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 문학고을 계간지 상반기 신인문학상 수상
등단 당선 심사평 제80회 1차 공모
< 엘리트 문단의 산실/ 등단의 길잡이>
시 부문
문경림 시인의 <빛> <파도>
감각적 이미지 이상의 철학적 매개
<빛>은 자연 현상인 ‘빛’을 단순한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심리적·존재론적 사유의 출발점으로 전유한다는 점에서 상징주의(Symbolism)적 경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상징주의 문학이 사물의 표면적 의미를 넘어 정신적·관념적 영역을 탐색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면, 이 글에서의 ‘뒤틀린 각도’, ‘가장자리의 틈새’, ‘불완전한 빛’ 등은 감각적 이미지 이상의 철학적 함의를 지닌 매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문장들 사이의 인과나 논리적 전개가 명시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은유적 전이를 통해 의미가 확장되는 방식이 문경림 시인의 뛰어난 구조력을 보여준다. “그 가장자리의 빛은 / 완전하지 않아서 더 온전했고”라는 구절은 논리적으로는 모순적 구조이지만, 문학적 역설(paradox)을 통해 상징적 의미를 강화한다. 또한 확정적 명제 대신 사유의 개열성(開列性)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파도>는 파도의 반복적 운동을 통해 시간성·정서성·무상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자연 서정(poetic nature lyricism)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실존주의적 형태를 띤다. 특히 “기쁜 날에도 / 슬픈 날에도 / 언제나 같은 리듬으로”라는 구문은 반복과 병렬적 대조를 통해 자연의 무차별적·중립적 속성을 부각하며, 이는 인간 감정과 자연 질서의 비동시성을 시사한다. 또한 “붙잡을 수 없기에 /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라는 인과 구조는 자연 현상의 무상성과 정서적 잔존을 연결시키는 철학적 비유 구조를 형성한다. <파도>는 자연의 순환성과 인간의 내면성을 결합하여 감정의 비가역적 성질을 파도의 반복적 운동에 투사하는 서정적 사유문으로도 보이며 문경림 시인의 뛰어난 서정성이 녹아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윤노식 시인의 <여의 수족관> <부조화의 조화>
우화적 상징주의와 대비를 통한 미학
윤노식 시인의 <여의 수족관>은 수족관이라는 폐쇄된 공간과 그 안에서 ‘고래인 척하는 망둥어들’이라는 이미지적 대비를 통해 보여주는 풍자가 매우 특색있는 작품이다. 이는 근대 이후 등장한 리얼리즘적 풍자 서정의 흐름과 맞닿아 있으며, 특히 인간 사회를 동물의 생태에 비유하는 방식에서 우화적 상징주의(allegorical symbolism)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시적 화자는 ‘망둥어’와 ‘고래’라는 이항 대비를 통해 자기 인식의 과장과 실제 능력의 간극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동 방식은 반어적 서술(아이러니)을 통해 구조화된다. “자기가 고래인양 / 날마다 소리치고”라는 구절은 행동과 실체가 불일치하는 존재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여의 수족관>은 일종의 탈폐쇄적 미학으로 도시적 삶의 얕은 경쟁을 넘어 인간적 본질을 회복하라는 계몽적 성격을 보여준다.
<부조화의 조화>는 부부의 신체적 차이를 나열 형식으로 제시하면서, 표면적 ‘부조화’가 오히려 관계의 ‘조화’를 구성한다는 묵시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서정적 일상성(lyric quotidianism)과 관계 중심의 한국적 정서 미학이 결합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작품은 일관되게 ‘마누라’와 ‘나’를 대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며, 이는 반복적 구조 속에서 병렬성(parataxis)을 강화한다. 즉, 각 연마다 상반된 이미지의 병치가 이뤄지며, 이는 시각적 대비를 통한 유머적 긴장을 형성한다. 이와 같은 방식은 형식적으로는 목가적 우의(poetic allegory)의 구조를 띠면서도 의미적으로는 인간관계의 상보성을 드러내는 현대적 생활 서정의 흐름 속에 위치할 수 있다. 문법적으로 보이는 각 연이 두 개의 이항 구조 (마누라—나)로 조직되어 형용사적 진술과 동작적 진술이 교차 반복되는 부분이 주제를 강조한다. 윤노식 시인의 한국적 부부 서정의 특유한 미학, 즉 ‘다름’이 ‘어울림’의 근거가 된다는 관념을 문학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매우 재미있고 재치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여기훈 <한계> <시인으로>
모더니즘적 인식 파편화와 이중적 감정 구조
여기훈 시인의 <한계>는 전반적으로 모더니즘적 인식 파편화와 실존주의적 자의식의 붕괴 국면을 결합한 시적 구조를 지닌다. 작품 속 사물들은 기호적 기능을 넘어 왜곡된 지각의 기하학적 장치로서 존재한다. 볼록거울과 오목거울, 그리고 가로등의 관계는 단순한 이미지적 장식이 아니라 주체 인식의 붕괴를 유발하는 도시적 모더니티의 장치들이다. 이 사물들은 끊임없이 시야를 변형시키며, 화자의 혼란함을 가중시킨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의 기제를 ‘기호’로 치환하는 방식은 카뮈적 실존의 정조를 보여주며, 시적 언어 자체의 한계에 대한 메타 비평적 인식을 표출한다. 이때 나타나는 공백은 데리다적 의미에서의 ‘결정되지 않는 흔적(trace)’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여기훈 시인은 모더니즘·실존주의·부조리·후기 구조주의적 사유가 겹겹이 중첩된 도시 인식 위기의 정교한 형상화로 보여준다
<시인으로>는 시적 자아가 자신을 ‘시인’으로 정립하는 과정 속에서 후기 구조주의적 주체 이론, 그리고 기록의 존재론을 복합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작품의 핵심은 인간 존재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흔적의 연속으로 구성된 기호적 주체로 파악하는 데 있다. 작품 안에서 주체는 중심적·능동적 존재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구조 속에서 ‘이동하게 된 존재’이다. 특히 눈에 뛰는 부분은 화자는 바퀴 자국을 중생대의 발자국에 비유한다. 이는 시간을 초월한 흔적의 잔존성을 선언하는 장면이며, 흔적을 “기호적 영속성”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다. 흔적은 사라짐의 증거이면서, 동시에 존재의 유일한 근거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의 흔적은 단순한 자취가 아니라 시인의 존재론적 본체를 구성하는 요소로 격상된다. 시인은 ‘억압적 무게’와 ‘확산적 미감’이라는 상반된 성질을 결합하여 흔적이 주체에게 부과하는 양가성인 부담이면서 동시에 의미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이중적 감정 구조(ambivalent affect)를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시조 부문
유성룡 시인의 <이 마음 아시려나 1 > <이 마음 아시려나 2>
고전적 모티프의 강화와 본질의 서정적 투사 구조
유성룡 시인의 <이 마음 아시려나 1>은 고전 시조의 형식적 흐름인 기·승·전·결의 유려한 정서 전개를 현대적 언어 감각으로 복원한 작품으로 읽힌다. 시적 화자는 밝고 둥근 달이라는 초월적 매개체를 통해 그리움의 대상을 호출하려 한다. 전통 시가에서 달은 흔히 감정의 매개자이자 연결적 상징으로 기능해 왔으나, 이 작품에서는 그 기능이 온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구름 속 잠김’이라는 장애에 부딪힌다. 화자는 “그 분께서 달 보실 때 / 이 마음을 읽으련만”이라고 표현하며, 감정의 전달이 언어가 아닌 자연 현상인 달빛의 투과에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방식은 표현 불가능성(ineffability)을 자연물에 전가함으로써, 인간 내부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대상에게 닿지 못한다는 고전적 모티프를 강화한다. 이 작품은 달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서를 전달하려는 시조 전통의 ‘관습’을 따르면서도 유성룡 시인만의 정서 교류의 본질적 불가능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 마음 아시려나 2>는 구름과 하늘이라는 수직적 공간을 배경으로 화자가 상실 혹은 부재의 정서를 자연물에 투사하는 고전적 방식에 기반한다. 시의 첫 행에서 “흰구름 거울삼아”라는 구절은 구름을 단순한 관찰 대상이 아닌 심상(心象)을 반사하는 거울적 기호로 변환한다. 이는 사대부 문학에서 자주 보이는 자연을 정서의 반영체 (반영론적 자연관)로 삼는 미학의 대표적 방식이다. 전통 시조의 정형률인 초장·중장·종장의 확장 및 수렴 구조는 이 작품에서도 유지되며, 종장은 앞서 누적된 정서를 하나의 감각으로 압축해 결말적 긴장을 형성한다. 특히 ‘아리네’라는 종결 어미는 고전 시가에서 흔히 발견되는 완곡한 감정 종결 어법으로, 화자의 절제를 담으면서도 속 깊은 울림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자연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아의 아픔을 내면화하는 서정적 투사 구조를 통해 시인의 정서를 깊게 담고 있다. 시인의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김민우 작가의 <균형의 시작>
균형이라는 삶의 은유가 단순히 몸의 균형을 잡는 사건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상징.
화자의 <균형의 시작>은 삶의 극복이 아니라 무너짐과 일어섬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인간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글의 중심은 아이의 성장이 아니라 어머니의 의지이다.
의사의 “평생 휠체어”라는 선언은 선을 그어버린 것이고 어머니는 그 선을 뜯어내고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사람이다.
“괜찮아” 대신 “버텨라”를 선택한 어머니는 위로보다 현실과 싸우는 방식을 가르치는 인물로 묘사된다.
고통과 싸워 얻은 ‘첫 직립’의 존재론적 의미는 아이가 한 번 단 1초 스스로 몸을 세운 순간 이것은 생리적 사건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자기 힘으로 자기 세계를 세우는 최초의 순간인 것이다. 인간의 성장과 희망이 시작되는 명확한 지점으로 그려진다.
감정과 육체감을 모두 가진 강한 서술, 몸이 ‘돌덩이’‘나무토막’ 이 되는 묘사는 촉각적이고 생생하다. 이글은 감각적이고 신체적 묘사가 탁월하며 인물의 성격이 행동으로 드러난다
구성이나 상징 묘사에 있어서 문학적 퀄리티가 매우 높으며 드라마성이 함께 공존한다 할 수 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한 인간의 세계를 어떻게 다시 세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울림을 주는 글이라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발돋움하고 우뚝 서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서아진 작가의 <책임이 가벼워진 밤>
시간의 변화가 만들어낸 ‘책임의 밀도 변화’를 표현하는데 그 중요한 핵심은 시간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달라지는 과정이다.
화자의 <책임이 가벼워진 밤>은 교사로 성장해온 세월이 만들어 낸 책임의 질적 변화를 기록한 글이다.
사범대에서 배운 교수법은 현실 앞에서 무력했다. 교사가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는 교과가 아니라 ‘삶’과 ‘인간’임을 보여준다. 즉 교사의 일은 수업이 아니라 사람을 돌보는 일 이라는 진실을 드러낸다.
화자에게 있어 ‘첫 제자’가 가지는 절대적인 의미는 화자가 제일 서툴렀고 힘들었고 책임이 무거웠으며 제일 큰 사랑을 쏟았던 시기의 아이들이다. 그래서 비루하고 고단했던 날들이 가장 선명하고 가장 귀하다 여긴다.
<책임이 가벼워진 밤>이 던지는 진짜 의미는 지금의 가벼움은 과거의 무게를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책임이 가벼워진 날 나는 오히려 무거웠던 날의 사랑을 다시 떠올린다.’라는 역설적인 진실을 품고 있다.
이 글은 대조적 묘사를 통한 메시지가 강화되어 있고 진정성과 회고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 문장의 리듬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장수호 작가의 <푼타레나스, 짧은 인연의 눈물>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뿌리를 가진 사람끼리의 존재적 연결감이 바로 ‘동포성의 힘’이다.
화자의 <푼타레나스, 짧은 인연의 눈물>은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낯선 땅에서는 국적이 곧 가족, 언어가 곧 품이 된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층위를 보여주는 글로 여러 겹의 외로움이 있다.
외로움을 ‘슬픈 감정’으로 그리지 않고 응축된 감정이 갑자기 해방되는 순간으로 섬세하게 포착한다. 인간의 마음이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에 대한 기록이며 말이 많지 않았어도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정확하게 읽는다.
이 글은 서사가 자연스럽고 흐름이 뛰어난 구조를 보이는데 우연한 만남과 짧은 대화, 터져버린 울음, 저녁 식사와 교감, 출항 날의 이별 그리고 남은 기억이 그것이다.
감정 묘사가 절제되어 있어 더 울림이 크며 풍경이 배경 음악처럼 깔려 있다.
한 문장도 공격적이거나 거칠지 않으며 부드럽고 잔잔하고 인간적이다.
이러한 문체가 슬픔이 아닌 따뜻한 회상으로 문장을 바꿔 준다.
서정적이고 인간적인 감정 묘사와 짧은 인연의 미학을 아름답게 포착하며 독자의 경험을 자극하는 공감력과 인물 묘사가 섬세하며 회고적 문체가 주는 잔향이 은은하다.
종합적으로 독자들로부터 공감 받을 수 있는 따스하고 좋은 글이라 볼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이경은 작가의 <마법의 엄마 손글씨>
한 사람의 손글씨에 담긴 인생 전체를 펼쳐내는 감동적인 서정 에세이이다.
화자의 <마법의 엄마 손글씨>는 단순한 글자가 아닌 엄마의 존재, 성격, 사랑, 의지, 투병, 삶의 흔적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손글씨는 글 전체의 상징이자 감정의 축이며 끝으로 가며 생을 기록한 필적 곧 사랑의 유산이라는 의미로 확장된다.
이러한 상징성은 글을 단순한 추억담에서 벗어나 인생을 기록하는 깊은 이야기로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한 세대의 삶이 글씨로 이어지고 그 글씨를 딸이 글로 다시 이어가는 구조는 문학적으로도 완결성이 뛰어나다 볼 수 있다.
엄마는 특별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의 메모들은 가족에게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응원과 지지가 된다.
이는 독자에게도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는데 “기록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그 기록은 누군가의 인생을 지탱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손글씨라는 매체를 통하여 사랑과 존재를 기록한다 할 수 있는데 투병 이후에 흔들리는 손글씨는 시간의 흐름, 몸의 약해짐, 삶의 유한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글이 주는 점은 구성이 탄탄하고 문장이 섬세하며 상징이 강력하고 감정이 절제되어 있으며 의미가 넓고 깊다.
먼저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오은환 작가의 <추석 가족 여행기>
단순한 가족 여행기가 아니라 시간, 기억, 세대의 계승이라는 깊은 정서를 품은 기록이다.
화자의 <추석 가족 여행기>는 노년의 시선에서 오는 품격으로 따뜻하고 고요한 문체로 삶을 많이 살아본 사람만이 갖는 고요함, 관조가 글 전체에 배어 있는 좋은 글이다. 글은 아주 담담한 톤으로 시작을 하지만 읽을수록 삶에 대한 성찰 가족에 대한 감사와 노년의 따뜻한 감성이 서서히 번져 나온다. 그 담백한 서술 방식이 오히려 감정을 더 진하게 전달한다.
여행의 일정에 따라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이 된다. 가족들이 보여준 온기, 자연 풍경의 변화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고르게 배치되어 있어 안정된 구조를 이룬다.
글 안에 여러 세대가 자연스럽게 호흡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한 사람의 생애 전체가 축약된 듯한 효과를 준다. 심리적 깊이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장이 절제되어 있지만 훈훈한 문장력을 보여 준다. 절제는 곧 품위이고 품위는 곧 깊이이다. 궂은 날씨 긴 이동거리 등 여행의 어수선함 속에서도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정겨움이 중심축이 된다.
이 수필이 결국 말하기를 삶의 끝자락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가족’이다.
구조적 안정감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이진숙 작가의 <인생 면허증>
서정성과 철학, 일상성과 통찰, 감동과 실천이 균형 있게 배합된 좋은 글이다.
화자의 <인생 면허증>은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고 작은 실천이 주는 따뜻함과 존재의 귀함을 잔잔하게 전한다.
문장력, 비유, 구성력 모두 안정적이며 독자에게 은근한 울림을 주는 따뜻한 인간적 글쓰기이다.
문장은 특별히 꾸미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생활 감성이 베여 있다. 예를 들자면 “어느 새 햇살은 골목 끝에 머물고 집집마다 부엌에서 저녁밥 짓는 냄새 구수하다.”
시각.후각.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하루의 정경을 고요하게 그려낸다. 글 전체의 분위기를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톤으로 유지시킨다 할 수 있다.
인생 면허증의 의미를 보자면 존재 그 자체의 귀함과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승인 받은 권리를 표현하며 언제라도 회수될 수 있는 한정된 시간을 말하며 잘 사용해야 더욱 빛나는 일종의 책임이라고 의미 부여를 한다.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지막에는 삶과 죽음, 집착과 내려놓음, 감사와 기쁨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확장되며 큰 울림을 남긴다. 독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자기 점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철학적이면서 실천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사랑받는 작가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디카시 부문
유범진 시인의 <완성> <보은>
<완성>
바닥 위에 고요히 놓인 붉은 단풍잎을 통해 순간의 정서와 잔향을 포착하는 탁월한 시적 감각을 보여준다. 시인은 "떨어져 뒹굴어도 범할 수 없는 존엄"이라는 첫 행에서 사물에 대한 섣부른 감상적 접근을 경계하고, 작은 단풍잎에 존엄이라는 높은 개념을 부여하며 사물과 존재를 동일선상에 놓는 시적 사유를 펼친다.
"그림자마저 넘지 못해 멈춰 섰다"는 표현은 이미지와 내면의 정서가 적확하게 결합된 대목이다. 단풍잎의 작은 정지동작을 ‘그림자와의 경계’라는 상징적 구조로 확장하여, 시간의 흐름 속 멈춤의 순간을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시적 언술의 절제와 명료함 또한 돋보이며, 이는 디카시의 핵심 미학인 ‘찰나의 포착과 언어의 경제성’을 충실히 따른다.
마지막 행의 "사색이 차오른 붉은 추억 한 조각"은 작품 전체의 정조를 감성적으로 수렴하는 한 문장으로, 사진의 색채와 정서를 언어로 자연스럽게 전이시키는 능력을 보여준다. 붉은 단풍잎이 곧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추억의 파편으로 치환되며, 독자는 단순한 시각 이미지 이상의 잔향을 경험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시각 이미지와 언어의 밀착도가 높고, 사물의 존재론적 의미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시적 감수성이 돋보인다. 언어적 과장이 없고, 의도적인 여백을 남기면서도 독자가 그 여백을 스스로 채울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디카시 장르가 요구하는 미학적 기준을 충족한다.
<보은>
늦가을 감나무의 풍성한 결실을 배경으로, 존재론적 성찰을 잔잔한 언어로 풀어낸 디카시다. 사진 속 주황빛 감들이 바람과 계절을 이겨내고 가지에 오래 매달려 있는 모습은, 시가 탐구하는 ‘삶의 자리’라는 주제를 상징적으로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첫 행에서 시인은 “내 삶은 스스로 익지 않았다”는 단호한 문장을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겸허한 고백을 드러낸다. 자연의 ‘익음’과 인간의 ‘성숙’을 절묘하게 병치하며, 성숙이란 스스로의 힘만으로 완성되지 않음을 드러내는 발화는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울림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숨 하나 걸음 하나에도 빛이 스며들었고”라는 표현은 대상의 정서적 확장을 넘어, 삶을 감싸온 따뜻한 외부의 개입 은혜, 사랑, 배려를 은유적으로 포착한다. ‘빛’이라는 단어는 자연의 빛을 넘어, 존재를 길러온 관계의 온기를 담아내며 사진 속 풍성한 감의 채도와도 정서적으로 맞닿아 있다.
마지막 행 “내가 선 자리는 늘 누군가의 품이었다”는 시적 사유의 정점을 보여준다. 단순한 감사의 고백을 넘어, 자기 존재는 타인의 품 안에서 비로소 의미를 얻어 왔다는 깊은 관계론적 성찰을 담고 있다. 이는 ‘나’의 삶이 홀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길들의 조력으로 익어 왔음을 잔잔한 언어로 되새긴다.
대상의 외형을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연의 ‘익은 감’이라는 이미지에서 삶의 무게와 온기, 관계의 윤리성을 끌어올리는 시적 비약을 보여준다. 언어의 절제와 사유의 깊이가 균형을 이루어 등단작으로서 디카시가 지향하는 ‘찰나에서 존재의 본질을 건져올리는 미학’을 충실히 구현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유범진 시인의 <완성>과 <보은>은 일상의 작은 장면 속에서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깊이를 끌어올리는 시적 통찰을 보여준다.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감각이 섬세하고, 그 위에 얹힌 언어는 절제되었지만 밀도가 높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미지와 언어가 빚어내는 디카시의 흐름 속에서 유범진 시인만의 사유와 결이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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