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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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하반기 문예지 등단 인인 문학상 수상 심사평 시인등단의 길잡이 < 제53차 1차 공모>

  • 관리자 (adm39k)
  • 2023-08-22 2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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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고을 하반기 문예지 등단 인인 문학상 수상
심사평 시인등단의 길잡이 < 제53차 1차 공모>


시 부문

김동주 시인의 <첫돌> <시尸의 시>

김동주 시인의 <첫돌>은 아이의 탯줄을 잘라서 명주실을 만들고 작은 손에 쥐었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시작한다. 첫돌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탯줄, 명주실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였고 끊어진 동아줄과 실핏줄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는 긴 형태의 줄 이미지를 연속성으로 가지고 가는 시의 심상이 인상적이다. 오래오래 건강하라던 어머니의 부재와 끊어진 동아줄만 남긴 화자는 고백체의 언어로 이어가 절절한 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1년 중 가장 기뻐야 할 생일인 화자에게 동시에 가장 아픈 날이 된 모순적인 심정이 시 전체에 흐르며 명주실을 놓을 테니 잡아 달라는 화자의 고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시尸의 시>는 시로 태어난 작품들이 천천히 시들어가는 모습을 그리며 작품의 유한성과 시간에 따른 변화를 尸에 비유하고 있다. 화자가 시인하는 죄는 제 몫만 욕심냈던 아이 같은 모습으로 표현되며 그것은 자신에 대한 회고이며 한계이다. 수의를 짓고 잘린 머리를 베개 삼아 몸을 뉘우며 화자는 사체를 내어주는 모습을 그리며 끝내 괴인들이 자신의 사체를 뜯어 가라는 강한 어조로 시적 표현을 극대화하고 있다. “무겁고도 가난했던” 시의 영혼만은 부유하도록이라는 예술에 대한 의지와 영구성을 드러내는 의지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페이소스적인 작품이다. 김동주시인의 <첫돌>이라는 시의 단어 선택과 중의적인 표현들과 <尸의 시>에서 보여준 내면적인 치열한 갈등은 시인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며 김동주 시인만의 개성적인 표현들에 주목된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힙평


김경정 시인의 <꽃> <부모>

김경정 시인의 <꽃>은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은 아름다운 시다. 죽은 줄 알면서도 사람이 꽃처럼 태어났고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지고 마는 안쓰러운 사람들을 꽃으로 비유하며 어리석음을 통탄한다. 저마다의 향기를 더 해 매력적인 향수처럼 함께, 같이의 삶을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삶의 모습으로 중시하고 있다. 또한 죽음이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오늘 피는 꽃이 제일 아름답다”라는 현재 순간의 아름다움을 잃지 말자는 화자의 사색이 잘 담겨 있는 시다.

<부모>는 부모의 소중함과 이별 그리고 그것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짙게 담고 있는 시다. 벚꽃이 필 때 아버지와의 이별과 어머니와의 이별을 회상하며 쓴 이 시는 솔직한 화자의 감정이 특히 돋보인다. 싫음과 야속함 그리고 미움, 원망에 대한 솔직한 감정들이 선으로 이어지며 이 감정은 서사적인 사건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러한 구체적 사건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더욱 공감적인 요소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래서 화자의 마음이 더욱더 전달되는 장치가 촘촘하게 되어 있는 구조다.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라는 마지막 시어에서는 감정을 이야기하던 화자가 행동으로 바뀐다. 싫었고 원망스러웠던 화자의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는 행위로 인해 환기시키는 많은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김경정 시인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인 개연성과 사색을 살리는 시들은 독보적이며 시인 스스로의 단단한 경험을 내재하고 있어 시에 스며들어 드러난다. 담담히 표현되는 아름다운 서정이 돋보인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박지수 시인의 <윗물과 아랫물> <내가 싫어하는 사람>

박지수 시인의 <윗물과 아랫물>은 속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에서부터 독특하게 시작된다.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짧게 나타난 아포리즘으로의 형식을 바로 다음 줄에 이것을 누구나 원하고 있는 자연의 법칙이라는 시선을 강하게 드러내며 완성시킨다. “더러운 물을 그대로 내린다면 죄와 타협해야 하고", "맑은 물을 내리려 한다면 집착을 하게 되고", "윗물이 맑은 곳을 찾으려 한다면 배신을 해야 하고” 라는 구절들은 각각 현실에서의 어려운 선택과 상황에 대한 다양한 면을 표현하고 있다. “난국(難局)이로다” 라는 한탄과 고민으로 마무리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문제에 대한 고찰을 유도하고 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솔직한 고백의 시다. 시에서 드러난 준비되지 않고 정에 약하며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였고 상황이나 방해에도 자신이라는 화자의 고백은 ‘싫음’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며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이것을 받아들인다. 마음속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서정적이고 성찰적인 모놀로그를 보는 듯한 일인극처럼 보이는 이 시는 나였다와 마침표의 한 줄로 끝맺음을 한다.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돌아가지 않는 의지를 보여준다. 박지수 시인의 <윗물과 아랫물>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며 시인의 생각과 사상이 여과 없이 정확한 어조로 관통하는 시다. 화자의 강한 시선이 느껴지는 시가 특색있고 여름의 큰 파도처럼 시원하고 당당하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박서진 시인의 <전도傳導> <부치지 않을 편지>

박서진 시인의 <전도傳導>에서 시인은 상대방에게 얼음으로 된 칼, 어는 점보다도 낮은 차가운 칼이 있어 자신의 살점을 베어냈다는 비유를 사용한다. 차가운 뒷모습과 매정한 그림자를 가진 너의 칼에 묻어난 살점은 돌려 받을 수 없는 조각들이다. 강한 이미지화와 비유가 특징적으로 나타난 이 시는 전도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전개를 보여 준다. 전도는 열의 이동의 한 방법으로 뜨거운 곳에서부터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기에 화자의 다행이라고 말하는 “칼날은 횃불만치 뜨거운 너를 스치지조차 못한다”는 표현을 정당화시킨다. 또한 흠집난 채 얼고 부서진 화자를 보여주며 이별의 상처와 강렬한 감정의 대비를 잘 표현하고 있어 시의 완성도를 높인다.

<부치지 않을 편지>에서 시인은 감정을 담은 작은 글씨가 언어의 한계와 함께 글자들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마치 내면의 감정이 표현될 때 어색함과 글자의 얼룩과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한다와 보고 싶다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화자의 마음이 얼마나 진실되고 깊을지 가늠할 수 있는 비유들이 돋보인다. 얼룩을 남기지는 않을지 걱정하면서도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화자의 서정적인 표현들이 이 시의 생명력을 준다. 상상력과 관찰력이 돋보이는 시를 쓰는 박서진 시인의 시는 사고가 깊고 타고난 감각적인 표현들이 있어 몰입도를 높인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유아현 시인의 <목엽> <넋을 구워>

유아현 시인의 <목엽>은 비유가 돋보이는 시다. “검푸른 한 덩이의 염절 산”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위풍당당함을 시각적으로 비유를 한다. 각각의 연마다 보이는 관찰력이 뛰어나다. “저마다 별난 빛깔의 목엽” “완두빛 웃옷” “암녹색 덧옷”처럼 시각적 효과가 돋보이는 비유를 적절하게 쓰며 시 전체적으로 흐르는 메시지가 고요하면서 강하게 흐르고 있다. 염절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재미있지만 목엽이라는 자칫 무거운 단어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시인의 개성과 재치가 드러난다. “뒤집어쓴 옷가지”이라는 표현에서 시인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뽐내면서도 재미있는 표현들을 넣어 시의 중심을 잡는다. 목엽들이 모여 염절 산을 형성하려는 바동거리는 노고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지면서도 좋은 비유를 쓴 영리함에 칭찬을 보내고 싶다.

<넑을 구워>에서도 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나온다. 유아현 시인은 흔하지 않으면서 친숙한 토속적인 언어를 구사하면서 생각의 브레이크를 잡게 한다. 하지만 시 전체적인 주제와 내용은 어렵지 않게 쉽게 읽히게 한다. 넋을 구워낸다는 상상력도 특별하지만 그 넋은 맹렬한 태양빛에 죽어가던 넋이다. 그리고 회한의 껍데기를 벗겨내는 비유를 통해 속살이 남고 그 속살을 다시 구워내어 고소한 내음을 풍기는 넋으로 만들겠다는 재생의 이미지를 만든다. 유아현 시인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관찰력은 시인으로서의 특별한 재능이다. 또한 시에서 느껴지는 시인의 섬세한 언어까지 더해진 <목엽> <넋을 구워>를 창조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수필 부문

최정인 작가의 ‘수필같은 추억’ 심사평

오래된 수필 책을 펼쳐들며 화자의 옛 추억은 영상처럼 잔잔한 이야기들로 그려진다. 그 누구든 옛 기억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자되는데 젊은 날의 이상과 꿈에 대한 화자의 성찰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남편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 한 권과 남편과의 만남, 젊은 날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희망, 지금 떠올리면 미소 지을 수 있는 청춘의 고뇌를 되새김질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지나고 보면 대동소이한 일들이 그 당시에는 질풍노도로 느껴지는 것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르지 않다. 투병 생활 끝에 지금은 생을 달리한 남편과의 애틋한 감정들도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안온한 여운을 준다. 화자가 남편과 함께 자주 갔던 카페와 밥집 앞을 지나며 목소리와 표정을 떠올리는 감성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어느덧 마음이 아련하고 촉촉해지게 한다. 생각보다 길지 않았던 남편과 함께하던 시간들, 아직 할 이야기들이 많이 남았는데 하며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막막한 아쉬움과 함께 그 사랑을 엿볼 수 있게도 한다.
우리는 길지도 않은 세월을 평생을 살 것 마냥 서로 미움과 갈등을 가지고 살아내기도 한다. 지나고 보면 결국은 후회라는 회한으로 남을 것을 간과하지 못하고 말이다.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인생사 순간순간들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두고두고 남편이 선물했던 수필집을 읽으며 그와의 추억을 되새기겠다는 화자는 그리움을 수필 말미에 올려놓았다. 지금 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하고 다시 생각하게 함은 화자의 뛰어난 표현력과 정갈한 어휘 선택이 도출해낸 결과물이다 하겠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추억의 소환과 그리움을 담담하게 승화시킨 안정감 있는 필체는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편안한 감성을 준다. 더러는 디테일한 부분도 문장 사이에 넣는다면 정상에 우뚝 선 수필가로 더욱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다. 한국 문단에서 확고한 역량을 발휘하며 감동 있는 글을 쓰는 훌륭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오병실 작가의 ‘남편의 옷차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내느라 자신의 외관은 돌보지 않는 남편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에서 비롯되는 글이다. IMF로 인해 삶이 어려워진 어느 순간부터 일할 때나 출퇴근할 때 기름 범벅인 작업복을 입고 다니고 외출할 때조차도 작업복 차림인 거의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속상한 마음이 화자에게는 그득하다. 직업이 기름때를 묻혀야 하는 일일지라도 속상한 것은 사실이다.
내면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겉모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남편에게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렇다면 옷을 사달라는 남편과 함께 남성복 매장을 찾아 가벼운 톤의 캐주얼 정장으로 몇 벌 갖추어 주는 화자와 그 정장들을 입고서는 주변의 긍정적인 시선에 흡족해 하는 남편. 얼굴에 띄어졌을 희미한 미소가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대목이다.
어느 가정이던 가장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책임감의 무게는 무엇과도 견줄 수 없게 무겁기만 하다. 그 누군들 멋져 보이고 근사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우선순위가 내가 아닌 가족들이다 보니 자기애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후줄근한 중년이 거울 속에 마주 서있는 것이다. 나이가 어느덧 들어가는 부부는 이렇듯 소소한 것에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다. 젊은이들이 하는 뜨겁고 절절한 사랑이 아닌 작은 것에서 안타까워하며 진정으로 걱정하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가족애 내지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문장 속에서의 세밀한 마음의 묘사가 탁월하다. 그것을 읽는 감동의 여부는 독자의 몫이다. 글을 읽으며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은 짜임새 있고 뛰어난 화자의 문장력이라 여겨진다 .
다들 알겠지만 수필이란 살아가는 이야기가 글의 베이스이다. 거기다 어떻게 뼈를 심고 살을 붙이는가에 따라서 사소한 잡담이 되기도 하고 글향이 사방으로 퍼지는 아름다운 작품이 되기도 한다.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서는 삶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도 한다. 어떻게 잘 엮어나갈지는 작가의 몫이다. 화자의 글은 향기 좋은 차를 한 잔 마신 후의 훈훈해진 마음과 같다. 좋은 글은 그렇듯이 향긋한 여운을 남긴다.
좀 더 정진하면 문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로 대성할 수 있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감동을 주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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