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고을 문예지 등단 당선 신인 문힉상 수상
심사평 제48회 1차 공모
김성임 시인의 「여행 속 사랑 향기」, 「꽃사슴」
지나간 시간이 주는 마음을 그려내고 있는 「여행 속 사랑 향기」는 사랑의 의미를 헤아리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있다. 여행하면서 자신에게 불어왔던 지나간 사랑을 생각한다. 그 사랑이 세월을 넘어온 것과 미완의 사랑에 가슴이 저리다. 이를 생각하면 눈가가 촉촉해지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스스로 손을 내밀어 자신의 마음에 얹어 본다. 따뜻한 것과 상반된 아린 감정을 느끼면서 이 양가의 감정으로 흔들리는 자신을 추억하고 있다.
「꽃사슴」에서는 귀엽고 작은 존재에게 지워진 삶의 무게를 느끼며 그의 손을 잡는다. 아무리 작다 하여도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짐이 있어 작은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고 안타깝다. 이리하여 시인은 쉬어가라고 작은 영혼에 말을 건넨다. 한숨을 쉬면서 건네는 인사가 애달프다. 사람마다 겪는 생의 아픔으로 속이 쓰리고 힘겨우나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표현된 작품이다.
김성임 시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시적 소재를 찾아 섬세한 면을 놓치지 않고 묘사한다. 일견 불완전해 보이는 세상에서 그래도 자신을 위로하면서 이웃을 안타까워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한상현
김태연 시인의 「홍시」, 「유월 고향」
홍시의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낸 김태연 시인의 「홍시」는 정겨운 마을의 모습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가을날 익은 홍시는 연일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며 연시가 되고 건시가 된다. 색깔도 붉어 우리 마음에 넉넉한 기운을 주는 홍시는 떨어져 터지기도 하고 까치밥으로 남아 풍요로운 계절을 잇는다. 홍시가 익어가는 마을의 풍경은 넉넉하고 자비로워 사람들의 마음에도 풍요를 선물한다.
「유월 고향」에서는 고향의 저녁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고향에서는 망령재라는 고개에 낮달이 걸터앉아 있고 이를 갈무리한다고 표현한다. 또한, 우리말을 살려 쓰는 묘미가 뛰어나게 시를 전개하고 있다. ‘오랍뜰’, ‘모살이’는 시인이 살려 쓰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이로 인하여 시는 훨씬 풍부한 의미와 깊이를 더한다. 작은 정원에는 백합이 피어 향기롭고, 장독대에도 노을이 물든다. 유월의 고향은 바쁜 농촌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향수 어린 풍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김태연 시인은 시어를 잘 살려 쓰는 시인이다. 특히 우리말을 사용하여 시적 의미를 더하며 깊이를 주고 있다. 시인의 사명처럼 우리말을 살려 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우리말을 사용하고 깊이를 더하는 정신을 높여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한상현
김유경 시인의 「연옥 영혼」, 「그리움에 그리움」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는 「연옥 영혼」은 사고로 죽은 사람, 자연사로 죽은 사람의 궁극이 어디인지가 궁금하다. 죽음 이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그리하여 신께 묻는다. 죽은 그들은 어디에 있는지, 신은 천국이나 연옥을 알려준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는 화자는 천국의 신은 두고 연옥의 신께 묻는다. 직업이나 행실이 반대인 것 같은 길에 시인은 궁금증을 갖는 것이다. 이에 신은 겸손과 속죄의 여인은 천국을, 비난과 교만의 남자는 연옥으로 보낸 것이다. 여기에 화자 역시 아직 연옥에서 떠돌고 있다고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그리움에 그리움」에서는 정신과에 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살피고 있다. 처음 정신과에 가서 눈물을 쏟는 화자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된 눈물샘을 털어놓는다. 의사는 죽음이 반드시 슬픈 것은 아니라고 위로하고 오히려 기쁨일 수도 있다고 알려 준다. 이에 화자는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재고하며 위로를 얻는다.
김유경 시인은 죽음에 대하여 상고하고 있다. 죽음 너머의 세상은 어디인지 궁금하고 지상에서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궁금하다. 이에 신께 물으며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있다. 죽음에 관한 탐구는 자신을 성찰하는 일이다. 이러한 깊이를 더하는 탐구 정신을 높여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염상섭
김영선 시인의 「백조」,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우아한 백조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호수를 그리고 있는 「백조」에서 새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백조는 하얀빛으로 인하여 더욱 사람들에게 칭송을 듣는다. 호수 위의 새는 백합처럼 우아하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누구나 물 위의 삶은 우아하고 아름다우나, 물밑에서는 허우적거리는 발짓이 난무한다. 이러한 새의 모습에 인생을 투영하고 있다.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에서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사랑의 기억이 드러난다. 옹이가 되어 있는 사랑의 모습은 시간이 위로를 건네고 화자는 주름이 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은 허무하고 그리움에 어리는 연민은 서글프다. 이에 화자는 자신의 성실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그 감정을 채우겠다고 속삭인다.
김영선 시인은 백조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일깨우고 있으며 사랑의 의미를 통해서 그리운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였다. 이에 존재와 사랑의 의미를 높이는 정신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양경숙
신갑식 시인의 「두 아가씨」, 「김치전」
화사하고 아름다운 존재인 아가씨를 중심으로 시상을 전개한 「두 아가씨」는 아가씨로 인하여 달라지는 심상이 드러난다. 네일까지 아름답게 치장한 두 아가씨로 인하여 세상에 피어난 꽃들이 무색하다. 이에 화자는 아가씨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이들을 칭송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김치전」에서는 신김치를 주재료로 만드는 김치전을 표현하고 있다. 이내 김치전은 의인화되고 자신의 모습은 그대에게 주고 싶은 순정이라고 치켜세운다. 시어서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김치전이 되고 다른 반찬이 되기도 하는 김치를 자신의 모습에 빗대면서 나이 들어 모습은 바뀌더라도 마음은 그대로 순수와 낭만과 성실을 간직하고 있다고 속삭인다.
신갑식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운 아가씨와 우리의 주요 반찬인 김치를 소재로 시를 전개하여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특히 자신을 신김치 같으나 변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고 애써 표현한다. 이에 생활 저변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염상섭
서미경 시인의 「한 그릇으로부터」, 「이제 네 차례야」
양은 냄비에 자신을 빗대며 시상을 전개하는 「한 그릇으로부터」는 냄비로부터 인생을 성찰한다. 인생은 냄비와도 같이 무엇을 끓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수제비를 띄워놓고 인생을 생각하고 설마 인생이 이건가 상고하며 아닐 거야 되뇐다. 국물이 ‘궁물’이 되는 순간이 재치있다. 그렇게 끓여진 수제비는 걱정으로 쌓인 태산을 허무는 것이다. 한 그릇의 수제비를 비우는 일도 큰일이라고 답을 내놓는다.
「이제 네 차례야」에서는 바람이 부는 언덕에 서 있는 소녀를 생각한다. 그는 바람에 날리는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 이제 자신의 차례라는 것을 안다. 하여 그는 머릿수건을 고쳐 매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맨발일 때도 있고 험한 산을 넘을 때도 있으나 항상 용기 있게 두려운 세상과 맞서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용감한 소녀는 결국에는 자신이 차례를 정하기도 하는 경지에 서 있는 것이다.
서미경 시인은 인생에 대한 숙고로 시상을 전개하는 특성을 보인다. 인생의 의미를 숙고하는 것은 깨달음의 경지이며 성찰의 의미이다. 따라서 시인은 인생을 깨닫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이에 깊이를 더하는 시적 정신을 높여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한상현
이재한 시인의 「무제」, 「무제 2」
무제의 시에서 만나는 것은 일찍 죽은 자의 모습이다. 「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요절한 자식을 생각하며 자신을 생각한다. 이에 자기 것은 눈물뿐이고, 자식의 것이 될 수 없다는 단절을 느끼며 죽음의 의미를 실감한다. 단절된 이승과 저승의 거리는 닿을 수 없는 먼 곳이기에 남겨진 자의 슬픔을 겪는다. 그것을 살아 있는 비겁함이라 부르며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제 2」에서는 가난한 사람의 좌판을 표현하고 있다. 좌판에는 더러운 옷가지가 있고 그것을 팔겠다고 가지런히 접어 늘어놓은 것이다. 이들이 팔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인 듯 팔 수도 없을 것 같은 옷가지를 팔고 있다. 여기에서 화자는 연민을 느낀다. 저들이 팔고 있는 무용의 옷가지가 가볍게 느껴지고 그들의 판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응달에 사는 사람들의 서글픈 일상이다.
이재한 시인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슬픈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일찍 죽은 자식은 서글픔에 눈물이 끝이 없고 좌판을 깔고 있는 가난한 자에게서는 연민을 느끼며 서럽다. 삶은 서글프고 서러운 것을 표현하고, 새롭게 사물의 의미를 투사하는 모습까지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을 높여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염상섭
오정영 시인의 「포화 속의 영웅」, 「꿈」
고목이 들어찬 산을 시상으로 전개하는 「포화 속의 영웅」은 웅장한 산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산의 절개지에서 붉은빛을 발견한 화자는 이를 속살로 표현한다. 자신을 드러낸 산은 결국은 이분법으로 헤맨다. 그러다가 스스로 주저앉아 있다. 수탉은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회 치는데 산은 주저앉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화자는 지나간 시간의 영웅이 되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꿈」에서는 돈키호테처럼 많은 상상으로 춤추는 화자는 사방을 달리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하면서 꿈의 세계를 표현한다. 말은 어둠을 달려가고 파도와는 상관이 없다. 끊임없이 달려가는 말의 모습은 쉼이 없고 바닷가는 승냥이 때가 우글거린다. 이러한 상반된 모습에서 흔들리지 않고 가는 말을 보면서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
오정영 시인은 현실과 가상을 오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현실과 다른 가상의 세계에서 더욱 용감하고 의지적이다. 또한, 영웅이자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다. 낭만이 두드러진 모습으로 치열한 정신세계를 드러낸 것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염상섭
오진택 시인의 「우리 할머니」, 「뉘 죽은 여(礖)」
훌륭하게 인생을 산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담은 「우리 할머니」는 한 가족을 잘 건사한 모습이 나타난다. 특히 그는 벼슬 한 집의 며느리로 가정을 살뜰하게 이끌면서 술을 빚고 보리를 거두며 식구들을 챙겼다. 춘궁기에 많은 일꾼을 풍성하게 대접하고 항아리마다 막걸리가 넘쳐 인심이 풍부하였다.
「뉘 죽은 여(礖)」 에서는 먼저 이승을 떠난 누이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이 나온다. 여(礖)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작은 바위를 의미한다. 파도가 쳐야 보이는 바위로 이를 화자는 누이가 사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 누이는 비바리로 바다에서 바로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을 잡는 바릇잡이를 하다가 파도에 밀려 오래비를 살리고 자신은 끝내 바다에서 나오지 못하고 만다. 그렇게 그는 작은 여에 살게 되었다는 사연이다.
오진택 시인은 제주도 특유의 방언을 사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언어가 특이한 이유다. 제주 방언은 고어의 흔적은 물론 우리말의 변천을 알게 해주는 귀한 국문학사적 자료다. 이러한 방언을 살려 쓰고 의미를 더하는 표현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양경숙
이동호 시인의 「검지 손가락」, 「시나위」
호미곶의 풍경을 중심으로 시상을 전개하는 「검지 손가락」은 육지의 왼손과 바다의 오른손이 만나는 지점이다. 여기에 갈매기가 앉아 있던 흰 자국이 선명하게 손가락을 타고 내려온다. 그것은 상생의 손이다. 갈매기와 함께 소원을 빌며 약손을 비는 곳에서는 마음은 영원하고 싶은 소망이 드러난다. 호미곶의 풍경 너머로 화자는 간절히 손 모아 소망을 빌어 본다.
「시나위」에서는 관악기와 타악기가 중심이 되어 연주되는 기악곡의 우리말이다. 이는 특히 무당의 음악과 관련이 깊다. 슬픈 음색이 특징인 시나위로 화자는 자신을 달래고 있다. 살아 있어 새벽에 눈을 뜬다는 시작에서부터 명상하듯 꿈꾸는 시간까지 애달픈 자신을 위로하면서 달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동호 시인은 검지손가락-검지라는 말에 이미 손가락이 들어 있어 이중(二重) 사용이다-이 가리키는 방향과 시나위로 펼쳐지는 가락 사이에서 자신의 슬픔의 깊이를 가늠한다. 슬픔은 깊고 시에서 이를 표현하는 사유의 힘이 돋보여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힌상현
백병호 수필가의 「시간의 여백」
타지에서 생활하다 고국에 들어와 살면서 어머니와 함께 하는 귀한 시간을 보내는 화자는 「시간의 여백」을 즐기고 있다. 바쁘지 않은 현대인이 있는가? 바쁜 생활 속에서 어머니가 코로나 19에 걸리면서 일상의 리듬이 깨진다. 이때부터 화자는 어머니를 수발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시간이 없어진다. 그러나 어머니를 돌보는 일은 1주일뿐이지만 많은 일에 바쁘게 만든다.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이고, 냉장고도 정리해야 하고, 봄맞이 대청소도 해야 하고, 어항도 관리해야 하는 지경이다.
일주일 후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복역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처럼 두부 한모를 상상한다. 어쩐지 바쁜 일상이 조화 속의 부조화와 여백의 미가 만나는 지점이 된다. 그 생활이 나름대로 의미를 던져 주고 이전보다 더 넉넉하고 풍요로워진 생활이 기대되어 설레기도 한다.
백병호 수필가는 꽉 짜인 생활을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무언가 틈이 생기면 불안을 느끼기도 하나 어머니를 돌보면서 그 생활 속에서 다시 의미를 부여하며 노모를 모신다. 그의 생활이 주는 단조로움과 바쁨은 그대로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제 이전보다 여유를 즐기게 된 화자의 사색이 돋보인다. 이러한 정신적 깊이를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양경숙
이만수 수필가의 「라면 먹을 때면」
가난은 누구나 라면을 먹게 만드는 모양이다. 「라면 먹을 때면」에서도 다른 먹거리 대신에 라면을 먹는다. 어린 시절에도 먹고 60이 넘은 나이에도 라면을 먹는다. 라면은 지난 기억과 함께 현재도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는 정겨운 음식이다. 화자는 축구 경기를 하는 형이 있어 라면을 많이 먹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기억마저도 그리워지는 나이에 다시 형과 라면을 먹는다.
형은 이제 한 젓가락을 들어 동생에게 건넨다. 어린 시절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도 즐겨 먹는 조촐한 식사인 라면은 풍요의 시대답게 대파를 썰어 넣고 계란을 넣으며 서로 나누어 먹는다. 형과 동생의 인생이 라면에 녹아 있고 라면을 먹으며 우정을 나눈다. 축구를 잘하던 형이 키가 자라지 않은 것은 혹시 라면 때문인가 생각을 하지만 그 시절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기에 저마다 견뎌온 인고의 세월이라 하겠다.
이만수 수필가의 추억어린 시간은 지금도 화자의 마음에 남아 정겨운 시간을 연출한다. 그는 형의 인생을 상고하면서 이루지 못한 꿈으로 깊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진솔한 필치와 담담한 내용으로 인생을 성찰하는 점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염상섭
이종명 동시 시인의 「부채」, 「총각무 배추 아가씨」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투영된 「부채」는 더운 여름날의 풍경이 다정하게 그려지고 있다. 2학년 아이들이 부채를 만든다. 글씨는 삐뚤어지고 모양은 찌그러져도 시원한 부채를 선생님께 드린다. 선생님은 좋아라하고 아이들만 보아도 부채가 따로 없다고, 시원하다고 기뻐한다.
「총각무 배추 아가씨」에서는 무를 총각에, 배추를 아가씨에 비유하는 재미있는 풍경이 나타난다. 무와 배추가 함께 버무려지는 것을 시집 장가간다고 표현한다. 늦가을에 아이들의 손길에 밭을 떠나는 무와 배추는 아이들 자신들의 일부보다 덩치가 크다. 이에 버겁게 무와 배추를 뽑는다. 서로 결혼하여 김치와 동치미로 태어나 사람들의 음식이 되는 무와 배추의 일생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다.
이종명 동시 시인은 순수하고 맑은 마음인 아이들의 세상을 투영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무와 배추가 사람들의 김치가 되듯이 희생하는 정신을 표현하고 이를 시집·장가간다고 비유하여 재치를 더하였다. 이에 사물의 의미를 순수하고 맑게 표현한 점을 들어 등단작에 선정한다. 등단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한국의 문단을 빛내는 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신영 조현민 양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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