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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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등단식 신인문학상 작가대상/최우수작가상 /우수작가상 수상자 발표

  • 관리자 (adm39k)
  • 2026-02-18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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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문학고을 계간지 하반기 등단식 신인문학상 작가대상/최우수작가상 /우수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작가님들을 발표드립니다.


<시 부문 >

서동근 시인
신인문학상 작가대상 상금 70만 윈
 
1) 이방인

낯선 공기를 마주한 그날 밤
안아주던 손길은 멀어져가니
발소리마저 붙들고 싶었다.

눅눅한 냄새에 눈을 뜨자
퀘퀘한 카펫은
내 발 밑을 당기고
우중충한 햇살은
먼지만을 가리킨다.

벽에 걸린 시계 속 모래는
끈적한 바닥에 스며들어
나의 시간을 늘어뜨린다.

나는 힘겹게
비냄새를 가로지르며
걸어 나왔다.

길 위의 사람들은
멈춰버린 나의 시간을 비웃듯
알 수 없는 시선을 보내왔고,
자연의 언어마저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

나의 시간엔 어느새,
갈 곳 잃은 저녁별만
흘러가는 절망에
귀를 기울인다.

내 눈동자에 어른이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 너머
거뭇한 햇살이
나의 입술을 더듬자,

지저귐을 배웠다.

홀로 선 이방인,
말이 없는 창가에 앉은
나의 모래시계는
마침내 흘러가기 시작했다.

살아야 한다.


2) 계단 아래에서

계단 아래에서
망설여진다.
돌아오지 못할까봐.

한 칸 내려서니
우두커니, 침묵이 조여온다.
한 칸 올라서니
두고 온 마음이 손을 뻗는다.

웅크려본다.

가만히 부르짖던 괴성은
샘솟는 눈물을 삼키며,
서서히 취해간다.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발소리에
등 돌린 채
그림자로 뛰어든다.

던져진 나를,
그림자는
붙잡지도, 떠나보내지도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벽에 눌러 붙은
그림자로 지냈다.

문득, 망설이는 마음을 따라
나는 계단을 오른다.
아무도 없다.

비로소 바라본다.
그 자리에 서성이는
계단의 그림자를.

그저 스쳐가는 숨결을
더듬어볼 뿐.

오늘은
내려가지 않는다.


3) 선글라스

검게 물든 유리조각 뒤에서
세상은 나의 눈을 삼켜간다.

고개 숙인 강아지 풀은
노을빛에 잠기어
나를 바라본다.

짙은 눈동자,
푸르스름한 잎을 외면하고
가녀린 줄기 끝자락에서
선글라스는 부추긴다.

검어가는 잔상에
점점 나는 스며든다.

손에 쥔 강아지 풀은
흔들리는 차에 몸을 싣고
파르르, 퍼덕인다.

그렇게, 선글라스는
이질적인 두 얼굴을
삼켜간다.

서서히 흐려지던 우아함이
창가에 드리운 나의 그림자에
천천히 잠기어 갈 때

드디어, 선글라스를 벗어던진다.

새카만 드레스 속 강아지 풀은
나의 뻗은 손을 외면하고,
천천히 고개를 떨구어간다.

후회한다.

유리조각에 감추어
어둠을 부추기던 세상을,
원망한다.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봐도
칠흑 속의 안개는
강아지 풀의 잔상을 지우고

줄기가 성하던 흔적 속에서,
하얀색 홀씨와 함께
나는 흩날려져 가네.


심사평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 <계단 아래에서>

 상징성과 미학적 절제미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은 낯선 공간과 감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탐색하고, 결국에는 ‘살아야 한다’라는 생의 의지를 회복하는 시적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의 제목부터 '이방인'이라는 단어는 자기 세계의 중심에서 밀려나 타자화된 자아의 처지를 암시하며, 이는 알베르 카뮈의 실존주의적 정조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현대인의 고립된 감정 상태를 함축한다. 특히“낯선 공기를 마주한 그날 밤”은 시간적 배경과 함께 불편한 감정의 출발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안아주던 손길은 멀어져가니”라는 상실과 단절의 정서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서사가 흥미롭다. 이처럼 서동근 시인의 <이방인>은 존재의 낯섦과 고립, 그 속에서 시작되는 자아의 회복을 섬세한 감각과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또한 서동근 시인은 구조적으로 정적 상태에서 동적 상태로 이동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문법적 긴장과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시적 리듬과 정서를 깊이 있게 형상화한다.

 <계단 아래에서>는 ‘계단’이라는 구체적 공간을 중심으로 자아의 내면 갈등과 선택의 과정을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낸 시이다. 계단이라는 장소를 통해 단순한 공간적 움직임을 넘어서 삶에서의 회귀 불가능성, 혹은 상실의 두려움을 암시한다. 또한 “괴성”, “눈물”, “취함” 등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연쇄 반응을 통해 시적 화자의 자아를 형상화하는 부분이 매우 탁월하다. 시적 화자의“오늘은 / 내려가지 않는다”라는 선언은 작지만 강력한 의지이며, 타성과 감정의 하강에 저항하는 자아의 결심으로 시인은 주제를 강조한다. 서동근 시인은 구조적으로는 반복적 움직임을 통한 심리의 변화를 묘사하면서 이를 통해 상징성과 미학적 절제미를 살린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

심사위원 합평


소감문

제 시를 세상 앞에 내놓는 일은 저에게 오랫동안 두려웠습니다.
먼 이국에서 성악가로 살아오며 남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일과, 시인으로서 제 이야기를 노래하는 일은 분명히 달랐습니다. 무대 위의 저는, 누군가의 작품을 전달하는 한 사람의 매개일 뿐이지만, 시는 제 내면의 언어와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공연이 끝난 뒤 남는 여운, 외국 생활 속 고독과 사색, 그리고 무대에서 느낀 순간들을 단어로 옮겨 적는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는 제게 또 다른 무대가 되었고, 그곳에서 저는 성악가가 아닌 한 사람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문학고을이라는 새로운 울림 속에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이곳에서의 소속감과 선배·동료 시인들과의 교류가 저를 더 깊은 시로 이끌어주리라 믿습니다. 제 시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음악과 시를 함께 품고, 오래도록 여러분과 노래하겠습니다.


서동근 시인

약력

단국대학교 성악과 졸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립음대 오페라과 석사 과정 3학기 수료 후
독일 레겐스부르크 극장 오페라 합창단 입단
2025년"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시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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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부문>

우인혜 수필가
신인문학상 최우수작가상 상금 50만 원


내 마음의 고향    

대학의 마지막 졸업 시험이 끝나자마자 왜 그랬을까? 봄꽃이 휘날리는 교정을 가로질러 그리워서 아껴만 두던 청주를 갑자기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고속버스 차창 밖에는 어느덧 해가 기울기 시작해서 주홍 빛 하늘에 구름이 한가득 펼쳐져 있다. 청주터미널에 도착해서 어둑해지고 나서야 하룻밤 묵을 곳이 은근히 걱정되었다. “청주!” 국민학교 1학년부터 4학년 때까지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촌 동네. 도시 생활의 삭막함 속에서 내 감성을 유지시켜준 시골의 보물 창고. 드디어 날만 밝으면 그토록 그리워하다가 이제야 찾아 온 어린 날의 그 장소를 가볼 수 있다. ‘ 물고기를 잡고 놀던 개신동 개울가부터 찾아가야지.’ 

소녀는 오늘도 하굣길에 늘 들르는 개울가에서 동네 친구들과 고기를 잡고 있다, 오빠의 큰 검정고무신을 무성한 물풀들 속에 깊숙이 집어넣으면 올챙이와 송사리들이 딸려 나온다. 개울가에는 대학교 입구를 알려주는 돌비석 2개가 우뚝 서 있다. 용기 있게 뛰어내리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소녀를 오빠가 겨우 올려준다. 비석 위의 높은 세상에 서면 비석 아래 친구들이 왜 그리 작아 보이는지. 무서워서 울상이 되면 오빠는 그냥 다시 내려주고 만다. 어느 날 삽으로 강바닥을 파서 고기를 잡으려다가 자기 뒤꿈치를 찍어버린 오빠. 오래도록 선명히 남아 있는 그날 개울가에서의 비명 소리와 유혈 낭자하던 사고 장면.    

아침잠이 없는 소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어슴푸레 밝아지는 하늘 바라보기를 즐겨한다. 집집마다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면 서글픔 비슷한 감정이 일어난다. 그럴 때면 동시를 쓴다고 긁적이는 소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는 엄마의 눈빛. 뒷산 참나무들이 마당에 도토리를 뿌려 놓으면 귀여운 강아지 ‘쫑’ 밥그릇에도 어김없이 도토리가 몇 개 들어가 있다. 아침 준비를 하는 엄마를 향해 “엄마! 진짜 개밥에 도토리네~!” 하고 외치면 울려 퍼지는 새벽 공기 속 엄마의 맑은 웃음소리. 소녀는 엄마와 단 둘만의 이 새벽 시간이 참말로 좋다.      

호숫가에 혼자 앉아 있는 상고머리 경희와의 첫 만남. 친구들은 경희 뒤를 따라다니며 “소아마비”라고 놀리곤 한다. 동네 친구들에게는 뒷산 커다란 산소가 좋은 놀이터이다. 산소 봉분을 뛰어서 오르거나 봉분을 둥글게 에워싼 자그마한 언덕을 마구 달려 내려오면서 ‘다방구’ 놀이를 한다. 경희는 주변에 앉아서 구경만 하다가 소녀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경희 엄마는 하얗게 벗긴 날고구마를 주시는데 달고 오독오독한 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어떤 날은 저녁까지 얻어먹고 컴컴할 때 뒷산을 넘어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큰 산소가 있어서 무서울 법도 한데 친구들과 노는 즐거운 놀이터라 하나도 무섭지 않다. 무슨 일로 경희와 다투었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다툼 끝에 내뱉은 ‘소아마비’ 한마디로 소녀는 60이 넘도록 내내 무거운 가책을 마음에 담게 된다. 

언니 오빠와 함께 전나무 숲을 들어설 때면 세상 두려울 것 없다. 번데기 같이 생긴 벌레를 엄지와 검지로 쥐고서 “동! 서! 남! 북!”을 외치면 신기하게 머리로 방향을 가리키는 ‘동서남북’ 벌레도 귀엽다. 하지만 언제 보아도 징그러운 사마귀는 질겁하게 된다. 언젠가 4 형제자매가 숲 근처 연못가에서 잠자리를 잔뜩 잡아 와 방안 가득 풀어 놓으니 엄마는 질색팔색 놀라시며 창문을 온통 열어 다 날려 보내신다. 양동이 그득하게 잡아 온 개구리 떼. 숨구멍을 터주려 뚜껑을 조금 열어주고 자고나니 밤사이에 다 도망쳐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한벌국민학교까지는 너무나 멀어서 어떤 날 하굣길에는 현기증으로 머릿속에 어질어질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그런 때는 동네 친구들과 산딸기, 까마중 등을 따먹거나 언니들이 서리한 무를 앞니와 엄지손톱으로 술술 벗겨 한두 입씩 얻어먹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는 움푹 물이 고인 곳을 피해 조심조심 걷다가 양말과 신발이 다 젖어버리면 그 때부터 신나는 놀이가 시작된다. 첨벙첨벙 웅덩이만 골라 걷는 재미로 어느새 금방 집에 도착해버린다. 맑은 날에는 개구쟁이 오빠들과 신작로를 통해 하교를 하는데 그  까만색 아스팔트 길 위에 굵직굵직 떨어져 있는 선명한 초록색의 송충이들. 여기저기서 꿈틀거리는 송충이들을 피해서 걷는 것만도 징그러운데 짓궂은 오빠들은 장난스럽게 ‘딱딱’ 밟아 터뜨리면서 웃어 댄다. 소녀는 그 탁 터지는 소리와 으깨진 모습의 송충이 시체가 끔찍스러워 악몽을 꾸기도 한다.  

이런 저런 추억을 떠올리다가 날이 밝자마자 나는 개울가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너무나 달라진 전경이 당황스러워 더듬더듬 찾아간 곳에는 기대와 달리 어릴 적 개울이 온 데 간 데가 없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어서 두리번거리고 있다가 한 구석에서 희무끄레한 돌비석을 발견했다. 낯익어 보이긴 하는데 너무나 작고 아담해서 믿어지질 않았다. ‘이 비석이 어릴 적 무서워서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내려왔던 그 높다란 비석이란 말인가?’ 그 두 개의 비석으로 겨우 개울의 위치만 가늠될 뿐 흙을 메꾸어 만든 넓은 땅 위에는 대규모 테니스장이 멋지게 들어서 있을 뿐이었다.  

우리가 살던 집 역시 아무런 흔적도 없이 덩그러니 빈 터만 남아 있다. ‘혹시 집을 헐어버린 걸까? 아니면 여기가 우리 집 위치가 아닌 걸까?’ 뒷산 참나무 숲에 올라가 보니 자그마한 산소 봉분이 붉은 흙을 드러낸 채 놓여 있었다. ‘이 작은 산소가 옛날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 놀던 그 커다란 놀이터인 걸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성일 때 바닥에서 낯익은 문양의 타일 한 조각이 발견되었다. ‘여기가 우리 집터가 맞긴 맞구나!’ 확신이 들었다. 푸른색 꽃무늬 타일 장식으로 꾸며진 부엌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하던 어릴 적 가족들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았다. 주워 올린 푸른 꽃 타일 몇 조각을 소중히 손수건에 싸서 가방에 넣었다.  

서울로 귀가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손수건을 가만히 펼쳐 타일 조각을 바라보았다. 가족이 살던 집이 헐리듯 추억과 그리움 가득한 마음 속 고향 “청주”도 비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움으로 간직해온 보고가 열리는 순간, 허전한 서글픔으로 바뀌고 엄습하듯이 채워지는 상실감. 나는 시간 속에서 사라져 가는 순간들을 붙잡고 싶었지만 마치 환영처럼 다가설수록 더욱 멀어져만 갔다. 토마스 울프가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도 고향에 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틈새에서 깊은 상실을 겪고 있었다. 십여 년 만에 용기 내어 찾아 나선 마음 속 고향 “청주”로의 여행길은 이처럼 시골 소녀 같던 내 동심을 도시의 대학졸업반 학생으로 성장시켜주었다. 캄캄한 밤 서울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유리창에는 피곤에 지친 한 여인의 헝클어진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줄 흘러내린 눈물은 유리창에 비치지 않아서 아무도 모를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우인혜 작가의 <내 마음의 고향>

단순한 회고를 넘어 기억과 현실의 간극에서 오는 상실감과 그 속에서 자아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

화자의 <내 마음의 고향>은 “기억 속 고향이란 존재의 일부이자 성장의 기준선”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 감성적 회고록이다. 단지 장소를 찾은 여행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과 내면을 만나는 여정이라는 점에서 보편성과 개별성을 만나는 여정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동시에 갖춘 우수한 글이다.

수 많은 추억이 깃든 장소 등을 찾아 나서지만 현실은 너무도 달라져 있어 큰 충격과 상실감을 겪는다. 토마스 울프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고향이란 더 이상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기억 속의 감정과 존재의 일부였음을 자각하게 된다.

물리적으로는 졸업이라는 ‘통과의례’를 막 지난 대학생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이 여행을 통해 어린 시절과의 이별, 무지했던 자기반성(‘소아마비’라는 말로 상처 준 과거) 성장의 책임감을 받아들이는 어른으로 나아간다. 이러함은 곧 동심의 해체와 성숙이 시작됨을 알린다.

이글의 장점을 꼽자면 뛰어난 장면 묘사와 감각적 언어, 이를테면 시골 풍경과 생물들이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이미지로 묘사되어 독자의 몰입을 돕는다.

“바닥에서 낯익은 문양의 타일 한 조각이 발견되었다”는 문장은 매우 평범하면서도 상징적이다. 타일은 단순한 부엌 장식이 아니라 행복했던 시절의 상징이다. 이것을 손수건에 싸서 가방에 넣는 장면은 기억을 간직하려는 간절한 몸짓이자 과거의 조각을 현재의 마음에 담아두려는 행위로 읽히며 울림을 더한다.

감정이 과장되지 않고 담담하게 쓰였기에 오히려 공감과 감동을 준다 하겠다.

등단을 축하하며 한국 문단에서 우뚝 서는 사랑 받는 작가로 대성하기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감문

퇴직을 앞 두고 여러 꿈을 꾸어봅니다. '놀듯이 쉬듯이' 살아보자고 퇴직 기념 시집 제목도 그리 정했습니다. 수필 쓰는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놀면서 수필 등단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등단 축하 전화를 받고 기뻤습니다. 어쩐지 인생 2막에서 멋지게 놀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문학고을' 감사합니다. 지금 바다를 바라보며 이 글을 쓰고 있는데요. 세상이 참 푸르고 시원하게 보입니다. 파도에 씻겨지는 새 모래 밭. 새로 펼쳐질 미래에 첫 발자국이 멋집니다. 덕분입니다.


우인혜(禹仁惠) 수필가

약력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석사, 박사
현) 선문대학교 교수
(인문사회대학 학장 역임, 2025년 8월 30일
퇴직 후 명예교수 예정)
"자유문학" 2006년 시부문 등단
2012년 개인시화집 "시를 그리다", 2025년 개인시집 "놀듯이 쉬듯이" 출판
시 동인지 『저기 황사바람이(2006)』,
"그리움을 싣다(2008)", "비빔밥뎐(2009)" , "그리움의 크기(2019)"
수필 동인지 "봄, 나비 날다(2023)"
한국문협 천안지부 문인협회 회원,
천안수필문학회 회원
이메일-6019woo@hanmail.net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문학고을 등단 수필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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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 부문>

김진홍 시인
신인문학상 우수작가상 상금 30만 원


1) 양수리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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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 번져
강변에 스미고
저 고요
누구의 붓끝인가



2) 손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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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보다 먼저
나물 펴는 손
그 끝에서 피어 나는 봄


심사평

김진홍 시인의 <양수리 소묘> <손볕>

<양수리 소묘>

안개에 휩싸인 섬 하나, 그 위에 서 있는 나무들, 흐릿한 경계. 이 사진은 말보다 먼저 시를 건넨다. 자연이 그린 한 폭의 소묘 앞에서, 존재를 묻는 내면의 시선이 곧 시인의 붓이 된다.
“누구의 붓끝인가”라는 마지막 행은, 단지 누가 이 장면을 그렸는가를 묻는 차원을 넘어, 존재와 풍경, 삶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성찰로까지 확장된다. 물안개는 경계를 지우고, 고요는 사유를 부르며, 자연은 말없이 그림을 완성한다.
작가는 그 풍경에 스미듯 스스로를 소묘한다. 형식적으로도 4행으로 구성된 시적 언술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이미지와 감각의 밀도가 높아 디카시의 미덕을 충실히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행의 여운은 오랫동안 감상자에게 머물며, 질문과 사색을 유도한다 시적 절제와 상징의 미학이 잘 구현되었다

<손볕>

갖가지 봄나물들이 좌판 위에 소박하게 펼쳐져 있고, 그 곁에 쪼그려 앉은 손 하나가 무언가를 다듬고 있다. 작가는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따뜻한 언어로 붙잡아 시로 옮긴다.
"봄볕보다 먼저 / 나물 피는 손"이라는 표현은 매우 인상적이다. 자연이 제철을 알리기도 전에, 삶을 일구는 손이 먼저 봄을 틔운다는 이 역전된 감각은 독자의 마음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생계를 일구는 손끝에서 계절이 시작된다는 이 관찰은, 생활의 진실을 시로 승화시키는 힘을 보여준다. ‘피어나는 봄’은 결국 인간의 손끝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가 뭉근한 울림을 준다.
시는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감각적 언어로 삶의 숨결을 환기하고 있으며, 사진은 언어에 앞서 이 땅의 생활과 생명을 증언하고 있다.
이 디카시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의미를 길어 올리는 힘, 지역의 일상과 정서를 품은 시적 감수성, 그리고 언어의 절제미를 갖추고 있어 디카시 등단작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

김진홍 시인의 <양수리 소묘>와 <손볕>은 모두 사진과 언어의 이상적 융합, 일상에서 시를 끌어내는 섬세한 감각, 그리고 디카시 장르에 대한 미학적 이해와 표현력을 고루 갖춘 수작이다.
<양수리 소묘>는 사유의 깊이와 이미지의 절제미로, <손별>은 따뜻한 인간미와 지역적 생활상을 바탕으로 디카시 문학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개성 있는 언어 감각을 보여주었다.
두 작품 모두 등단에 적합한 완성도 높은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김진홍 디카시인의 창작 활동에 깊은 기대를 품게 한다.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울림 있는 디카시인으로 대성하길 바란다.

심사위원 합평


소감문


인생의 해가 저물어 가는 줄만 알았지만, 문득
또 다른 새벽을 맞이한 기분입니다. 삶의 긴
강을 지나서 어느덧 은퇴라는 강둑에 다다른 지금, 저에게 문학고을을 통한 ‘등단’은 또 하나의 강물 앞에 서는 일이고, 디카시라는 새로운 배를 타고 다시 노를 젓기 시작하는 설렘 가득한 여정의 시작입니다. 

<양수리 소묘>와<손 볕>은 제가 살아온 시간과 공간이 녹아져 있는 작품입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찍은 디지털 사진이라는 첨단의 언어와 함께 시(詩)라는 감성의 언어를 더하는 낯선 작업 속에서 저는 오히려 제 삶의 본질을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설명하는 포토시와 달리 사진에서 얻은 영감을 짧은 5행의 시로 표현하는 작업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심사평에 담긴“사진과 언어의 이상적 융합”과“디카시 장르에 대한 미학적 이해”라는 표현은, 저에게 주신 값진 격려이자 당부라 생각합니다. 심사를 맡아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한 권의 시집을 내는 그것이 저의 작은 꿈 이자 구체적인 목표입니다. 그 속엔 제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함께 숨 쉬게 되겠지요. 늦깎이 디카시 인의 시작을 품어 주신 문학고을에 감사드리며, 이번 수상을 두 번째 봄을 알리는 종소리로 여기고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홍 시인

약력

부산 출생 
공학박사 (고분자공학 전공) 
황순원문학관 소나기마을
“디카시프로젝트” 참여 
(부제 : 내안에 숨은 시인 찾기) 
다음카페 <디카시 마니아> 회원  
현> 사) 맑고 향기롭게 이사 
현> 양평디카시인협회  회장  
현> 네이버블로그 운영
(블로그명 :바람난 자전거) 
문학고을 신인문학상 수상
문학고을 등단 디카시 부문
E-mail > mrtim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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