, 동일성과 차이의 문제를 사유하는 휼륭한 성찰적 작품이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심사평>

김영호 작가의 <선물>

“가르침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마음이 마음을 만나 서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을 담은 모범적인 교육 수필이라 볼 수 있다.

겉으로는 단순한 스승의 날 선물 이야기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음의 나눔과 사랑의 순환을 다른다. 재완 가족이 병 속의 종이배를 정성껏 접어 교사에게 건넨 행위는 감사의 마음과 삶의 의지가 담긴 상징적 행위인 것이다.

교사는 물질적 선물을 거부했지만 물질이 아닌 시간과 마음의 집약체로 그가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의 선물이다.

교사의 성장과 깨달음에는 재완 가족의 사연을 알게 되며 교육의 본질이 마음의 교류임을 깨닫게 된 일이 크다 하겠다.

교사는 자신이 가르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자에게서 용기와 헌신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이 글은 눈물짓게 만드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과잉 없이 차분한 어조로 서술된다. 이 절제가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조용한 감동을 느끼게 하며 진정성이 더욱 진하게 전해진다. 교사는 단순히 재완이를 불쌍한 아이로 보지 않고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며 함께 배우는 존재로 인식하는데 그것은 인물을 성찰적 시선으로 바라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은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큰 진정성과 인간미가 돋보이는 수필이라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서범석 작가의 <작은 낭독회>

한 가족의 일상적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그 내면에는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의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다.

화자의 <작은 낭독회>는 낭독회는 단순한 추모 행위가 아니라 끊어진 세대의 대화를 다시 이어보려는 시도이다. 세대의 축이 한 권의 수필집과 읽기라는 행위를 통해 복원된다. 할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딸에게 글을 읽어줌으로써 언어로 존재를 되살리는 의식을 치른 것이다. ‘작은 낭독회’는 삶과 죽음을 잇는 조용한 의례이다.

화자는 아버지의 임종 장면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기대감이 사라진 육신’앞에서 느낀 허무는 단순한 슬픔을 넘어 삶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확장된다.

탐조실은 화자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내면의 은신처이자 사색의 공간이다. “나는 그들을 볼 수 있되 그들은 나를 볼 수 없다”라는 문장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일방적 관계를 은유한다. 작가는 여전히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하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응답하지 못한다.

죽음을 다루지만 냉정하거나 비극적이지 않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인간의 정과 존재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사유가 동시에 살아 있다.

철학적 깊이와 인간적 따스함이 조화를 이룬 좋은 글이라 볼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유제우 작가의 <사람, 그릇>

인간적의 성장, 겸허함, 그리고 내면의 단단함을 깨닫는 철학적 성찰로 나아가는 작품이다.

유제우 작가의 <사람, 그릇>은 그릇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은유를 상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인간의 내면의 크기, 재질, 쓰임새, 그리고 단련의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자리와 역할이 있으며 그것이 곧 존재의 의미임을 말한다.

사람은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그릇을 가져야 하며 억지로 키우면 결국 금이 간다는 것이 글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결국 그릇은 인간의 품격이며 내면의 내구성을 상징한다.

권력에서 추락한 부부의 이야기를 병치시킨 것도 개인적인 깨달음을 사회적 여운으로 확장시킨 장치라 할 수 있다.

크고 화려한 그릇이 중심이 아니라 밥상에 오르는 소박한 그릇들이 중심으로 옮겨온 과정은 인간의 성숙과 가치의 전환을 상징한다. ‘제자리를 찾은 그릇들’은 곧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이다.

이 글은 언어의 절제와 문체가 품격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문장은 간결하고 담백하지만 은유와 비유가 정제되어 있다. 과하지 않은 문장들은 조용한 리듬 속에 진심이 스며있어 읽을수록 잔잔한 감동이 깊어지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자리매김하는 훌륭한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설 심사평> 

서종식 「‘세균 휴머져엄’」 

'세균 휴머저엄'은 인간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사랑받게 만든다는 기발한 전제를 통해 ‘사랑·의존·기생’
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탐구한 수작이다.  

작품은 유머러스한 표면 아래에서 현대인의 외로움,관계의 불균형, 그리고 생명의 공생 철학을 진지하게 제시한다.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 인간 사회를 역으로 조명하는 방식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연상시킨다. 

서종식 소설가의 「‘세균 휴머저엄’」은 고양이 ‘냥느’가 1인칭 시점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그의 집사 향미는 고양이를 극진히 아끼고, 같은 집의 개 딸랑이는 그런 냥느를 질투한다. 

하지만 냥느의 애정받음 에는 비밀이 있다. 

냥느는 인간의 뇌를 조종하는 바이러스 ‘휴머져엄’을 주기적으로 집사에게 주입한다. 

그 물질은 고양이의 몸에 기생하는 톡소포자충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간에게 감염되면 고양이를 자식처럼 사랑하게 만든다. 즉, 인간은 고양이에게 길러지는 셈이다. 

딸랑이는 순종적이고 충성스럽지만, 고양이의 비밀을 모른 채 차별받는다. 어느 날 두 동물은 싸움을 벌이고, 냥느는 부상을 입는다. 주인은 개를 심하게 때리고, 냥느는 그를 말려 개를 구한다. 둘은 화해하지만, 며칠 뒤 집사는 톡소포자충 구충제를 냥느에게 먹인다. 휴머져엄의 근원이 사라진 것이다. 이대로면 집사와 애인 준석이가 냥느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된다. 

절망한 냥느는 밤에 몰래 집을 나가 톡소포자충이 든 들쥐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한 야생 암고양이를 만나 공생의 본질과 생명의 균형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야생 고양이는 “모든 고양이가 인간을 조종하면 숙주인 인간이 사라지고 결국 우리도 멸망한다”고 말한다. 결국 냥느는 쥐를 사냥해 다시 톡소포자충을 얻고, 암고양이와 교미함으로써 생명의 순환을 이어간다. 집으로 돌아온 냥느는 다시 인간들을 통제하려 하지만, 애인 준석이의 머리에서는 이미 휴머져엄이 사라져 있었다. 

준석이는 냥느를 발로 차고, 이를 말리던 향미를 다치게 하며 결국 둘은 이별한다.향미는 냥느를 품에 안고 오열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냥느는“내가 집사에게 행복을 주고 있나?”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은 ‘누가 누구를 길들이는가’라는 역전된 인간–동물 관계를 남긴 채 열린 결말로 끝난다. 

 총 평 

이 작품은 겉보기엔 고양이의 일상담 이지만, 실제로는 기생과 공생의 관계, 사랑과 통제의 본질, 그리고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역전을 다루고 있다. ‘휴머져엄’이라는 가상의 바이러스는 단순한 SF적 장치가 아니라, 인간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심리의 생물학적 철학적 기원을 풍자하는 메타포다. 

서종식 소설가는 ‘세균 휴머저엄’을 통하여 현대 사회의 감정적 소비로서의 반려 문화, 그리고 우월감 속의 복종 구조를 날카롭게 비튼다. 

톡소포자충과 고양이 집사 문화를 연결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현대 사회의 세태를 풍자하려는 의도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소재의 독특함은 문학적 상상력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겠으나,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설정의 과도한 반복이나 캐릭터의 입체성 부족 등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정이 주는 충격과 메시지의 명확함 덕분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고양이의 시점이지만 문체는 놀랄 만큼 인간적인 이성과 냉소로 구성돼 있다. 유려하면서도 잔잔한 유머가 있으며, 리얼리즘과 패러디, 과학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융합된 문체로 평가하고 싶다. 

서종식 소설가의 신인상 수상을 축하하며 장래 한국소설의 미래를 밝히는 유망 소설가로서 대성해 주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여영진 소설가의「겨울면회」 

여영진 소설가의 '겨울 면회'는 30년간 삶의 짐을 함께 짊어져 온 노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운명의 잔혹한 아이러니가 강렬하게 교차하는 작품이다. 상실을 앞둔 인간의 불안과 체념, 그리고 마지막까지 놓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가 절제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속 노년의 여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오랜 세월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남편이 폐암 말기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그녀는 홀로 식당을 지킨다. 남편을 면회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지만, 뜻밖에 ‘시술이 있다’는 이유로 면회가 취소된다. 이유를 묻지만 병원은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그녀는 불안과 허무 속에 병원을 나선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식당을 다시 열지만, 피로와 기침이 심해지던 그녀는 결국 식당에서 쓰러져 남편이 입원한 병원으로 실려 간다. 검진 결과, 그녀 또한 남편과 같은 폐암 말기 진단을 받는다. 

그녀는 남편이 있는 중환자실 면회를 거듭 요청하지만, 의료진은 그녀의 건강이 위태롭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녹음된 그녀의 따뜻한 음성이 남편의 귀에 닿자, 그가 잠시 손끝을 움직이며 반응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간이 흘러 겨울이 찾아오고, 남편의 병세는 악화된다. 병원은 마침내 그녀에게 ‘마지막 면회’를 허락한다. 그녀는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휠체어에 앉아 남편의 병실로 향한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남편은 이미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지난날의 추억과 사랑을 담아 마지막 말을 건넨다. 울먹이며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에요, 창기 아빠…”라고 속삭이는 순간, 남편의 심장박동 그래프가 천천히 멈춘다. 그녀는 남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남편의 눈가에는 미소가 남는다. 

총  평 

여영진 작가는 소설 '겨울 면회'에서 한 평생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이별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화려한 사건보다는 일상의 세부 묘사와 정서적 흐름에 집중하며, 노년의 사랑, 시간, 상실, 그리고 존엄한 죽음이라는 주제를 조용히 밀도 있게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작품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연탄, 노릇노릇 구워지는 고등어, 빗소리, 겨울의 눈 등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정서와 생의 온도를 상징 특히 ‘고등어’는 생계와 사랑, 그리고 삶의 순환을 상징하며, 노부부의 기억을 잇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아쉬운 점은, 아들이 면회 금지 사유나 시술 동의 사실을 아내에게 숨기는 과정, 그리고 의료진이 면회를 계속해서 막는 과정은 '이야기의 극대화'를 위한 장치로 보이나 독자에게는 아들의 행동이나 병원의 조치가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이나 조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좀 더 필요했으면 좋을 것 같다. 

소설 <겨울 면회>는 ‘면회’를 축으로 시작과 끝이 맞물린다. 

첫 면회(거절)와 마지막 면회(허락)의 대비가 작품의 감정선을 완성하며, ‘만남’이 곧 ‘이별’로 이어지는 순환적 구조가 뛰어나다. 아내의 뜨거운 눈물은 주제 의식을 완성하며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극적인 임종과 일부 전개상의 개연성이 보완 되므로서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여영진 소설가의 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훌륭한 소설가로의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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